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숭실대 공동기획]‘책 속에 대학 미래 있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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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권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 ‘역사란 무엇인가’

청년은 우리의 미래다. 미래는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책 읽는 청년에게서 우리는 미래를 읽어낸다. 본지는 숭실대와 공동으로 ‘책 속에 대학 미래 있다’를 연재한다. 책 읽는 청년을 길러내는 숭실대 독서후기클럽 교수들의 인터뷰를 8회에 걸쳐 릴레이 연재한다. 청년들에게 미래의 빛을 밝히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번 공동기획이 보탬이 되길 바란다. <편집자주>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이 시대 청년들의 역사인식이 너무 빈곤합니다. 신자유주의의 격랑에 빠진 학생들이 각개전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함께 큰 배를 건조해야 하는데 자기 몸 구할 좋은 널판지만 찾고 있어요. 역사라는 거대담론에 정통해야 미시담론, 즉 자신의 미래 좌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에드워드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김회권 숭실대 기독교학과 교수(교목실장, 사진)는 숭실대 독서후기클럽 지도교수 24명 중 한 명이다. ‘하나님 나라 중심의 책 읽기’를 주제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5학기째 독서후기클럽을 운영해오고 있다.

클럽에서는 한 학기에 4권을 정해 권당 3주에서 4주 정도 같이 책을 읽고 토론을 벌인다. 학생들은 토론 후 ‘토론후기’를 내야 한다. 김 교수는 이를 읽고 비평해준다. 책을 읽을 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작은 것에 집착하거나 주제를 벗어나거나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김 교수는 이번 학기에 지그문트 바우만의 <사회학적으로 생각하기>, J.C 라일의 <거룩>,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과 함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고 토론하고 있다.

김 교수가 <역사란 무엇인가>를 만난 것은 대학 1학년이던 1979년이다. 당시 대학생들의 필독서였고 “모르면 대화를 못할 정도”였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민주화가 한창이던 시절, 좌파혁명의 역사적 의미를 해석한 책으로 통했다. 독재 타도의 당위성을 부여하고 ‘부르주아 사회를 깨부수는’ 희망을 준 책이기도 했다.

“7080세대이던 우리는 큰 배를 만들기 위해 민주화운동에 헌신했지요. 지금 젊은이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아버지 세대와 다릅니다. 이 책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은 지금 젊은 세대에게 절실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의 방점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 찍혀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역사가는 과거 사료들 중 의미 있는 것을 선택하고 이를 현재에 부각해야 한다. 이러한 일은 왜 하는가. 바로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서다. 여기에서 말하는 미래는 ‘진보’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인류는 진보할 수 있을까. 김 교수는 “진보란 함께 사는 능력의 증가”라고 설명했다.

“사실 이 책이 운동권 세대에게 호응을 얻은 이유는 소비에트 혁명과 마오쩌둥 인민대약진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죠. 민중 봉기에 의한 혁명이 진보라는 시각이 대세이던 시절이었어요. 이 책을 읽는 지금의 학생들은 공민의식과 함께 우리 역사에 대한 부담감도 함께 갖게 될 겁니다. 지금 세대가 누리는 신자유주의는 우리 앞 세대 역사의 산물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전 젊은 학생들이 전태일의 역사, 그리고 유신의 역사부터 정확하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신자유주의의 무차별적 공격에 ‘공동체’라는 거대한 배를 만들어 대응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가 <역사란 무엇인가>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분명하고 명확하다. 역사의 진보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어떤 세상을 만들지 고민하라는 것. 그래야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역사라는 거대 목표에 응답하는 개인만이 참다운 개인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에 책임을 지는 ‘퍼블릭 시티즌십(Public Citizenship)’. 이게 바로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거고, 지금 학생들이 매달리는 스펙 쌓기보다 더 중요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책이 주는 의미도 변했다. 김 교수는 대학 시절에는 사회주의 혁명 관점에서 책을 읽었지만 이제는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분석한다. 책에서는 6개 장 중 3장 ‘역사와 과학과 도덕’에서 종교에 대한 이야길 다룬다. “역사는 점점 더 인간의 삶을 진보시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하나님이 바라시는 것은 노예처럼 복종하는 게 아니라 진보에 투신하라는 것 아니겠느냐”며 “인류가 진보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자아와 공동체의 극댓값적 확산이 필요하다. 이건 기독교적인 관점과도 맞는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경험’이 쌓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이도 들었고 여러 경험을 했기 때문에 다양한 관점에서 텍스트를 읽을 수 있게 됐어요. 얼마 전 <레미제라블>을 다시 읽고 <토지>를 다시 읽었습니다. 처음 책을 읽었을 때와 확실히 달랐어요. 모든 책이 그렇습니다. 독서는 반복되고 누적되는 행위입니다. 그러니 나이가 들어서도 반복하고 반복해 책을 읽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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