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 외국어시험 성적 반영, 1회 응시료 6~7만원

정부 사업예산 지원 감소로 대학·학생 부담 증가
영어면접 공인시험으로 변경해 응시료 부담까지

[한국대학신문 김재홍 기자]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에 파견되는 학생들의 비용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다. 선발방식이 기존 외국어 구술평가에서 공인 외국어시험 성적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의 응시료 부담이 생겼기 때문이다. 선발과정에서 ‘공공성’, ‘객관성’을 높인다는 방침이지만, 전문대학가에서는 “결국 학생 또는 대학의 응시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10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2012학년도 2차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학생선발 방법을 기존 외국어 구술면접에서 공인 외국어회화 시험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차 선발부터 영어는 토익 스피킹·OPIC, 일본어는 SJPT, 중국어는 신HSK회화·TSC 시험 성적순으로 선발하게 된다.

2차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에 파견되는 학생들은 290명으로, 이들은 7월부터 현지로 출국해 16주 동안 현장 실습교육을 받게 된다.

이종찬 전문대교협 대외협력부장은 “기존 구술면접 방식에서는 평가위원의 선호도나 주관에 따라 평가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최근 1~2년간 전문대학생들의 외국어 회화실력이 향상되면서 평가의 변별력을 확보해야 하는 점도 고려됐다”고 밝혔다.

평가방식 변경에는 구술면접 평가에 소요되는 예산도 감안됐다. 지난 2월 제1차 글로벌 현장학습 외국어 구술면접에서는 학생 738명이 응시해, 서울·대구·대전·광주 등 전국 4개 권역 20개 시험장에서 면접이 진행됐다. 전문대교협은 “평가위원 40명을 위촉하고, 시험장을  확보하는 데 소요된 예산이 5000만 원 정도”라며 “이 금액을 아껴서 학생들에게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대학가에서는 “평가의 ‘공정성’ 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면서도  “대신 학생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토익 스피킹 응시료는 1회 7만7000원, OPIC 7만8100원, SJPT 6만6000원, TSC 6만6000원 등 공인 외국어회화 시험에 한 번 응시하기 위해서는 6~7만원의 비용이 든다.

수도권 지역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공인 외국어회화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으려면 최소 5~6회는 응시해야 하는데, 결국 학생들이 수십만 원의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며 “전문대학에는 4년제 대학에 비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정말 현장학습에 참여하고 싶어도 비용 문제로 인해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현장학습 예산 감소와 전문대학 등록금 인하 등으로 대학에서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감소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전문대학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은 4년제 대학과 통합 운영되면서 예산규모가 지난해 50억 원에서 올해 46억2100억 원으로 3억8000만 원 가량이 줄었다. 이로 인해 영어권의 경우 국고지원 규모가 1인당 900만원에서 750만원, 일본어권은 700만원에서 600만원, 중국동남아권은 5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감소했다. 또한 대학의 대응투자금액은 지난해 국고지원금의 최소 20%에서 30%로, 기존에는 없었던 학생 자기부담 금액은 최대 국고지원금의 20%까지 늘어났다.

경기 지역 모 전문대학 관계자는 “올해 전문대학에서 등록금을 인하한 곳이 많은데, 대학의 대응투자금액은 늘고, 국고지원금액이 줄어 들어, 결국  학생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선발의 공정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광주 지역 전문대학 관계자는 “공인 외국어회화 시험에서는 응시 인원·장소·시기, 전체적인 응시자 수준 등에 의해 같은 실력이라고 해도 점수가 차이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공정성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현장학습을 신청한 학생들이 동일한 조건과 환경에서 시험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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