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산학연 클러스터 중심으로 GT·BIT 특성화

사업화·상용화 가능한 기술개발에 역량 집중

▲ 충북대 캠퍼스 전경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충북대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이하 LINC사업) 충청권 기술혁신형에 선정돼 5년간 매년 39억5000만원을 지원받는다.

사업 선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지난 5~6년간 충북지역의 첨단 산학연 클러스터인 태양광산업특구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의 급격한 발전에 큰 몫을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이하 산중사업)과 ‘지역거점연구단육성사업‘(이하 지역거점연구사업) 등을 통해 쌓인 산학협력 노하우가 뒷받침돼 LINC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춘수 충북대 산학협력단장은 “지금까지 수행한 산학협력 사업들의 연계성을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는 동시에 공학계열에서 차츰 인문·사회과학 계열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등 진정한 산학협력선도대학 모델과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지속 가능한 공생형 시스템 구축 = 충북대 LINC사업의 핵심은 충청권 산업체와 충북대의 공생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공생형 산학협력증진시스템(SUCCESS : Sustainable University-Company Cooperation Enhancement Symbiotic System)’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산학연관이 모두 윈-윈하는 산학협력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산학협력 참여 주체들끼리 산학협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DB)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개별 산업체의 업종과 규모, 산학교류 이력 데이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교수와 학생, 보유기술 정보 데이터, 산학프로그램 관련 모듈화된 정보 DB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통해 산업체는 충북대 산학협력중점교수의 특허와 기술이전, 공동연구 등을 탐색하고 대학은 산업체의 주력분야와 현황을 파악해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다. 현장실습과 캡스턴디자인에 참여하는 학부생과 대학원생들 역시 직접 산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교수가 산업체와 학생을 일방적으로 1:1 매칭시키는 관행을 깨고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충북대는 DB 수집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대내외 환경과 산학협력 성과를 분석, 산학협력을 온·오프(On-Off)라인으로 일체화시켜 맞춤형 기업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충북대는 교원 업적평가에 산학협력 영역을 별도로 적용하기로 했다. SCI급 논문을 대체할 수 있는 산학협력 실적의 비중도 최대 144%라는 파격적 수치를 제시했다. 충북대는 올해 전임 3명, 비전임 9명의 채용형 산학협력중점교수를 초빙하고 공과대학·전자정보대학·농업생명환경대학 등 LINC사업 참여 단과대학 교수 161명을 지정형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전환할 예정이다.

가족회사제도와 산학협력협의체 활동 역시 한층 강화된다. 우선 사업기간 5년간 가족회사 수를 387개에서 812개사로 늘리기로 했다. 또한 기존에 대학이 주도하던 산학협력에서 탈피해 가족회사들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한다. 산학연관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로 변화를 시도한다는 구상이다.

■ GT·BIT 특성화 경쟁력 확보 = 충북대는 LINC사업 5년 동안 학부와 대학원 모두 그린에너지기술(GT)과 바이오정보기술(BIT) 분야를 특성화하기로 했다. 기존에 진행해오던 산학협력 사업들과의 연계성을 살리기로 한 것이다.

충북대는 산중사업에서 학부를 중심으로 그린에너지기술 기반 산학협력 대학체제 개편, 고용연계형 인력양성, 산학연계 기업지원 등을 수행했다. 또 지역거점연구사업에서는 대학원을 중심으로 바이오정보기술 기반 산학공동연구개발과 연구인력 양성, 산학공동 장비구축 등을 진행해왔다. LINC사업 역시 앞선 사업의 성과를 토대로 특성화 분야를 유지, 발전시켜나갈 참이다.

이와 함께 기존 ‘지식재산관리본부’를 ‘기술사업화센터’로 확대 개편해 기술이전 등 기술사업화와 상용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로 했다. 기술사업화센터는 산업체 수요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마케팅을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인력에 대한 투자도 강화한다. 연구인력에 대한 기술이전-사업화 보상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연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인원과 비중을 확대키로 했다. 기술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충북대는 학생들의 기술 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창업교육센터를 기존 창업선도대학사업과 연계해 특허 교육, 기술기반 실험실·연구실 중심의 창업 동아리 지원을 하기로 했다.

■ 기업 지향적 실무형 교육 확대 = 충북대는 기업과 학생들을 이어주는 맞춤형 취업 연계에 초점을 맞췄다. 산중사업에서 캡스톤 디자인 프로그램에 팀별로 기업실무자를 투입하고 현장실습 학점 제도를 확대해온 노하우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캡스턴디자인에 참여하는 이수학생 비율은 기존 51%에서 80%까지, 현장실습 참여비율은 12.8%에서 50%까지 높이는 등 기업 연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충북대는 기업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해 SK하이닉스(옛 하이닉스 반도체)와 테크노경영학과, 중소기업청과 나노반도체공학과 등 계약학과를 비롯해 LG하우시스·LG화학·보쉬전장 등 기업 요청에 따라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기존 개설학과와 강좌를 이수하도록 하는 기업맞춤형 트랙 운영을 확대하고 앞으로 더 많은 기업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개설키로 했다.

또한 융·복합 트렌드에 발맞춰 올해부터 경영대학과 약학대학, 전자정보대학이 연계해 새로운 융합학과를 개설했다. 바이오정보기술 전공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설된 디지털정보융합학과와 비즈니스데이터융합학과가 대표적이다. 충북대는 앞으로 다양한 융·복합전공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충북대는 공과대학·전자정보대학·농업생명환경대학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LINC사업을 단계적으로 인문·사회과학 계열까지 확대, 모든 계열의 단과대학을 산학협력 체계로 변화시키는 것을 최종목표로 삼고 있다.


“LINC는 선택 아닌 필수, 위기 극복 계기”
[인터뷰] 장건익 LINC사업단장(공과대학장)

 ▲ 장건익 LINC사업단장

충북대에 LINC사업 선정의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해 구조개혁 중점추진대학 대상 명단에 포함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열망은 누구보다도 컸다. 이 때문에 사업 대응자금으로만 2억 4000만원을 별도로 책정할 만큼 의지를 보였고, 학교·학생·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차별화된 모델로 LINC사업에 선정됐다.

장건익 LINC사업단장은 “LINC사업을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사고를 산학협력 중심으로 전환하고 대학체제 역시 기업 맞춤형 체제로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대학과 기업의 상생, 나아가 학생과 지역산업의 발전이 선순환을 이루는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어느 한 쪽만 이득을 보는 구조는 결국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없다는 발상이다. 충북대는 산학협력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수시로 서로의 정보와 실적을 확인할 수 있는 DB시스템을 구축하고 산학협력협의체에 산학연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충북대가 지난해 구조개혁 대상에 포함된 가장 결정적인 지표는 취업률이었다. 따라서 충북대의 최대 관심사 역시 이번 사업을 통한 취업률 상승효과다. 김승택 충북대 총장이 LINC 사업 추진계획 브리핑을 듣고 던진 첫 질문도 “학생들의 취업 기회는 얼마나 늘릴 수 있는가”였다.

장 단장은 “충북대가 현재 직면한 위기 상황에서 LINC 사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 등을 통해 여러 지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사업을 통해 취업률을 기존 59.9%에서 65% 수준까지 끌어올리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다른 대학과의 차별화가 두드러지는 분야는 기술 상용화 부분이다. 이미 지난해 신약개발 등 기술이전을 통해 약 10억 7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등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장 단장은 “처음부터 GT와 BIT 특성화 분야에서 모든 산학협력 기술과제를 기술이전 등 상용화가 가능한 과제만을 선정해 집중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충북대는 실제로 이번 사업 예산의 31.8%를 기술이전을 통한 기업지원 분야에 파격 편성했다.

“충북대 LINC 사업은 공생형 산학협력 모델을 제시하는 게 핵심이다. 산학협력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학내 구성원과 산학협력에 참여하는 기업까지 성과를 공유하는 성공 시스템(SUCCESS SYSTEM)을 구축해 중부권 최고 산학협력선도대학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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