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자율경영 1년, 구성원 책임감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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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분교 멀고 환경다르면 과감한 분리경영 효과”

불교종립大 특성살려 힐링센터에 선(禪)개념 연계

▲ 사진제공 동국대 경주캠퍼스
본·분교의 인사·재정을 분리하는 ‘자율경영’ 실험에 나선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대학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결과는 성공적이다. 서울 본교와의 분리를 불안해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각종 대형 국책사업을 유치하는 등 성과를 거두며 연착륙했다. 지난해 3월 새로운 경주캠퍼스의 초대 수장을 맡은 김영종 총장은 자율경영 1년의 성과로 자율적 생존 기반 마련과 구성원들의 달라진 눈빛을 꼽았다. 책임감 있게 바뀐 구성원들의 노력이 괄목할 만한 성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다.

- 분리경영 1년을 보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해 자율경영 체제를 도입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학의 교육환경이나 국제적 환경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이에 대처해 현장에서 문제를 찾아내고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본교와 분리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가장 큰 성과는 구성원들이 과거보다 진지한 자세로 대학의 생존과 발전에 임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정부의 각종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고 있다. 종전에 본교와의 통합운영 체제에서는 결코 거두지 못할 성과다. 본교와 분리해 독자적으로 신청하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되는 과정에서 자율적 생존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한다.”

- 본교와 분리돼 어려운 점도 있을 텐데.
“물론 있다. 본교와 인사·재정을 통합 운영할 때는 본교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지 않나. 또한 본교에 편승해 학생모집이나 대외평가, 학교 이미지 등이 올라간 부분이 있다. 분리경영 체제에서는 그런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없다. 이제 경주캠퍼스의 정체성을 독자적으로 정립하고 원점에서 출발해야 하니까 재정이나 학생 유치 부분에서 어려운 점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분리경영 첫 해인 지난해 10년 이상을 내다본 장기발전계획을 만들어 시행하고, 나름의 성과를 거두며 자신감을 갖게 됐다.”

- 중장기계획의 세부 내용이 궁금하다.
“취임하면서 중장기계획으로 ‘비전 2020’을 수립하고 2015년, 2020년까지 총 10개년 계획을 마련해 세부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성화, 국제화, 융합화의 3대 발전전략 아래 △교육역량 강화 △연구경쟁력 향상 △국제화 수준 제고 △재정·인프라 확충 △경영시스템 혁신의 5대 혁신과제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막연한 계획이 아니라 구체적 수치를 정해놓고 달성을 독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취업률은 62.5%를 목표로 학년별로 단계적 취업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발전기금은 임기 동안 200억원을 모금하는 식으로 잡았다. 지난해 약 30억원의 발전기금을 모았으며 올해는 40억원 조성이 목표다. 기부자 예우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한편 기부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경제성 높은 수익사업 개발과 정부 재정지원사업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 보통 분교의 평가는 낮은 편인데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평가 결과가 좋다. 비결이 있나.
“차별화 전략을 세워 차근차근 준비했기 때문으로 자평한다. 대외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종합평가나 평균적인 점수가 좋은 편이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고려대 세종캠퍼스 같은 유명 대학 분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취업률이나 연구 성과 같은 지표에서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본다. 독자적으로 교육·연구환경에 맞는 모델을 만들어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한 게 효과를 봤다.”

- 본·분교 통합과 분리를 놓고 고민하는 대학들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본교와 분교가 멀지 않으면 아예 통합해 운영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캠퍼스별 특징에 맞는 학과를 일원화시키는 방향으로 가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은 본교와 지리적으로 너무 멀고 경영 환경 자체가 다르다. 본교는 정치·행정·경제적 자원이 집중된 서울에 있지만 경주캠퍼스는 소규모 역사문화도시에 위치했다. 이런 경우는 각자의 환경이나 구조적 특성에 맞는 방식으로 분리경영 하는 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 본다.”

- 정책적으로 산학협력이 중시되고 있다.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여러 분야가 있지만 지역과 대학의 특성을 살리면 좋지 않겠나. 역사문화도시이자 원자력 관련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경주의 지역적 특색과 불교종립대학의 특수성과 연동된 산학협력이 골자다. 관광경영이나 정보통신분야 등에서 경주를 포함한 포항·울산지역 산업체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관련 기업체 CEO들을 산학협력 겸임교수로 초빙해 강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졸업생이 해당 기업에서 인턴십을 이수하고 신입사원으로도 입사하는 등 우리 대학이 적극적으로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학생 취업 뿐 아니라 업계와의 네트워크 차원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문화 관련 프로그램도 강점이다. 기본적으로 경주를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적 자산을 알릴 필요성이 있다. 적극적으로 관광을 유치해야 할 외국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지역주민들에게조차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해 유관산업들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경주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다양한 관광산업으로 이어지는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학교가 갖고 있는 불교 관련 자원이나 의료 관련 자원도 십분 활용한 융복합 산학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 경주캠퍼스가 중점 추진하는 방향과 세부 사업은 무엇인지.
“우리 대학은 교육중심, 산학협력중심대학으로 가야 한다. 에너지·관광경영 분야의 산업 기반을 지역사회에 갖고 있다. IPTV기반구축사업도 주목거리다. 전국 대학 중 유일하게 국제적으로 방송을 송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우리 대학에 이런 시스템이 구축된 것은 경주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자산을 널리 알리자는 차원이다. 쌍방향 교류에 바탕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 발전가능성도 높다.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은 양·한방 협진 힐링센터다. 이미 착공했고 내년 완공하면 동양·서양의학을 결합해 진료·검진·명상 등을 통한 치유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한의학에 서양의학을 접목시키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중풍 같은 병은 서양의학으로만 치료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 보완적·장기적 치료프로그램이 곁들여진다. 관광도시 경주의 특성과 학교에 짓고 있는 선(禪)센터 명상프로그램과도 연계해 종합의료관광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 단순히 놀러가는 게 아니라 몸을 치료하며 관광도 하는 수요가 늘고 있어 잘 된다면 학교 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 산학협력과 힐링센터 프로그램 등의 성패가 주목된다.
“프로그램 내용이 성패를 가를 텐데 결과가 좋으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많이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자체 ‘워킹 스칼라십’ 제도를 신설해 학내 행정지원, 업무보조를 하면 등록금의 70~80% 가량을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외부 발전기금도 기존에 해오던 것보다 약 2배 정도 늘었다. 분리경영을 선언한 만큼 기댈 곳이 없어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고, 구성원들이 그만큼 모두 고생했다. 덕분에 학생들의 등록금을 환원하는 데 비중을 두고 장학제도 자체를 완전히 재설계할 수 있었다.”

- 종립대학이라는 점이 학생들한테 영향을 많이 미치나.
“불교의 기본 이념이 지혜와 보시다. 보시란 자신의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지식이든 마음이든 재산이든 주고 베푸는 마인드를 배우면 학생들이 자비로운 마음이 생긴다. 불교 관련 수업이 1학년 필수 이수과목으로 지정돼 듣지 않으면 졸업을 못하게 돼 있다. 자연히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통해 깊이 있고 바른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학교에서 선센터를 짓는 것 역시 일반인 유치 뿐 아니라 우리 학생들부터 제대로 명상할 수 있게 돕는 차원도 있다. 학생들이 인간이 무엇인지, 행복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진로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게 돕는 게 교육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국책사업 유치, 인프라 구축 박차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자율경영 전환 이후 정부의 대형국책사업 수주로 재정자립의 첫걸음을 뗐다. 분리경영 첫해인 지난해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지원사업과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동시 선정된 게 대표적이다. 지방캠퍼스로서는 첫 사례였다. 4년간 127억원의 국고를 확보하는 실적을 냈다. 분리경영을 시작하자마자 사업 수주에 성공해 구성원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은 덤이었다.

또한 환경부의 그린캠퍼스사업 추진대학에 선정됐고, 지식경제부와 경상북도와 함께 추진하는 IPTV기반구축사업도 1차년도에 이어 2차년도사업 대상자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원자력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수주하는 등 여러 정부 부처의 재정 지원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 6월 착공하는 선센터는 김 총장이 달라이 라마로부터 직접 선사받은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는 것을 시작으로 착실히 기금을 모아 30여억원을 확보했다. 이미 착공에 들어간 힐링센터와 연계해 템플스테이, 명상, 참선, 의료 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불교·의료·관광 융복합사업을 추진해나간다는 복안이다.

■ 김영종 총장은…
김영종 총장은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석사 학위를, 동국대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4회 행정고시를 패스하고 고용노동부 법무관실·감사관실 등에서 공직 생활을 했으며 1985년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정부학회·대한지방자치학회·한국정책과학학회와 경주지역발전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경주부총장, 사회문화교육원장 등의 학내 보직을 거쳐 지난해 3월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구희천 편집국장, 정리= 김봉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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