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규 전주대 행정대학원 특임 교수

 
요즘 청년벤처창업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기업가 정신’과 ‘청년창업 붐’의 본거지는 아무래도 미국이고 그 중에서도 실리콘밸리가 아닌가 싶다. 거기에다가 '페이스 북'이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청년 창업가 '마크 저커버거'는 세계최대 부자로 일약 솟아올랐다. 이에 질세라 한국에서도 티켓몬스터를 창업한 청년창업가 신현승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놓칠세라 정부, 특히 중소기업청에서는 2011년 2월 창업선도대학을 선정했다. 창업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대학교를 정부가 권역별로 2~3개씩 15개 대학을 선정한 것이다. 올해 3개대학이 추가로 선정돼서 창업선도대학은 총18개로 늘어났다. 이러한 흐름에 한국벤처기업가 협회도 동참했다. 벤처1세대 기업인들이 자금을 모아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발족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자칫 멀쩡한 청년들 신용불량자 만드는 것 아니냐’ 며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다.

물론 창업은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IT나 벤처 부문에서 청년들이 창업해 성공할 확률은 20개 중에서 하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기야 해당 업종에서 40대 중반까지 20년 정도 종사한 전문가들도 창업하면 10개 중 하나만 가까스로 성공하는 게 바로 벤처창업이다. 창업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5년 후에 살아남는 기업이 10퍼센트가 안 된다. 아마 미국이나 이스라엘 같이 창업인프라가 비교적 잘되어있다는 나라도 비슷할 것이다. 한편에서는 창업을 많이 하지만 또 한편에서는 그만큼 망하기도 하는 것이 벤처창업이 아닌가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창업을 포기할 수 없다. 창업에 도전해서 스티브잡스같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기업가가 많이 나와야 사람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벤처창업가들이야말로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편리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 도전정신과 기업가정신의 씨를 뿌리기도 한다. 하지만 염려를 떨쳐버릴 수는 없다. 이러한 벤처창업 붐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졌다가 사그러져 버리는 건 아닐까?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 페이스 북을 창업한 '마크 저커버그'..이들 3사람 모두는 대학1,2학년 때 창업을 했고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취직을 위해서는 대학을 다니면서..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왜 대학을 포기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이 들었다.

전주대에서는 이러한 생각에서 지난해 전국에서 최초로 '창업특기생' 20명을 선발했다. 고등학교 성적이 아닌 창업계획서와 그들의 창업에 대한 열정이 주요 심사기준이었다. 새로운 창업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예비창업자를 발굴해서 이들을 성공적인 벤처기업가로 기르기 위해서 창업에 필요한 기자재와 공간을 제공하고 경영, 디자인, 마켓팅, 특허 등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성공한 기업가와의 1:1 자매결연, 자금 연계지원 등 다양한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이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 대학의 창업교육활성화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정부의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대학의 창업교육활성화 방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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