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논란 김진규 건국대 총장 사퇴요구 확산

구성원 등돌리고 원로교수 가세 "물러나라"… "소통하겠다"

[한국대학신문 송아영 기자] 김진규 건국대 총장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불신임과 해임요구가  거센 가운데 학교법인 건국대 이사회가 석연찮은 김총장 감싸기를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장 임면 권한을 가진 사립학교 이사회 특성상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 대다수가 도덕성 논란, 자질부족, 졸속 대학개혁 등으로 해임요구를 하고 있는 총장에 대해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이유가 뭔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2일 교수총회를 열고 해임권고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15일 교수협의회와 직원노동조합(이하 직원노조)은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임권고 최후 통지서를 발표했다.

김총장에 대한 해임권고는 하루아침에 진행된 것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말 단과대별 실명 성명서 발표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교수협의회에서 총장 신임투표를 실시했다(85.9% 불신임). 올해 4월 30일 직원노조에서도 총장 신임투표를 진행했으며(89.5% 불신임), 5월 2일 열린 교수총회에서 95.1%로 총장해임권고안을 의결했다. 최근 주요 보직을 역임했던 원로교수들까지 나서 김 총장의 사퇴를 법인에 강력 촉구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이사회는 최근 비공식 간담회에서 김진규 총장에게 겸직 사퇴와 연봉 인하를 권하는 권고안을 전달했다. 권고안에는 △연봉 및 업무추진비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낮출 것 △총장 이외 보직에서 전부 사퇴할 것 △학내 구성원과 소통을 확대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건국대 이사회는 1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10일 회의에 참석한 인원은 김경희 이사장을 포함해 6명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권고에 대해 원로 교수 A씨는 “이사회 구성원이 총장에게 전달한 권고안에 김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빠져 있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사회 권고에 이어 김진규 총장은 15일 학원창립기념사에서 “학교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하시는 마음으로 구성원들과 더욱 소통하라는 당부를 포함한 이사들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고 총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의무부총장과 미국 퍼시픽스테이츠대(PSU) 총장의 겸직에서 물러났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사회의 조치와 김 총장의 총장직 수행에 대해 교수들과 직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교수, 직원들은 15일 열린 개교기념식이 참석했다가 김 총장의 축사가 시작되자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처럼 김 총장을 둘러싼 구성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지만 학교법인 이사회는 애매한 입장만을 보여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이 같은 이사회의 입장에는 서울대 의대 교수였던 김 총장을 총장으로 최종 선임한 것이 결국 이사회인데다, 김 총장 취임 이후 건국대병원과 골프장 등 일부 수익사업체의 경영개선 등의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총장 취임 후 건국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됐으며, 정식 개장조차 불투명했던 파주 골프장은 김 총장이 운영위원장을 맡으며 3월 개장해 정상영업단계로 진입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김 총장 취임 후 병원과 골프장 등 경영성과를 들고 있으나 교수와 직원들은 이마저 ‘월권과 전횡’의 사례라고 말하고 있다. 대학총장이 경영사업체까지 관여한 셈이기 때문이다.

건국대 교수와 직원들은 “병원과 골프장 등의 일부 경영적 성과만으로, 3만여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교육하며 수많은 교수와 직원 등 구성원을 이끄는 건국대 총장이자 건국가족의 리더로서의 중차대한 하자와 부적절함을 덮을 수는 없다”가 강조하고 있다.

이사회가 김진규 총장 감싸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직원노조가 김 총장의 발전기금 모금 허상, 성희롱 발언 등을 폭로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17일 건국대 직원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장이 지난해 9월 2일 감사원 감사를 마친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약 20여분 간 농도 짙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 이 관계자는 “이 자리에 참석했던 여직원들은 김진규 총장의 발언을 들었을 때 너무나 민망하고 그 자리에서 남자직원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치욕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해당 부서장은 오찬 후 여직원들에게 이 일에 대해 절대 함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성희롱 발언에 이어 18일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는 ‘김진규 총장의 발전기금 모금액의 허상을 밝힌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김 총장은 취임 이후 2년간 150억원의 기부금을 유치했고 이는 전임 오명 총장이 4년간 70억 원의 기부금을 유치한 것에 비한다면 4배의 실적을 올린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교수협의회와 직원노조가 연도별 대학 결산서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김 총장의 취임 이후 기부금 유치 실적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진규 총장의 리더십 부재에서 도덕성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열릴 건국대 이사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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