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균 목원대 특임교수

평균적인 산술로, 연간 10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납부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현실을 떠올리자면 안타깝기 그지없고, 생각 같아서는 모두를 대납하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그러하지 못하는 자괴감이 커지는 이즈음의 마음은 그렇다.

보다 희망찬 미래를 기약하며 준비하는 일환으로 본연의 학업에 충실하기에도 바쁜 우리의 소중한 청년학생들이 학비 조달을 위해 휴학과 아르바이트를 반복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속내는 마냥의 미안함 뿐이다. 그리고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은 어떠할지도 헤아려 본다.

필자 역시 자유롭지 못함을 고백한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큰딸의 경우만 해도 고액과외는 꿈도 꾸지 못했고, 이렇다 할 학원에도 보내지 못했다. 목회를 하면서 매주일의 설교 시간 등을 이용해 보다 아름다운 삶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인 교훈을 주는 것으로 의무(?)를 대신하는 못난 애비였다.

다행이 원하는 대학의 등록금이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지만 여전한 미안함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 대학시절에 꼭 경험하길 바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지난 12년간 목원대 특임교수로서 사회복지와 관련한 강의(노인교육, 건강과 복지, 자신이 디자인하는 사회봉사)를 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소록도에 대한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았다. 소록도에 대한 소개는 물론이고 배경과 현실에 대한 비유를 들어 방문을 권유해왔다. 기왕이면 사회복지와 관련한 직업을 꿈꾸고 있다면 적어도 1박2일 정도라도 자원봉사는 함께하면 어떻겠냐는 당부와 함께.

다행이 자원봉사 참가자는 해마다 늘어났고 근래에는 몇백명으로 확대됐다.(지금까지 6000명 이상이 참여) 대학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줬고, 총동문회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미 졸업을 했음에도 때가오면 찾아오는 동문들이 해마다 늘어난다는 것이다.

필자는 목회를 천직으로 삼고, 섬기는 입장이지만 그분들의 종교도 이유도 알지 못한다. 다만 자원봉사가 가져오는 행복을 말로 표현하지 않을지라도 이미 경험적으로 체득했으리란 믿음이 있을 뿐이다.

그들의 상당수는 당장에 주어진 자신의 어려움 보다 더욱 어려운 이 땅의 소외된 이웃의 존재를 확인하고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복지업무를 평생의 과업으로 결심하고 일선에서의 최선을 다하는 벗이기도 하다. 하지만 전혀 다른 직업에 종사 하면서도 일부러 짬을 내어 함께해주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몇백명의 이동과 식사등에 소요되는 경비를 충당해주시는 후원인들은 반드시 익명을 요구한다.

이 땅의 대학생들께 부탁드린다. 여러모로 어려운 현실을 알고 있지만 지성인으로 평가 받는 대학생이라면 부디 그에 어울리는 사명을 떠올려 주길 바란다. 21세기에 접어든 이즈음에도 여전히 소중함은 지식인과 지성인의 차이란 생각이다. 우리가 꿈꾸는 “함께 웃는 세상”은 구호가 아닌 현실이면 좋겠습니다. 그러한 일환으로 자원봉사를 고려하면 더욱 고맙겠다. 자원봉사는 학점도 아니고, 캐리어도 아닙니다. 그렇지만 삶의 가치를 확인하는 하나의 과정일 수 있다. 정녕 강요된 자원봉사가 가능한가? 

대학시절의 소중함을 가득 채우는 기록 또는 자긍심으로 자리할 기회를 함께 나누면 좋겠다. 여전히 손잡고 격려하는 이웃과 함께. 필자 또한 그 길을 같이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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