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 대전광역시교육청 서부다문화교육센터장/배재대 가정교육과 교수

▲ 김정현 배재대 교수
서양 세계에 우리 한국을 최초로 소개한 네덜란드인 하멜이라는 선원 이래 수 백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외국인이 전혀 두렵지도 낯설지도 않은 다문화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은 전체 인구 비율로 보면 큰 비율은 아니지만, 한 해에 20%가 넘는 증가 추세를 보면 한국사회의 다문화사회 이동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바야흐로 다문화 국가가 되어 가는 것이다.

다문화시대를 긍정적으로 보는 측면에서는 ‘더불어 사는 사회, 글로벌한 사회’로 이야기한다. 그러나 다른 한 편에서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86.5%가 한국인의 순수 혈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문화공존에는 부정적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은 73.4%가 자신을 ‘한국인’으로 여기고 있다는 또 다른 조사결과가 있다. 즉, 우리의 다문화적 이해 수준은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반면에 우리나라와 같은 단일민족이, 단일문화에 익숙한 우리들이 이렇게 다문화시대를 맞이하여 세계에서 유래 없이 빠르게 정착되어 간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의 다문화가정은 ‘다문화’란 용어로 인하여 범주화되고 구분되어지는 것에서부터 부작용은 나타나는 것 같다. 마치 한국사회의 새로운 소외계층으로 편입되고 있는 현상으로 보여진다. 다문화가정에서는 개인이 느끼는 문화충격과 높은 문화적응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개인과 가족 전체의 위기가 초래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이러한 현상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 실상이다. 다문화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서 전혀 다문화스럽지 않은 진정한 다문화사회는 언제쯤 올까? 고민하고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하면 할수록 우려되고 걱정되는 문제점도 증가한다. 그러나 우리는 끊임없이 노력을 하고 있고 또 고민하고 생각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준비해야 할 진정한 다문화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동화와 배제의 정책을 넘어 차이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공존의 문화사회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우리가 진정으로 올바른 다문화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정확하게 진단하여 대처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인식변화이다. 우리는 정부차원이던, 개인적 차원이던 다문화주의를 받아들여 다문화사회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인간 존중과 시민의식, 생활문화적응 및 창조를 고양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할 것이며, 그것에 맞춰 교육,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적절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즉, 다문화가정의 구성원은 분명히 한국인으로서, 우리 사회의 인적자원이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전문가가 필요하며, 이에 따른 대학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전문적 지식과 소양을 갖춘 인력으로 양성되어 체계적인 교육을 통하여 다문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며, 이는 지역사회적 국가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역할과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세계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우리 한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우리나라만의 다문화교육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 또한, 대학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특히 미래 세대인 대학생들이 다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 기반에는, 우리가 맞이해야 하는 다문화시대는 다양한 사람들, 인종도 다르고 국적도 다르고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 나누고 소통하고 또 부딪치고 충돌하고 화해하는 그냥 우리들 일상에서 일어나는 모습들과 같이 그런 생활 속에서의 모습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이것이 진정한 다문화시대를 준비하는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