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여건·재정·특성화 평가로 7개교 ‘옥석 가리기’

 
역량강화사업 추가 지원 등 행·재정 혜택 입고 도약 채비
위기 직면 전문대학 직업교육 방향 제시할 이정표 기대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8월 전문대학 최대 관심사라 할 수 있는 WCC(세계수준의 전문대학) 육성사업 선정대학으로 7개 대학을 발표했다. 4단계에 걸친 전문대학 ‘옥석 가리기’에서 쾌거를 거둔 대학은 거제대학·대전보건대학·연암공업대학·영남이공대학·영진전문대학·울산과학대학·제주한라대학이다. 본지는 교육과학기술부와 ‘WCC 공동기획’을 마련, 이들 대학들이 글로벌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다각적으로로 노력하는 모습을 8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를 통해 WCC 선정 대학의 청사진과 전문대학의 롤 모델을 제시, 전체 전문대학이 발전할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국대학신문 신하영·김기중·김재홍 기자] 지난해 닻을 올린 WCC사업은 역대 전문대학 지원사업 중 가장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1단계 평가에서 전국 146개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교육지표가 높은 상위 40개 대학을 먼저 가린 뒤 2단계에서 재정건전성을 평가했다. 40개 대학의 △교원 연봉수준 △등록금의존율 △연구·학생경비 등 3개 지표를 비교, 해당 대학의 재정 건전성을 평가해 미흡한 10개 대학을 탈락시켰다.

3단계에선 특성화 수준이 당락을 갈랐다. 기관역량 평가 차원에서 △특성화수준 △취업역량 △산학협력역량 △국제화역량 등을 평가해 절반 이상을 탈락시키고 14개 대학만을 추려냈다.

◆ 전문대학 지원사업 중 가장 치열한 경쟁= 마지막 4단계에선 대학 재정지원사업 최초로 산업계 만족도 조사를 벌였다. 만족도 조사는 14개 전문대학 졸업생이 취업한 2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한국능률협회를 통해 △대학인지도 △졸업생역량 △산학협력 만족도 △전반적 만족도 등 4개 영역으로 설문을 진행한 것. 이를 통해 7개 대학을 최종 선정했다. 교육여건부터 재정건전성, 특성화, 산업체 만족도까지 살펴 본 ‘전문대학 옥석가리기’였던 셈이다.

사업 선정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세계수준의 전문대학(WCC)’이라는 대외적 위상이 높아진 것은 물론 내부 구성원들의 자부심도 커졌다. 이들 대학은 대외 업무협약(MOU)·입학홍보·학생모집에서 예전과 다른 분위기를 실감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삼 영남이공대학 기획처장은 “WCC 선정 이후 주변대학의 부러운 시선을 받고 있고 내부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도한신 영진전문대학 산학협력단장도 “대외적으로 우리 대학을 WCC로 ‘특별 취급’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외부 기관과 MOU를 체결할 때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 WCC 선정 대학 “달라진 위상 실감”= 우세진 울산과학대학 기획처장은 “지역 고교에 입학설명회를 가면 달라진 위상을 실감할 수 있다”며 “교과부가 공식 인정한 대학이란 점이 입학홍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입학 성적과 경쟁률이 올랐다. 거제대학과 제주한라대학, 연암공업대학은 신입생 내신등급이 0.5~1등급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 중 거제대학은 전년도 4대 1 정도이던 경쟁률이 2012학년에는 7대 1로 수직 상승했다.

사업 선정이후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은 대학 발전과 특성화에 투자된다. 영남이공대학은 ‘선취업 후진학’에 부응하는 성인학습자·재직자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영진전문대학과 대전보건대학은 우수 학생을 유치, 해외에 취업을 시키는 교육과정을 구축한다. 울산과학대학은 선진 직업교육을 위한 기술교육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WCC 선정으로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별도의 평가 없이 3년간 ‘자동 선정’의 혜택을 받는다. 전문대 우수학생 장학금(대학 당 평균 6600만원)도 일반대학보다 2~3배 더 지급받는다. 특히 올해 역량강화사업에선 5억 원씩의 사업비를 추가 지원받았다. 심화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전공과정에선 4년제 학사학위과정을 별도의 인가 없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 전문대학 위기 극복 과제 주어져= 대신 전문대학이 직면한 현실적 문제를 앞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이들 대학에 주어진다. 현재 전문대학들은 4년제 대학과 특성화고교 사이에 낀 ‘샌드위치’ 처지에 놓여있다. 취업률이 중시되면서 4년제 대학도 잇따라 실용학과를 개설하고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또 정부의 ‘선취업 후진학’ 정책에 따라 특성화·마이스터고를 통한 고졸취업이 장려되고 있다. 실용교육·직업교육이 더 이상 전문대학만의 특성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와중에 WCC 7개교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대학이 어떤 교육모델로 이 위기를 극복하느냐에 따라 전체 전문대학이 영향을 받는다. 대전보건대학 관계자는 “WCC 1기에 선정된 대학은 사실상 국내 최고의 전문대학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이들 대학이 어떻게 하느냐에 전체 전문대학이 관심을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이 어떤 교육모델을 개발하고 대학을 특성화하느냐에 따라 전문대학의 롤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지역의 산업과 자교의 특성화 분야를 연계한 상생 발전, 지역의 특성화·마이스터고와 연계한 ‘선취업 후진학’은 향후 전문대학의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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