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사퇴하라” vs 총장 “소통하겠다”

총장 축사 하자 교직원들 자리 박차고  나가
원로교수들도 성명서 발표 ‘총장 사퇴’ 촉구

▲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가 학교 본관에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설치했다.
[한국대학신문 송아영 기자] 건국대 구성원들의 김진규 총장 사퇴 압박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교수협의회(이하 교협)와 직원노동조합(이하 직원노조)은 최근 이사회에 총장 사퇴 최후 통지서를 전달했으며, 보직교수 출신 원로교수들도 공동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교협과 노조는 15일 10시 행정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장영백 교협 회장은 “김진규 총장의 6무(무비전, 무전략, 무원칙, 무소신, 무책임, 무능력)와 4능사(오만과 독선, 전시적·근시안적 행정, 조변석개, 책임전가)로 건국대는 총체적 난국과 위기에 처했다”며 “김 총장은 심사숙고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내뱉는 언어습관과 이에 따른 언행불일치로 모든 구성원들의 신뢰를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 장영백 교협 회장이 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계속된 김 총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언급하며 구성원들의 반발이 오래 지속됐음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지난 해 6월 말 건국대 역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단과대별 실명 성명서가 연이어 발표되는 사태를 초래하고, 같은 해 12월 실시한 총장 신임투표에서 불신임 85.9%의 치욕스런 결과를 자초했다”며 “올해 5월 2일 10여년 만에 열린 교수총회에서는 총장해임권고안에 대해 무려 95.1%의 찬성이 나왔으며, 앞선 4월 30일 직원노조에서 실시된 총장 신임 찬반투표 결과 89.5%가 불신임으로 답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해임권고는 교협과 직원노조만의 의견이 아니다. 원로교수들도 실명으로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진규 총장의 총장 사퇴와 법인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나섰다.

원로교수들은 성명서에서 “건국대의 발전이냐 혼란을 통한 침몰이냐를 결정해야 하는 근본적인 위기상황에서 교협과 직원노조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김 총장은 이를 수용해 즉각 사퇴하고, 법인이사회도 대학 구성원들의 애교심에 바탕을 둔 충정어린 목소리를 경청해 하루속히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원로교수들의 의견 표명에 대해 학교 한 관계자는 “학교의 주요 보직도 역임했던 원로학자들이 이번 사태의 본질과 이에 대한 법인 이사회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 만큼 학교 구성원들이 크게 공감하고 있다”며 “학교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의 결단과 합당한 후속조치가 이뤄져 학교가 안정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교협과 직원노조 구성원들이 개교기념식에서 김진규 총장이 축사를 시작하자 일제히 퇴장하고 있다.
한편 이날 집회를 마친 구성원들은 개교기념식이 열린 새천년관으로 자리를 옮겨 김 총장의 축사가 시작되자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자리를 뜨며 한 관계자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며 김 총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김진규 총장은 기념식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학내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총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의무부총장, PSU총장 겸직에서 물러나겠다”며 “남은 임기 동안 구성원들과 더욱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건국대 한 관계자는 “구성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 소통을 하려면 지난해 교수들이 신임투표를 진행 할 당시 했어야 했다”며 “이미 구성원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에 소통하겠다는 회유는 통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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