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공계 총장 취임, BT 중심의 융·복합 특성화로 승부

전체 교수 중 58.9%가 사업 참여 ‘LINC사업 성공’ 올인
경영경제·인문예술 소양 갖춘 이공계 인재 양성에 초점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지역적 환경은 LINC 사업의 성공요소 중 하나다. 해당 대학 배후에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면 산학협력을 추진하는 데 여러모로 유리하다.

안동대는 그런 점에서 지역적 기반이 비교적 취약하다. 대학 인근에 위치한 안동댐·임하댐은 상수원 보호구역이다. 대규모 산단의 진입이 애당초 불가능한 지역인 셈이다.

◆ BT기반 지역적 특성에 눈 돌려= 이런 지역적 특성에 따라 안동대는 BT(생명공학)산업에 눈을 돌렸다. BT산업은 대구경북지역의 전략산업이다. 이 지역에만 800여개의 BT산업체가 밀집해 있다. 약용·특용 작물 생산량도 전국 1위에 해당한다.

안동대는 이번 LINC사업 선정으로 BT를 기반으로 한 정보기술(IT)과 나노기술(NT의 융복합을 추구한다. 신영재 LINC사업단장은 “BT·IT·NT 융복합을 통해 농생물 산업군의 비중이 높은 경북 북부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안동대의 이런 발전전략은 작년 5월 취임한 정형진 총장에 의해 탄력 받을 전망이다. 정 총장은 안동대 역사상 첫 이공계 출신 총장이다. 정 총장 취임 후 안동대는 '산학협력'을 대학 발전의 열쇠로 인식하고 LINC 사업을 준비해 왔다.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로 불린다. 안동대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런 지역적 기반에 따라 특성화 분야를 국학·문화관광 분야로 잡았었다. 하지만 정 총장 취임 이후 이공계 분야와 산학협력을 강조하게 시작했다.

지난해 정 총장 취임 직후 안동대가 설정한 특성화 분야는 △친환경 융복합 생물산업 △청정에너지 부품소재 △유비쿼터스 정보기술이다. BT산업체가 밀집한 지역 특색과 지경부 광역권선도산업에 따라 지역의 특성화 분야로 지정된 녹색(청정) 에너지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서다. 향후 이 분야에 대한 특성화는 생명자원과학부·신소재공학부·정보통신공학과 등 6개 학과가 주도한다.

안동대는 LINC사업 선정 직전 해당 학과 교수들로 구성된 산학기획위원회를 설치했다. 여기선 지역 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수요조사가 이뤄졌다. 그 결과 경북 북부 지역의 전략산업인 바이오분야를 중심으로 한 IT·NT 융복합이 특성화 분야로 적절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번 LINC사업 선정에서는 해당 대학이 설정한 특성화 분야가 지역산업과 연계가 가능하냐의 여부도 따졌다. 안동대는 지역적 기반을 철저히 분석해 특성화 분야를 설정하고, 지역 중소기업의 요구를 받아들여 '현장밀착형'을 신청했다.

LINC사업의 한 유형인 ‘현장밀착형’은 학부생 교육을 중심으로 혁신이 이뤄진다. 현장실습, 캡스톤디자인을 통해 기업 수요와 맞아떨어지는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신 단장은 “산업체 설문조사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비해 특정 분야의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기존에 수행하던 정부·지자체 지원사업과 특성화 분야를 연계해 맞춤형 인재 양성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 현장중심 융합형 인재 양성= 안동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됐다.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사업은 작년에 선정돼 교과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이란 인증을 받았다.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교육역량을 바탕으로 안동대는 LINC 사업 수행 첫해인 올해부터 ‘융합형 인재 양성’에 주력한다. 우선 올해 준비단계를 거쳐 내년에 개설되는 경영경제·인문예술 융합트랙을 들 수 있다.

신 단장은 “기업에서는 경제경영 소양이나 인문예술적 지식을 갖춘 이공계 인재를 원한다”며 “이를 위해 경제경영과 인문예술이 융합된 트랙을 2013학년도부터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공계 학생들이 경제경영·인문예술 트랙 중 한 가지를 이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 가지 트랙당 21학점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경영학적 소양을 갖춘 이공계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

 
특성화 분야와 연계된 융복합 교육도 실시한다. 생명공학을 전공한 학생에게 전자공학에 대한 지식을 갖추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신 단장은 “현재 29개 학과(전공)에서 14개의 융복합 연계전공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 기업들이 현장에서 복합적 활동이 가능한 인재를 요구하기 때문에 융복합 연계전공을 꾸준히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캡스톤 디자인(Capston Design)과 현장실습도 현장밀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창의적 종합설계’인 캡스톤 디자인 교육은 학생들이 졸업 전 본인의 전공을 기반으로 종합적인 설계를 경험하도록 한다. 산업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문제해결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캡스톤 디자인은 4학년, 현장실습은 3,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학기간을 이용해 실시한다. 4학년 2학기에는 인턴십을 실시해 12~16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신 단장은 “캡스톤 디자인과 현장실습 등의 교육은 지금까지는 공대 위주로 진행돼 왔으나 향후 자연과학대를 포함한 전 대학에 확대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특성화 분야 연구역량도 강화= 안동대 LINC사업에는 전체 교수 265명의 58.9%인 156명이 참여한다. 이 중 산학협력중점교수(이하 산학교수)는 32.8%인 87명에 이른다.

사업 참여 단과대학도 전체 7개 가운데 6개나 된다. 참여 학과 수도 전체 47개 중 절반이 넘는 24개다. LINC 성공을 위해 전체 구성원의 절반 이상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교수들이 산학협력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여건도 조성했다. 사업 1차년도에 산학협력실적을 대폭 인정해 주기로 한 것이다. 안동대는 교수업적 평가 시 SCI 논문 1편 대비 산학협력실적을 48점 이상 인정한다. 학생 현장실습을 지도하거나 기업에 기술지원을 해 준 실적이 쌓이면 SCI 논문 한편을 쓴 것과 맞먹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연구실적을 산학협력 실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비율은 100%나 된다.

교수 업적평가 시 산학협력 실적의 반영비율이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교수들의 연구실적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융복합 생물산업 등 안동대가 특성화분야로 선택한 BT분야는 연구개발(R&D)실적이 밑바탕이 돼야 육성될 수 있다.

때문에 안동대는 2020년까지 교수확보율을 현재의 60%에서 80%로 끌어올리고, 1인당 교내 연구지원비를 현 1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확대한다. 공용연구 기자재 구입 예산은 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교수 1인당 국제학술지 게재편수 1.0 이상, 1인당 연구비 수입을 1억 원으로 높일 계획이다.

[인터뷰] “2014년 도청 이전, 대학 발전의 전기”
신영재 LINC사업단장(기계설계공학과 교수)

 

“2014년을 안동대 발전의 원년으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신영재 LINC사업단장은 2014년을 안동대 발전의 전기가 되는 해로 규정했다. 경북 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하고, 교내에 지역산학협력관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도청 이전으로 도의회, 도교육청, 경북지방경찰청도 안동으로 이전한다. 안동시 풍천면 일대 4.76㎢ 부지에 인구 2만5000명 규모의 행정 타운이 조성되는 것이다. 신 단장은 “경북 신도청의 중심대학으로, 산학협력을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역산학협력관 역시 안동대의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산학협력관은 6000㎡의 규모로 건립되며 총 110억이 투입된다. 이곳에는 산학협력단을 비롯한 △창업보육센터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 △창업교육·현장실습지원센터 △가족회사 △LINC사업단 △학교기업 △기업부설연구소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신 단장은 “이런 변화들이 안동대가 LINC사업의 목표로 설정한 ‘BIG-NET 산업 현장밀착형 인력양성과 지역산업과의 IU-escort 선도모델 창출’을 더 앞당겨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IG-NET’이란 대학과 지역산업과의 큰 연계 체제를, ‘IU-escort’란 지역산업체와 대학이 협력해 수행하는 사업영역을 의미한다.

이중 안동대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현장밀착형 인력양성을 통한 취업률 상승’이다. 안동대가 지역 기업체와의 네트워크 형성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안동대는 500여개 기업에 대한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확보하고 있다. 단순한 기업정보만이 아닌 기술개발 애로사항 등 구체적 정보도 포함하고 있다. 신 단장은 “특성화분야에서 SK케미칼, 대구경북파인세라믹협의회 등과 연구·기술개발·취업 등의 부분에서 직접 연계하고 있다”며 “기업 수요에 맞춘 인재 양성은 취업 활성화에 핵심”이라고 말했다.

안동대는 총 3단계에 걸쳐 LINC사업의 확산을 꾀한다. 사업 1차년도인 2012년은 기반구축단계로 취업률 57.8%, 가족회사수 200개를 목표로 한다. 2013년에는 성장단계로 취업률을 60.8%로 올리고 가족회사 수도 260개로 확대한다. 2014년도에는 취업률 64.8%, 가족회사수 440개가 목표다. 신 단장은 “인재 양성교육을 기반으로 한 취업률 향상을 통해 경북 유일의 국립 종합대학으로서 자리매김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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