실용학문 중심으로 대학 구조조정 단행

정규직 취업률 전북지역내 최고… 실습 늘리는 커리큘럼 대폭 조정 

호원대는 '실사구시(實事求是)' 원칙을 토대로 대학을 키웠다. 전북 군산이라는 작은 도시에 위치했지만 정규직 취업률이 60.5%로 이 지역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남들보다 빨리 실용 학문을 중심으로 학과 구조조정을 단행해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도 우뚝 설 수 있었다.

호원대의 자랑거리는 '방송예술계열'이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진행하는 오디션에서 이 대학 출신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실력파 교수진과 탄탄한 졸업생, 그리고 최신 디지털기기로 무장된 시스템으로 환경을 조성해 인재를 키운 효과다. 실용음악학부의 경우 2012 수시모집에‘1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놀라운 일을 보여줬다.

강희성 총장은 "지방대가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현장중심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며 "우리 학교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커리큘럼을 만들어 실용중심으로 가는 게 목표"라고 그 포부를 밝혔다.

- 10년여 시간을 호원대 총장으로 보내면서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취임할 당시부터 교수님들에게 ‘학과 커리큘럼이 중요하다’고 줄 곧 강조해왔다. 그동안 사회 변화 흐름을 반영해 대학 내 비교우위가 있는 학문을 키웠다. 집중과 선택을 통해 대학 자체 성과를 극대화 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국책사업에서 잠재 역량을 인정받아 2년 연속 대학교육역량강화 사업에 선정됐었다. 중소기업청에서 주관하는 산학협력사업도 선정돼 많은 국고를 지원받았고, 대한민국창업대전에서 창업기관 부문 국무총리상까지 수상했다. 최근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기관인증평가를 받아 실용교육과 취업교육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 정부에서 추진하는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견해는.
"정부는 '학생 모집이 되느냐', '취업이 되느냐' 이 두 가지를 보고 대학을 평가한다. 하지만 이 두 개가 안 되는 건 대학만의 책임이 아니다. 사회의 책임이 크다. 학생들이 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다. 일률적인 잣대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토익기준을 850점, 900점으로 커트라인을 제한해 이를 넘기지 못하면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그럼 공부 못하고 경쟁에서 뒤쳐진 학생들은 어딜 가야 한다는 말인가. 호원대에 입학한 학생들이 처음 입학했을 때 토익점수가 500점이었다면 900점은 아니지만 800점이 되도록 만든다면 교육은 성공한 것이다."

 

- 정규직 취업률이 60.5%로 지역 내에서는 최고를 자랑하는데 그 비결은.
"‘항공 정비’, ‘실용음악’ 등 실용학문을 토대로 학생들을 양성하기 때문에 이러한 좋은 결실을 맺은 것 같다.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HOPE 프로그램(완전취업보장제도)을 운영해 어학점수를 높이고, 자격증 2개 이상은 소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다. 호원대만의 특성화된 영어몰입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고 있다. 6주 동안 하루 12시간씩 수업을 듣고, 1천개 이상의 단어테스트 등을 하는데, 하루 세 시간 밖에 잠을 못자지만 한 명의 중도 포기자도 없다. 학생들의 호응이 좋아 참여 학생이 매년 늘고 있다. 학생들은 이런 기회를 통해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갖고 졸업을 한다. 공부를 했다는 보람과 되찾은 자신감으로 작은 중소기업에서 가서도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 호원대는 유학생 관리와 수준 제고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있는지.
"유학생 인증제로 인해 외국인 학생들을 유치하기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보다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서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을 취득한 학생만 입학할 수 있도록 자격조건을 제한해 뒀고, 우리 대학과 교류협정을 맺은 대학에서 추천한 학생 중 우수학생만을 뽑고 있다.
외국인 재학생들의 특별반을 별도로 운영해 한국어 실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HU-TOPIK(호원대 한국어능력시험)을 개발했는데 학생들은 한 학기 한번은 이 시험을 의무적으로 봐야 한다. 기존의 성적장학금 외에 한국어 능력 우수자 장학 지원을 늘려 이들이 공부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고, 학습 의욕을 향상시키기 위해 유도하고 있다.
모국이 아닌 타국에서 공부하면서 외로움도 많이 있을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전용 상담센터에서 학업 및 생활적인 부분을 상담 받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뒀다. 각종 문화 체험도 하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학업 성취도 신장을 유도하기 위해 학사 및 출결 상황의 관리도 엄격히 하고 있다."

▲강희성 호원대 총장(왼쪽)과 박성태 발행인(오른쪽).

-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회장으로 수년간 활동하면서 가장 큰 성과를 꼽으신다면.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대사협)의 독자적인 발전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큰 성과 중의 하나다. 대사협은 1996년 창립 이래 2010년 9월까지 만 14년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이 위탁경영 상태에 있었다. 대교협의 도움으로 협의회가 안정적인 기반을 닦은 것도 사실이지만, 빈번한 직원 전보 인사 등으로 장기적 발전을 도모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제는 지난 15년간의 대학생 봉사활동 지원 경험을 토대로 다른 대학들의 자원봉사 프로그램 개발을 적극 돕고 있다. 전반적으로 기업 및 사회로부터 대사협이 하는 활동에 큰 신뢰를 얻어 국내봉사분야의 사업이 대폭 증가했다."

- 호원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설명해주신다면.
"최근 향후 10년간 우리가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로드맵인 ‘호원대비전2020’을 재정립했다. 큰 맥락은 산업체에서 요구하는 그대로 커리큘럼을 구성해 실질적인 실용교육을 하자는 것이다. ‘전문대와 다를 게 무엇이냐’는 교수님들의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대표적으로 서울대나 지역거점대학인 전북대 등은 연구중심대학으로 가고 지방대는 취업중심의 학교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강희성 호원대 총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뉴욕 페이스대(New York Pace University)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한양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 호원대 교수로 부임한 뒤 2001년부터 호원대 총장으로 연임하고 있다. 2011년부터 대학평가대책위원회 위원장, 전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담 = 박성태 발행인, 정리 = 전은선 기자,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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