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산중사업 이끌며 대학 체질 바꿔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동명대 산학협력선도대학육성사업(이하 LINC사업)은 ‘TU 모델’로 불린다. TU는 ‘Tongmyong University’를 뜻하는 말로, ‘Two’와 ‘yoU’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 Two는 ‘애로기술개발지원(일거리 창출)’과 ‘현장실무인력공급(일자리 창출)’을, yoU는 산학협력의 파트너인 ‘기업’을 뜻한다. 동명대 산학협력단이 LINC사업을 통해 추구하는 바가 여기에 함축돼 있다. 기업을 파트너로 삼아 일거리를 만들고 학생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다 같이 성장하자는 것. 현장밀착형 부문에 선정돼 매해 28억8500만원을 5년 동안 지원받게 된 동명대는 동남권 선도산업 중 하나인 지능형 기계부품과 부산지역전략산업인 정보기술(IT)을 융합해 기업의 기술 연구개발에서부터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LINC사업을 통해 유연한 학사구조로 개편, 현장밀착형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계획이다.

■ 1145개 가족회사 강점 = 동명대는 지난 2004년 9월 1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이하 산중사업)에 선정된 후 2009년 7월 2단계 사업에도 선정됐다. 8년 동안 산중사업을 이끌면서 대학 체질을 산학협력 중심으로 바꿨다. 특히 △녹산국가산업단지(기계부품) △부산과학산업단지(기계부품산업IT융합) △센텀시티일반산업단지(IT)를 잇는 ‘Triangle 산학협력 연계 벨트’라는 인프라를 구축한 것은 큰 수확으로 꼽힌다.

2단계 산중사업에서는 2009년 709개이던 가족회사를 3년 만에 1145개로 늘렸다. 대학 규모를 고려할 때 1145개의 가족회사는 상당한 규모다. “단순히 숫자만 많은 게 아니라 유대감 역시 끈끈하다”는 게 산학협력단의 설명이다.

가족회사를 규모와 유형에 따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동명대가 운영하고 있는 ‘산학협력뱅킹시스템(TOSS)’을 통해 가족회사를 홍보하고 기업과 기업, 학생들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명대는 향후 LINC사업을 통해 기업에 ‘패키지형 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기업의 애로점을 해소할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신동석 산학협력단장은 “기업체의 문제점을 파악한 후 종합적인 컨설팅 및 해결책 제시가 가능한 전문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교수·학생·기업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개방형 기업 기술개발 지원체계’와 중소기업 CEO 특강, 교수 산업체 현장연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방형 대학-기업 인력 교류체계’도 구축·운영한다. 이 밖에 기술·디자인·마케팅·해외시장 개척 등 영역별로 전문인력 풀(pool)을 구성하는 ‘맞춤형 기업 지원’ 등으로 기업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 학사구조 개편 유연성 = 동명대는 대학 특성화 분야인 IT융복합 기계부품소재분야의 취업률이 70.1%에 달한다. 이는 이 대학 전체학과 평균취업률 57.9%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그렇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LINC사업을 통해 업그레이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남권 및 부산지역 전략산업에 필요한 현장맞춤형 전문 인력양성 및 기술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IT분야 학과와 기계부품분야 학과가 융합한 학사조직을 구성하는 게 목표다.

최근 3년간 개편과정은 동명대의 치열한 변화 노력을 잘 보여준다. 지난 2009년에는 ‘실용기반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교양 19개·전공 132개 과목을, 2010년에는 ‘현장연계 교과목 개편’을 단행해 교양 5개·전공 115개 과목을 신설·폐지했다. 지난해에는 ‘산학협력중심 개편’을 통해 교양 20개·전공 191개 과목을 신설·폐지했다. 이 과정에서 전 학과에 걸쳐 전공현장실습 교과목을 개설했다. 산업기술동향을 대학 교육과정에 반영하고자 산업체 주문식 교육과정을 도입하고 단과대(학부)별 공통과목도 개발했다.

 
동명대는 여기에서 나아가 LINC사업에서는 연차별로 학사조직 개편에 나선다. 5년 동안 전체 단과대학의 산학협력 교육과정 개편위원회를 구성하고 융복합전공 및 연계전공 교육과정을 개발한다.

특성화 인재도 길러낸다. 동명대는 특성화된 인력양성 프로그램인 ‘東明人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학기 중 또는 방학 중 학생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비교과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면서 현장실습과 캡스톤디자인을 내용으로 하는 고용연계형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용연계형 프로그램은 인턴십 및 브랜드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추진되므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대학 및 기업이 보유한 기술자원을 상업화하고 대학과 지역사회 전문가와 연결창구 역할 및 창업관련 교육과 연구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도 마련된다.

“대학보다 기업 중시 사업 추진”
[인터뷰] 신동석 동명대 산학협력단장(컴퓨터공학과 교수)

“기업이 ‘갑’이라는 마인드로 8년 동안 발로 뛰었습니다.”

신동석 산학협력단장은 기업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동명대의 강점으로 꼽았다. 동명대 가족회사는 모두 1145개인데, LINC사업 5차 연도인 2017년까지 모두 2500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2단계 산중사업에서 중점을 뒀던 ‘기술교류협의회’ 활동도 한층 강화한다.

현재 기계부품소재·IT융복합·항만물류·기술사업화 등 4개 기술 분야에 각각 기업체가 25~30개씩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20개 기술교류협의회 중 12개는 대학의 지원 없이 운영되는 등 자립화에 성공했는데, LINC사업으로 탄력을 받게 됐다.

이러한 일들이 가능한 이유는 동명대 산학협력단의 ‘마인드’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이름만 '가족'회사로 걸어놓고 사실상 교류가 잘 안되는 형편이지만 동명대는 다르다는 게 신 단장의 설명이다.

“산학협력단 직원들한테 항상 ‘기업체가 갑’이라고 강조합니다. 기업이랑 가까워지려면 기업체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대학이 행정편의주의적으로 나가선 안 됩니다. 인간적으로 마음을 터놓고 서로 협력하자는 거지요. 그래야 아이디어도 나오고 일도 잘 추진됩니다.”

이러한 마인드로 LINC사업을 끌고 가겠다는 게 신 단장의 생각이다. 신 단장은 또 “이렇게 발로 뛰어야 학생들의 취업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동명대는 다른 부산권의 대학에 비해 규모가 작다”고 밝힌 신 단장은 “이런 마인드 없이 동명대가 다른 대학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끈끈한 유대관계로 맺어지는 가족회사가 늘어날수록 취업률도 높아졌고, 이런 성과는 대학에도 ‘산학협력 바람’을 일으켰다고 신 단장은 덧붙였다.

“동명대는 부산에서 인지도가 낮다 보니 이러한 아웃풋(성과)이 나와줘야 대학도 따라온다”고 강조한 신 단장은 “가족회사 관리를 잘해서인지 최근 기업체에서 동명대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기업체는 전통적으로 규모가 큰 대학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동명대’ 브랜드가 대폭 상승했다며 웃는다.

“부산의 중견기업들 입에서 ‘동명대 학생 한 번 써보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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