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전북대 전임입학사정관

8월부터 지원서 접수가 시작될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전형은 전국 125개 대학에서 4만 6337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전체 수시모집 인원의 19.1%에 해당한다. 지난 2012학년도 121개 대학에서 3만 8931명을 선발한 것과 비교하면 7406명이 증가한 수치다. 올해 입학사정관전형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원자 1인당 수시모집 지원 횟수를 종전과 같이 무한대로 허용하지 않고 6회로 제한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인성평가가 지난해보다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이에 일조한다는 취지다.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인성평가를 강화한다고 해서 금세 학교폭력이 사라지거나, 감소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고교와 대학 간 연계를 통한 공교육 활성화가 입학사정관제의 중요 도입 취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교와 대학이 지속적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할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그래서 각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인성평가 항목과 평가요소를 신설해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바른 인성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전형에서 학생들의 인성평가를 강화하고 점차 이를 확대해 나간다는 게 주된 취지다. 급하게 서두른 감이 없지 않지만, 이러한 노력이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고교 현장에서는 좀 더 꼼꼼한 관찰과 기록, 그리고 대학에서는 인성과 학교폭력과의 연관성 있는 평가요소 등을 개발해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차제에 전북대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3월부터 일선 고교 학교생활기록부에 인성 발달 사항을 핵심 요소별로 기록하도록 한 것에 착안, 이를 평가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학생부의 인성 발달 사항 등과 연계해 2013학년도 입학사정관전형에서부터 인성평가 항목의 배점을 상향조정하는 등 적극 반영해 평가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해 노력한 학생은 좋은 평가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전북대는 이 외에도 입학사정관전형의 자기소개서 양식에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등의 항목을 공통양식으로 신설해 학교생활 중 이를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자기소개서에 기재하도록 할 계획이다. 즉 ‘학교생활 중 배려·나눔·협력·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기술하시오’라는 문항이 자기소개서에 들어가는 것이다.

또한 1단계 평가 시 학교폭력 관련 기록내용 유무를 확인하는 난을 신설해 학교폭력 관련 학생부 기록 내용을 입학사정관전형에서 필수적 평가항목으로 채택할 방침이다. 2단계 심층면접에서도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등에 기재된 인성요소에 대해 질문하고, 학교폭력과 관련된 징계내용 등이 학생부에 기록돼 있는 지원자에 대해서는 ‘인성평가 추가면접’을 최소 5분 이상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인성평가를 통해 입학사정관들이 색안경을 끼고 지원자들의 인성분야에 대한 감점 요소만을 찾아내려는 것은 아니다. 그 반대의 관점에서 평가에 임한다는 점도 사전에 공지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학생들이 학교폭력 상황에서 방관자로 머무르지 않고,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경우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면 지원자들의 부담을 한결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입학사정관전형이 인성만을 평가한다든지, 단기간에 지원을 결정하고 준비할 수 있는 전형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인성까지 잘 갖추어진 학생이라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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