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실습교육·취업 3박자 선순환 교육모델

대전충청 취업률 1위 달성해외취업 문도 활짝
1인 3자격증 취득전공 봉사로 인성교육 강조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사이에 낀 ‘샌드위치’ 처지에 놓여 이중고를 겪는다. 대전보건대학은 ‘학생 교육에 대한 투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있다. 산업체 수요에 맞는 직업교육, 보건대학이 갖춰야할 인성교육을 강화해 보건의료 명문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각종 정부 사업 석권…취업률 1위 달성 = 지난해 대전보건대학은 교육과학기술부 전문대학 취업률 발표에서 졸업생 취업률 68.8%(건보DB)를 기록, ‘대전·충청지역 1위(‘가’그룹 5위)를 차지했다. 대전지역 병원에서 일하는 보건인력 중 70%가 이 대학 출신이라 할 정도로 지역 명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건의료 관련 국가시험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주관한 ‘2010학년도 전국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에서 대전보건대학은 평균 합격률 83.7%를 기록했다. 4년제를 포함한 전국 대학의 평균 합격률이 75.8%임을 감안했을 때, 평균보다 8% 포인트 높은 합격률이다.
 
특히 임상병리과와 안경광학과의 경우 전국 평균보다 합격률이 20%나 높았다. 관련 학과가 설치된 전국의 대학을 놓고 봐도 대전보건대학이 발군의 교육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09년 치기공과 국가시험과 2010년 식품영양과 국가시험의 전국 수석도 바로 이 대학에서 배출됐다.
 
이런 탄탄한 교육성과로 지난해에는 교육과학기술부 세계수준전문대학(WCC)육성사업에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 전국 146개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교육여건·재정건전성·특성화·산업체만족도까지 평가, 7개교만 선정한 ‘전문대학 옥석 가리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의 파고에도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비결 역시 ‘교육’에 있다. 학생모집을 위한 다양한 학과 개설보다는 보건의료 특성화에 주력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역량을 쏟았던 점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지난해 WCC 외에도 △교육역량강화사업(4년 연속, 2008~2011년) △전문대학교 대표브랜드사업에 연이어 선정된 게 이를 뒷받침한다. 
 


■지역 연계 산학협력 선순환 모델…대학·기업 ‘상생’ = 학생 교육에 대한 강점은 산학협력에서 나온다. 대전보건대는 현재 총 874개 기업체와 협약을 맺고 학생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인근 대덕연구단지를 비롯해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창 과학단지, 세종시 과학비즈니스벨트 등은 이 대학 학생들이 현장경험을 쌓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WCC사업 계획에서는 이러한 지역여건을 반영한 ‘WCC-HIT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산학협력이 수요자 중심교육을 낳고, 취업률 제고와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이다. 이는 기존부터 해오던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산학협력부터 취업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선 3개의 센터가 구심점이다. 산학연협력지원센터, 현장실습지원센터, 취업창업지원센터 등이 그것이다. 산학연협력지원센터에서는 지역기업과 산학협력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구 단위 협의체를 구성한 다음, 시 단위 협의체로 확대해 나가는 식으로 산학협력의 규모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대학 최초로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산학협력 협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산학협력이 확대되면서 현장실습지원센터는 협력관계를 맺은 기업에 학생들을 배정하고 실습을 내보낸다. 현장실습은 정규과목으로 인정돼 총 10학점이 부여된다. 실습은 보통 2·3학년 방학 중, 학기중에 이뤄지며, 반드시 이수해야하는 과목으로 의무화 돼 있다. 
 

 

■전국 최고 보건의료 특성화…의무부사관과 최초 개설 = 현장실습은 자원봉사로도 이어진다. 보건의료 특성화 대학답게 지역병원과 협약을 맺고 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자원봉사를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치기공과의 경우 인근 지역 달동네나 양로원등에서 틀니 제작 및 수리와 같은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고 있다. 덕분에 2009년에는 대전광역시 ‘자원봉사 최우수대학’으로 선정, 대전시 자원봉사지원센터를 수탁 운영하고 있다.
 
현장실습 과목과 전공 봉사를 마친 학생들은 취업창업센터에서 체계적인 취업지원을 받게 된다. 특히 대학에선 학생 한 명이 최소 3개의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생들은 1학년 때 컴퓨터자격증을, 2학년 때는 심폐소생술 자격증, 3학년 때는 각자의 전공과 관련한 자격증을 취득해 졸업한다. 또 통합적 진로지도 시스템인 ‘Cycle HIT 프로그램’을 가동해 학생들의 진로 로드맵 설정부터 능력개발, 포트폴리오 관리 등을 돕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직업군인으로의 길도 열렸다. 육군본부와 ‘의무계열 부사관과’ 개설을 위한 학군협약을 체결, 2013년부터 대전·충청지역 최초로 의무부사관과를 개설했다. 이는 간호보건계열의 명문 대학임을 인정받은 것으로, 학생들은 재학 중 군·학 연계 교육을 받고 전문 직업군인의 길을 걸을 수 있다.
 
■국제표준 교육과정 수립…글로벌 보건의료 명문으로 = WCC 선정을 계기로 대전보건대학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미 이 대학은 2005~2011년까지 교과부의 학사제도개선 시범전문대학으로 지정받아,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교육과정을 수립했다. ‘국제적 수준의 글로벌 보건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체제 개편 △현장실습과 외국어 교육 강화 △밀착 진로지도 등을 포함해 국제표준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치기공과의 경우 국제표준교육과정을 통해 전공교육을 2트랙으로 운영한다. 1학년 1학기에는 모든 학생이 기초 교육을 받고 2학기부터는 국제반을 편성해 해외취업을 할 인재를 집중 양성한다. 치기공과 120명 학생가운데 30명이 국제반에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 들어가기 위해선 토익 500점 이상을 충족하고 자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작업치료과도 해외로 문이 활짝 열려있는 학과다. 세계 작업치료 연맹(WFOT)에서 교육기관별로 인증을 해주는데 국내에서 연세대·건양대·인제대·한서대·우송대 등 4년제 5개 대학이, 전문대 중에선 유일하게 대전보건대학이 인증을 받았다. 인증 받은 대학에선 해외취업이 가능한 작업치료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국내에서 자격증을 딴 뒤 해외취업이 가능하다.
 
국제교류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2011년 86명의 학생을 미국, 호주,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로 해외 어학연수를 보냈다. 노인보건복지과 외 8개 학과에서 188명을 선발한 것이다. 이들에게는 해외산업체 견학 및 실습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정무남 총장은 “일부 학과는 학생정원의 1/3 이상이 대학이 실시하는 국제교류프로그램으로 해외를 다녀온다. 학생들은 이를 통해 다양한 국제 경험을 쌓고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에서 보건의료 전문교육을 받고 해외에서 기량을 펼치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WCC 선정 이후 학생 자부심· 인지도 상승”
[인터뷰]정무남 대전보건대학 총장

 


정무남 총장은 4년제와 특성화고교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전문대학의 생존법은 “전문대학의 본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고도화된 산업수요에 맞춰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우수인력을 공급, 중소기업과 전문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역할을 할 때 전문대학으로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보건대의 최대 강점은.
“단연 '산학협력'이다. WCC 사업 선정되고 나서 다른 대학들이 벤치마킹과 평가를 한 결과 산학협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산학협력을 잘한다는 점은 수익률을 통해 입증된다. 별도 법인인 산학협력단 예산이 90억이었다. 그만큼 외부에서 재정지원사업비를 많이 받았다는 뜻이다. 이는 산학협력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산학연 공동기술개발 사업에서는 유일한 전문대학으로 선정됐고, 218개 대학 중 우리가 7위를 하는 등 산학협력 부분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업 1년 시행 후 무엇이 달라졌나.
“전문대로서 대표성을 인정받아 2년연속 대표브랜드 사업에서 A등급을 받았다. 현재 전문대는 실용학문을 도입한 4년제 대학과 마이스터고 등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다. 이 속에서 전문대로서 대표성을 얻었다는 점은 앞으로 대학발전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의 자부심도 높아졌으며, 이는 우리대학 학생들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는 결과를 냈다. 연 100여명의 학생이 각종 경진대회에서 수상실적을 거둔다. 신입생 입학성적도 향상됐다. 한동안 입학성적이 내려가던 때가 있었는데, 올해는 작년보다 내신 커트라인이 1~2등급 상승했다.”
 
-대전충청권 취업률 1위 대학이다. 비결은.
“작년 취업률이 68.8%, 올해는 70.3%로 예상되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 산업체와 연계해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을 해 온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산학협력의 힘이다. 동문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외 산업체 곳곳에 5만 명의 동문이 진출해 있으며, 산학협력의 매개체가 된다. 이들은 재학생들과 멘토링을 통해 직업소개부터, 현장실습, 취업까지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학생들의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또 ‘Cycle Hit’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는 산업체 인사와, 재학생 선후배가 멘토-멘티가 되어 현장실습을 돕는 것이다. 이처럼 산학협력과 동문네트워크, 산업체와의 멘토링 등이 취업률 향상의 비결이라 볼 수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대학에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정이다. 우리대학은 사회가 요구하는 명품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학생, 산업체 중심의 실습위주의 교육과정으로 많이 노력을 해 왔다. 사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 교육과정은 교수중심이다. 아직까지도 그렇다. 학생중심·산업체 중심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대학은 여기에 국제표준을 더했다. WCC대학으로서 학생·산업체 중심 교육과정에 ‘국제화’를 입힌 것이다. 급변하는 산업환경에 맞춰 전문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도 더욱 신경을 쓸 것이다. 이를 통해 대전에서 졸업해도 아프리카나 캐나다에서 직업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세방화(Glocalization)를 이룰 것이다. 대학의 인성교육 차원에서도 학생들에게 정직과 신뢰의 가치를 심어주려고 하고 있다. 현재는 치기공과에서 무감독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이것을 모든 과에 보급 확산시킴으로서 정직하고 공정하고 믿을 수 있는 대학문화를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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