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각 대학들이 특례입학제도를 도입, 앞다투어 장애인 학생들을 모집했으나 이들을 위한 각종 시설이 태부족해 장애인 특례입학제도가 단지 구색 맞추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각 대학 장애인 학생들에 따르면 장애인들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조차 갖춰 있지 않아 등하교를 비롯한 학내간 이동 및 화장실 이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

현재 장애인 전용 화장실은 고려대와 서강대 등 일부 학교를 제외하곤 설치된 곳이 한 곳도 없으며, 그나마 설치되어 있는 고려대의 경우도 전용 화장실의 위치가 외딴 곳에 있어 장애인 학생들이 거의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는 학내에 언덕과 가파른 길이 많은 서울대, 동국대, 서강대, 강남대의 경우 기본적으로 갖춰 놓아야 할 난간조차 없는 실정이다.

각 대학들은 또한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학습여건도 갖춰놓지 않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점자로 된 교재 한 권을 구입하는 데 최소한 한 달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고 점자도서를 볼 수 있는 대학도서관도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언어청각장애인도 수화통역사 등의 부재로 인해 강의를 이해하기 힘든데다 학사행정기관과의 의사소통장애로 학사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휠체어 장애인이 도서관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개찰구의 유효폭이 90cm 이상이어야 하고, 도서목록 카드는 바닥에서부터 80~85cm 사이에 위치해야 하지만 여기에 합당한 대학은 전국 대학 중 단 한 군데도 없다.현재 한국의 대학 중 휠체어 장애학생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것이다.

한편 특례입학제도가 대폭 확대되었지만 그나마도 일부 장애인들은 여전히 차별대우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집인원에 제한을 두지않아 장애인들에게 각광을 받은 건국대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들은 아예 받지도 않아 이들로부터 ‘특례입학을 보여주기식 요식행위로 이용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박옥순 간사는 “아직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장애인 +특례입학을 선심쓰듯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학평가의 눈요기감으로 장애인 대학생들을 더 이상 슬프게 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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