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강점분야인 인문·영화영상 분야에 IT 융합

충무로·상암·일산·파주 잇는 문화콘텐츠 기업과 밀착

산중사업 이어 LINC 선정 ‘산학협력 선도대학’ 굳히기

▲ 동국대가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조성 중인 '충무로 컬처밸리'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LINC(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 선정과정에서 가장 치열하게 경쟁했던 곳이 수도권이다. 24개 대학이 신청해 7개교가 최종 선정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2단계 수도권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이하 산중사업)에 이어 서울에서 LINC 사업에 선정된 곳은 동국대가 유일하다.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2단계 산중사업을 각각 안산·수원캠퍼스에서 수행했다.

이의수 LINC사업단장(공대학장)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산중사업을 해 온 데다 이제 LINC 사업까지 선정됐다”며 “지역산업과 대학이 공생 발전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국대는 전통적으로 인문·예술 분야가 강하다. 해마다 신춘문예를 동국대 출신들이 싹쓸이할 정도다. 2000년 영상전문대학원 설립 뒤엔 영화영상 분야 특성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2008년에는 영화영상·멀티미디어공학·광고홍보학과를 묶어 영상미디어대학을 설치했다.

▲ 동국대 '3D 콘텐츠제작 아틀리에'가 만든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테마영상 '벽루천'
◆ ‘충무로 컬처밸리’로 CT 분야 육성= 동국대 LINC사업은 이처럼 기존의 강점분야인 인문·예술 분야에 IT(정보기술)를 융합시키는 게 핵심이다. 사업에 참여하는 학과는 △공과대학 5개 학과 △영상미디어대학 2개 학과 △경영대학 2개 학과 등 3개 대학 9개 학과다.

사실 동국대가 위치한 충무로 지역에는 산업단지가 없다. 전국적으로 유일하게 도심 한 가운데서 LINC사업을 꾸려가야 한다. 그러나 이의수 단장은 “도심 전체를 산단으로 보면 된다”며 “충무로·상암·일산·파주를 잇는 충무로 컬처벨리(Culture Valley)로 사업의 성공을 도모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후에 산업단지가 없는 점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동국대의 ‘충무로 컬쳐벨리’ 개념은 2단계 산중사업(2009~2011년) 때 도입됐다. 본교가 위치한 충무로와 상암 DMC, 일산캠퍼스, 고양 한류월드를 잇는 축으로 CT(문화기술)분야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3년간의 산중사업 수행 결과 동국대는 최종평가에서 ‘우수’ 판정을 받았다. 1단계 사업을 거치지 않고, 2단계에 진입한 후발주자로서는 유일하게 우수평가를 받은 것이다.

동국대 LIN사업단 박혁상 팀장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산중사업으로 3년간 총 86억원의 사업비를 유치, ‘충무로 컬처밸리’를 중심으로 한 융합형 콘텐츠 육성 사업을 수행했다”며 “그 기간 중 400여개의 산업체와 가족회사 협약을 체결하고, 대학·기업 간 협력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LINC사업은 대학을 ‘친(親) 산학협력적’으로 개편하고, 산학협력을 통해 졸업생의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시작된 사업이다. 사업 선정 대학마다 의무적으로 창업교육센터와 현장실습지원센터를 설치토록 한 배경이다.

◆ 산학 복합공간 ‘아틀리에’ 주목= 동국대는 ‘엔지니어즈 아틀리에’를 통해 이런 목적에 부합할 방침이다. 원래 ‘아틀리에(atelier)’란 예술·건축가의 작업공간을 말한다. 동국대는 이 개념을 LINC사업에 적용, 산학 교육·연구·제작이 가능한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2011년 현재 동국대 충무로 영상센터에는 8개의 아틀리에가 있다. 이 중 ‘엔터테인먼트 컴퓨팅 아틀리에’는 지난 2010년 영화제작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영화 ‘7광구’의 3D영상을 제작했다. 작년 8월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한국영화사에 최초의 3D 영화로 기록됐다.

이 외에도 ‘3D 콘텐츠제작 아틀리에’는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주제영상인 ‘벽루천’을 제작했다. ‘3D 영상콘텐츠 아틀리에’는 2D 영상을 3D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산학 복합공간에서 학생들은 산업체 수요에 맞는 교육·연구 수혜를 입고 있는 셈이다.

LINC사업을 계기로 교육 과정에서도 학문간 융합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동국대는 지난 24일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통해 ‘예술·공학·경영 융합 전공’ 과정을 제시했다.

트랜스미디어(Trans-media) 프로듀서가 갖춰야 할 실무교육이 그 한 예다. 과거 신문·방송으로만 분리됐던 미디어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TV로 다양화되면서 4차원의 ‘트랜스 미디어’로 진화했다. 유통 경로가 다양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 동국대 '3D 영상콘텐츠프로모션 아틀리에'가 개설한 영화제작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이 실습수업을 받고 있다.
◆ 예술·공학·경영 융합 교육도 활성화= 미디어 환경의 또 하나의 새로운 트랜드는 ‘미디어믹스(Media Mix)’다. 하나의 작품을 소설·만화·애니메이션·게임·음악·영화·캐릭터 상품으로 표현하는 흐름을 말한다. 동국대는  ‘콘텐츠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로 표현이 가능한 콘텐츠 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2010년 현재 세계 콘텐츠 시장 규모는 1조3566억 달러다. 우리 돈으로 1000조가 넘는 규모다. 향후 미디어환경의 발전에 따라 시장규모는 지속적으로 팽창할 전망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세계 콘텐츠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의 성장속도는 더 가파르다. 2009년 현재 69조원에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3년 뒤인 2015년에는 무려 120조원에 이르는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산업별로는 전자출판 40.3%, 디지털광고 16.2%, 온라인 음악 14.9%, 모바일 TV 14.1%, 모바일게임 13.6% 순으로 급속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동국대는 LINC사업 선정을 계기로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이 처음 태동한 충무로에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동국대가 LINC사업 수행 이후 5년 뒤를 전망한 바에 따르면 2012년에는 취업률이 71.3%에서 77.3%까지 올라서며, 산학협력 가족회사 수는 420개에서 920개로 불어난다.

또 산업체 경력 10년 이상을 자격조건으로 두는 산학협력 중점 교수 수는 18명으로 늘어난다. 이들은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지도하고 산학 공동 기술개발을 전담한다. 산학협력을 통한 공동연구·기술이전 수입료는 교수 1인당 1000만원을 넘을 전망이다.


[인터뷰]“문화 콘텐츠 기반 기업과 산학관계 구축”
이의수 LINC 사업단장(공대학장)

▲ 이의수 동국대 LINC사업단장
“서울에서 산학협력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발전하겠다.”

이의수 동국대 LINC사업단장(공대학장)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산학협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목은 그간 ‘인문·예술 분야가 강한 대학’의 이미지에 더해 산학협력으로 이공계 강화에 나선 동국대 자체 발전계획과도 맥이 통한다.

동국대는 지난해 김희옥 총장 취임에 발맞춰 ‘리스타트 프로젝트’를 수립했다. 2020년까지 세계 100대 대학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국가 R&D 성장동력 선도 △산학협력 선도 △경영·인프라 첨단화 △글로벌 창의인재 육성 등 5대 발전전략을 제시했다.

산학협력은 동국대가 비상하는 한 축이다. 이 단장은 “서울에서 산중사업을 진행했던 대학 중에 유일하게 LINC사업에도 선정됐다”며 “다른 대학들처럼 배후에 산업단지가 없지만, ‘충무로’란 도심을 기반으로 CT(문화기술) 분야를 특성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배후지역에 산단 지역이 없는 동국대는 충무로-상암DMC-고양 한류월드-파주 출판단지를 ‘충무로 컬처밸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지역에 밀집한 문화 콘텐츠 관련 기업들과 밀착형 산학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고부가 가치 산업인 인쇄·출판·영화특수효과·애니메이션·게임개발 분야에서 △산업체 수요를 반영한 교육 △산학 공동 연구개발 △학생들의 현장실습 등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 단장은 “전통적으로 인문·예술분야가 강한 우리 대학이 최근 이공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전체 학부생 중 공대 학생이 25%를 차지할 정도로 인문·예술 분야에 IT를 융합할 수 있는 바탕이 튼실하다”고 설명했다.


[박스]인턴십·설계 결합 ICIP로 취업률 ‘수직상승’
기업이 주제 내고 학생은 팀 짜 과제 수행
인턴십 뒤 캡스턴디자인···취업률 81% 넘어

LINC 사업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산학협력을 통해 해당 대학의 취업률을 제고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현장실습과 인턴십이 필수다.

동국대의 대표적인 인턴십 프로그램은 ICIP(Internship & Capstone design Integrated Program)다. 이는 ‘인턴십’과 ‘창의적종합설계(Capstone design)’가 결합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은 기업이 제시한 주제로 작품을 설계·제작한다.

이의수 사업단장은 “ICIP는 동국대가 LG전자와 공동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기업이 캡스턴 디자인 주제를 제시하고, 관련 설명회를 연다”며 “이어 방학 중 인턴십과 현장실습을 거쳐 본격적으로 지도교수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설계 주제를 제시하면, 학생 4~5명이 팀을 꾸린다. 그러면 학교에선 팀당 1명의 지도교수를 배정한다. 기업에서도 멘토 역할을 할 직원을 파견해 1년간 설계 과제를 수행토록 한다.

이 학생들은 방학 중 반드시 인턴십을 수행해야 한다. 그 경험을 토대로 설계과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에서는 학생들이 완성한 설계과제를 평가한 뒤, 참여 학생 가운데 상당수를 채용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41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졸업예정자 27명 중 22명이 취업했다. 취업률이 무려 81%를 넘은 것이다. 채용된 곳도 LG전자를 비롯해 삼성전자·두산인프라코어·현대기아차·KCC그룹 등 대기업이 많다.

LINC사업단 박혁상 팀장은 “취업한 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당장 채용되지 않은 학생들도 과제 수행 후 이를 기업 관계자 앞에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실무에 자신감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동국대의 ICIP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서울 어코드사업’에서도 공식 교육프로그램으로 채택됐다. 사업 목적인 ‘대학 IT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선 인턴십과 캡스턴디자인이 결합된 ICIP가 제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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