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ㆍ대기업만 간다고 하면 희망 적어"

"여러분은 실패가 자산이다. 실패해서 상당한 자산을 얻었는데 재기를 못하고 없어지면 낭비다."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무기로 창업해 국내를 넘어 세계를 상대로 활동하는 젊은 창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이렇게 격려했다.

제127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겸한 이번 행사에는 20∼30대의 창업 희망 학생, 벤처 사업가와 기업인, 교수 등 220여명이 초청됐다. 이 자리에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김석동 금융위원장 등도 참석해 의견을 듣고 정부 지원책을 강구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이 벤처를 시작해서 리스크테이킹(risk takingㆍ위험 감수)을 해야 하는데 실패해서 신용불량자가 되면 어떻게 할까 하고 도전을 하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대기업들도 부도의 경험을 겪고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나이로 보면 몇 번 실패해도 괜찮은 나이"라면서 "우리 정부나 금융기관, 중소기업청 등 여러 곳에서 창업을 시켜보려고 굉장히 애를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벤처사업을 하다가 실패해서 돈을 못 갚는 것은 파렴치도 아니다"라며 정부가 다소 손실을 보더라도 청년 창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한 길만 따르려 하지 않는 이들의 도전정신을 치켜세웠다.

이 대통령은 "대학 도서관을 가보면 학생들이 대기업을 가거나 공무원이 된다고 열심히 하는데 그러면 희망이 적다"면서 "창업을 하겠다고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게 본다"고 강조했다.

앞서 학생 창업가들이 개그콘서트의 `네가지' 코너를 패러디해 자신들에 대한 편견을 꼬집기도 했다.

한 IT 창업인은 "창업을 한다니까 호떡 장사할 거냐고 무시한다. 물론 호떡 장사를 안 한 것은 아니다. 여기 호떡 장사해 본 사람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통령이 손을 들자 "대통령 스펙(경력)도 호떡 장사다. 나도 성공해서 스티브 잡스처럼 되겠다"고 말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35억원에 달하는 김치를 수출해 `김치 대통령'이 되겠다는 26세의 사업가가 성공 사례를 발표하자 안아주며 격려했다. 또 16세부터 창업해 애완견 배설물 수거기를 전 세계로 판매하는 25세의 여성 CEO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또 이 대통령은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과 창업인들이 질문을 적어 날린 종이비행기를 받아 `멘토'로서 직접 답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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