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사업 대경지역 편중, 연구중심대학 선정 ‘논란’

[한국대학신문 대학팀] 10일 발표된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 지원사업 선정 결과를 접한 지방 중소대학들의 입맛이 쓰다. ‘잘 가르치는 대학’ 타이틀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도 전력투구했지만 결과는 '빈익빈 부익부'였기 때문이다.

학부교육 강화를 취지로 2010년 시작된 ACE사업은 대학들의 관심이 뜨거운 프로그램이다. 기존 연구 위주 국책사업들과 달리 교육중심대학에게도 기회가 열려있고, 사업에 선정되면 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홍보 효과도 상당해 입학자원 유치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올해 ACE사업에 선정된 곳은 한양대(수도권)와 금오공대·영남대(지방) 3곳이다.

선정 대학들은 만족스러움을 표했다. 이형규 한양대 교무처장은 “사업 선정을 위해 1년 전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힘써왔다. 계절학기 이수 한도를 늘리고 매주 수요일을 ‘다중전공의 날’로 지정하는 등 학생 중심 학제 개편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지방에서 선정된 영남대 한동근 기획처장은 “사업 추진 전담부서인 글로컬사업추진단을 만들어 기존의 학교 전략인 ‘Y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과 연계시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 교과부와 총장직선제 폐지 MOU를 체결한 금오공대 역시 “교육중심대학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ACE사업에 선정돼 다행”이라며 반겼다.

그러나 이들 대학과 함께 최종에 올랐던 연세대·중앙대(수도권)와 동서대·동신대·한국기술교육대·호서대(지방)는 결국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눈에 띄는 점은 지방의 경우 대구·경북지역에 선정 대학이 몰렸다는 것이다. 이 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ACE사업에 대경지역 대학들이 대거 선정돼 오히려 사업 선정 효과가 반감되는 것 같다. 인근 대학들이 모두 선정되다 보니 후광 효과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경지역에서는 ACE사업 선정 대학들이 쏟아지고 있다. 2010년 대구가톨릭대·한동대, 2011년 계명대·동국대(경주)·안동대에 이어 올해 금오공대·영남대까지 총 25곳 중 7곳이 대경권 대학들의 차지다. 이 지역 대학들로서는 행복한 고민이지만 다른 지역 대학들에게는 불만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ACE사업에서 탈락한 한 대학 관계자는 “사실 영남대의 경우 전통도 있고 재정도 괜찮은 대학이다. 더구나 지난해 등록금을 인상하는 등 정부 시책을 안 따랐는데도 사업에 선정됐다”며 “지역 안배 차원이나 열악한 여건에서 노력하는 지방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재정 지원의 배려가 굳이 필요없는 대학이 정부 권고와 반대방향으로 갔음에도 사업을 가져갔다는 뜻이다.

한상준 중앙대 교무처장 역시 “수도권은 약간 성격이 다르지만 원래 ACE사업은 연구중심·대규모대학보다 교육에 대한 의지가 강한 대학이 선정돼야 한다”며 “기본적 지표 차이가 큰 탓에 지방의 중소대학들은 선정이 어려운데 재고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평가지표의 적합성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이재기 한국기술교육대 교무팀장은 “ACE사업 3수째로 신경을 많이 썼고 우리 대학의 점수가 높다고 했다. 정확한 평가지표가 공개되지도 않아 왜 탈락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사업에서 탈락한 또다른 대학 관계자는 “평가 기준이 의문스럽다. 일례로 교과부가 총장 의지를 많이 강조했는데 무엇으로 평가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총장이 사업계획을 직접 발표하고 질의·응답하면 의지가 높은 것이냐”고 말했다.

연구중심대학의 ACE사업 참여가 올바른 방향인지도 다시 한 번 논란이 됐다. 기존 연구 관련 사업들을 수주하면서 ACE사업까지 지원하는 것은 연구중심 정체성과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일부 대학이 국고 지원을 독점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ACE사업 탈락 대학의 한 관계자는 “앞서 선정된 성균관대, 서강대나 올해 선정된 한양대는 연구중심대학인데 왜 선정됐나. 불만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정부 기관에서 서울 주요대학 교수들과 정책 협의를 하다 보니 이런 편향된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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