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운용은 어떻게 해야 가장 효과적일까. 여기에는 간단한 경제논리가 +적용된다. 돈을 풀어 써야 할 데에는 과감히 쓰고 아껴야 할 곳에는 +예산배정을 줄여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교육기관의 경우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바로 교육의 공공성 문제다. 이윤확대를 생명으로 하는 기업과는 달리 사학은 21세기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학생들을 길러내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학재정에서 지출부문은 크게 인건비, +관리운영비, 연구·학생경비, 투자와 기타자산지출, 고정자산매입지출과 부채상환 등 여섯 부문으로 나누어진다.

인건비: 인건비는 대학의 재정지출 내역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교육여건 개선의 차원에서 본다면 교수 1인당 학생수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는 게 교육학자들의 일반적인 정설이다. 그래서 대학교원의 인건비 비중과 교수 1인당 학생수는 서로 상치될 수 밖에 없다.

교육부에 따르면 98년 현재 교수 1인당 학생수는 국·공립대 28명, 사립대 L52 38.4명이며 전체 교수 1인당 학생수는 33.3명이다.

이중 교수 1인이 60명 이상의 학생을 담당하는 콩나물시루형 대학이 +동양대, 감신대, 가야대 등 5개대나 되며 전체 대학의 64.8%인 85개 대학이 교수 1인당 30-50명 사이의 학생들을 담당하고 있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더욱 악화된 수치다.

이는 대학들이 IMF로 인한 경비절감을 이유로 신규교수 채용은 줄이고 시간강사는 늘려 온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95년에서 98년까지 4년 연속 교수 1인당 학생수가 40명 이상인 +대학이 28개대에 달하고 이들 중 수도권에 위치한 대학은 무려 17개 대학이나 된다.

<표1>교수 1인당 학생수가 4년 연속 40명 이상인 대학(단위:명)
대학명 95년 96년 97년 98년
가야대 50 66 75 96
감신대 54 56 61 70
강남대 41 45 49 48
경기대 45 46 45 45
경남대 48 47 48 47
경성대 42 43 44 43
관동대 43 45 46 52
광운대 50 44 47 52
국민대 46 45 48 49
대구대 41 41 40 41
동덕여대 41 43 45 46
동양대 42 42 47 62
명지대 44 42 42 44
부산여대 40 44 45 49
부산외대 53 47 46 50
상명대 40 44 45 47
서울신학대 42 55 52 50
성결대 40 44 46 49
성신여대 40 44 45 47
세종대 43 40 43 44
숙명여대 41 42 43 40
숭실대 47 45 45 47
안양대 43 44 47 51
전주대 45 47 50 52
청주대 42 42 44 44
침례신학대 55 54 59 59
한국외대 45 43 40 40
호남대 41 42 42 44

법정정원 대비 재적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들 대학들은 그만큼 +교육여건 개선에 게을리해 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보직교수 운용에 있어서도 아직 거품이 걷히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학진흥재단에 따르면 97년 사립대학 총 교원 2만3천7백43명 중 +보직교수는 7천3백59명으로 31%를 차지했으며 98년에는 이보다 1.4% +감소한 29.6%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보직교수 비율이 소폭으로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보직교수 비율이 10-20%까지 내려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직교수가 많으면 강의시수가 비보직교수에 비해 적게 배정되고 타교수들의 강의 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강의 질이 저하돼 학생들만 손해를 본다는 것.

더구나 사립대 보직교수 1인당 평균 보직수당도 전년도 3백3만원에서 올해3백9만원으로 오히려 증가돼 사립대 재정운용의 파행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관리운영비: 관리운영비는 대학내의 시설관리에 소요되는 비용과 +여비·차량유지비·제세공과금 등 일반관리비, 교직원 복리후생비와 회의비·행사비 등에 지출되는 비용을 말한다. 98년 현재 대학 총예산 대비 업무추진비가 3%를 넘는 대학은 한국체육대, 금오공대, 동신대, 한국기술교육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표2> 대학 총 예산대비 업무추진비 비율 상위 10개 대학
대학명 97년 대학명 98년
한국기술교대 5.34 한국기술교대 4.4
금오공대 3.2 동신대 3.8
한국체육대 3.1 금오공과대 3.7
동신대 3.0 한국체육대 3.0
위덕대 1.9 대한기독대 2.2
한동대 1.8 대구예대 1.8
대구예대 1.8 한국해양대 1.6
감신대 1.7 감신대 1.6
광주가톨릭대 1.6 위덕대 1.4
한영신학대 1.6 제주대 1.4

일명 판공비로 불리고 있는 업무 추진비는 일반적으로 기밀비, 접대비 등을 지칭한다.

서울지역 주요대학 중에는 업무추진비 속에 출입처 기자들의 연간 점심 식사비와 심지어 고스톱 비용까지 포함된 학교가 있을 정도로 판공비 운용이 제멋대로다.

영리활동을 하는 기업체가 아닌, 대학의 과다한 업무추진비는 교육목적비로 돌려 재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학비감면: IMF로 인해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져 대학생들의 학비부담이 어느때보다 높아져 가고 있다. 고통분담차원에서 학비감면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게 대학생과 학부모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그러나 94-98년 전국 사립대 학비감면 현황을 보면 등록금 대비 학비 감면률이 10%에 미달하고 있다. 이는 대학들이 '교육부령, 학교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규칙 제 3조 제4항'에 규정된 '10%이상 면제' 조항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국 사립대학 중 97년도보다 98년에 학비감면 비율이 감소한 대학은 세종대, 성균관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전체 대학의 34.5%인 35개대에 달했다.

한양대, 대전대, 원광대 등 12개 대학의 경우 줄여야 할 업무추진비는 늘리고 학비감년비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표3> 전년대비 업무추진비 비율은 증가하고 학비감면율은 감속한 대학 (단위 : % )
대학명 97년대비 98년 감소율
업무추진비 학비감면
대전대 0.1 -0.4
세명대 0.1 -0.3
이회여대 0.1 -0.6
한양대 0.1 -0.2
침례신학대 0.1 -2.1
호남대 0.1 -0.9
동양대 0.2 -3.2
건양대 0.2 -0.6
영남신학대 0.2 -0.3
고신대 0.3 -1.4
원광대 0.3 -0.6
동신대 0.8 -0.7

이월·적립급: 지난 9월28일 본지 1면에 보도된 '전국 96개 사립대 +이월적립금 2조원 보유'기사는 대학가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기사는 이화여대, 덕성여대, 한양대, 경희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평균 1천억대의 이월적립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보도 이후 서울지역의 한 명문사립대는 1천억원에 달하는 이월적립금 자체를 부인하는가 하면 대학관계자가 해당 대학 학보사를 직접 찾아가반론기사를 주문하는 등 파장은 의외로 컸다.

그만큼 이월적립금 문제는 사학재정운용의 난맥상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사인이다. 이월금 존재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것 없지만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데 비난여론이 쏠렸다. 즉 대학들이 예산편성시 충분한 검토보다는 뻥튀기로 편성하는 예가 많고 예산집행도 주먹구구식이어서 재정운용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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