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부터 철저한 교육 … 매사 최선 다하는 인재로

총장, 교수, 직원 모두 힘 합쳐…취업률 60% 달성

한세대 총장실에 들어서면 ‘취업률 그래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학과별 취업률 현황을 나타내는 이 그래프는 1주일에 1번씩 업데이트 된다. 김성혜 총장은 직접 학생들의 취업을 챙기며 취업률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올해 취업률 60% 이상을 달성했다.

“교수부터 직원까지 모두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학생들에게도 대기업만 무조건 선호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추고 입사해 도약할 기회를 잡으라고 조언한다.”

최근 대학들이 수시모집을 시작한 가운데 어떤 신입생이 들어오길 원하는지 묻자 김 총장은 망설임 없이 “열정이 있는 학생”이라고 말하며 “무슨 일을 맡겨도 최선을 다하는 학생이 좋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출간한 저서 <음악이 없어도 춤을 추자>를 통해서도 ‘열정’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음악이 있어야만 춤을 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 속 열정만 있다면 음악이 없어도 춤을 출 수 있다”며 “어떤 어려운 환경이라도 그 환경이 아닌 마음에 집중하고 노력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살다보면 누구나 어려운 환경에 부딪힌다. 이때 낙심하고 좌절하는 사람이 되지 말고 희망을 갖고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했다. 어려운 환경에 닥쳐도 낙심하지 말라는 응원의 말이기도 하다. 음악이 없어도 춤을 추자는 것의 의미는 내 속에 열정을 갖고 마음에서 끓어오르는 그 열정으로 음악 없이도 춤을 출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자는 것이다.”

 
- ‘열정’을 특별히 기를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열정’을 위한 특별한 강의 보다 교수들에게 모든 강의에 열정이 스며들도록 하라고 강조한다. 저도 지난 1학기 직접 ‘스피치 강의’를 개설해 진행했다. 말을 잘 못하면 열정도 없어 보인다. 스피치 강의를 통해 학생들이 조리있고 강력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총 20명을 대상으로 강의했는데 학생들의 호응도 좋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학생들이 학기 초에 비해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도 길러졌고, 다음 학기에 또 개설해 달라는 요청도 나왔다. 처음 개설했는데 반응이 좋아 다행이고 감사하다.”

- 교수 채용 시에도 ‘열정’을 중요하게 보는지

“좋은 교수보다 열정이 있는 교수가 좋다. 학벌 좋은 교수, 잘 알려진 교수 보다 학생들을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끼며 교육하는 교수를 원한다. 부모같이 자식을 사랑하는 교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수 개개인에게 ‘당신 자식입니다’라며 학생을 맡긴다. 교수는 4년 동안 자신이 맡은 학생을 취업할 때까지 책임지고, 취업이 된 후에도 잘 적응하는지 돌보게 한다. 이 같은 교수들의 보살핌 덕분인지 학생들의 중도 탈락률도 낮아졌다. 사실 교수들은 그동안 학생 탈락률에 큰 관심이 없었다. 최근 학생이 탈락할 경우 교수에게 사유서를 쓰도록 했다. 그 이후 교수들이 학생들을 타이르고 밀착 케어를 하면서 탈락률이 많이 줄었다.”

- 10여 년 동안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당초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한세대에 온 지 17년이 됐다. 처음에 학교에 왔을 때 학생들의 고개가 모두 밑으로 떨어져 있었다. 얼굴도 잘 마주치지 않았다. 원하는 대학에 떨어진 학생, 그래서 좌절한 학생들이 많았다. 어떻게 하면 이 학생들이 고개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이들의 얼굴에 웃음을 찾아줄 수 있을까, 자신감을 갖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리고 학생들이 자존감을 갖고 다닐 수 있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동시에 한세대 구성원들에게도 강조했다. 우리는 ‘한세’라는 꼬리가 있는데, 그 꼬리표를 자신 있게 내세우기 위해서는 구성원 스스로 학교를 사랑하고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그래야 한세대의 이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세대만의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한세대는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규모가 작아 학교 전반을 컨트롤 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다. 교수도 130명 정도로 많지 않아 서로 의사전달이 빠른 편이다. 타 대학과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은 특성화 분야 육성이다. 디자인 분야는 이미 특성화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 다음이 예술계열이다. 최근에는 클래식도 좋지만 시민들에게 쉽지 다가갈 수 있는 뮤지컬 쪽으로 특성화하고 있다. 저도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고전적인 클래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것,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것들을 개발하고 있다.”

- 대학마다 취업률 전쟁이다

“올해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 60%를 넘었다. 다른 대학에서 취업률을 어떻게 높였는지 궁금해 한다. 교수는 물론 직원들도 취업에 발 벗고 나선 덕분이다. 힘든 점도 있었다. 학생들을 취직시켜주려 해도 대기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아 눈높이가 맞지 않았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수준을 조금 낮춰서 먼저 들어가면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학생들에게 한 걸음 또 한 걸음씩 도약하라고 교육한다.”

- 사회 전체가 반값등록금을 외치는데

“반값등록금으로는 사실상 어렵다. 사립대는 국립대와 달리 국가에서 지원을 받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사립대의 등록금을 줄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등록금이 잘못 쓰여진다면 등록금을 줄이거나 감사할 필요는 있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학교 발전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라고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재정도 여유가 있어야 한다.”

▲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
- 정부의 고등교육정책에 대한 견해는.

“(지표 관리를 통한 구조조정이)어떤 면에서는 학교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대학을 억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은 자율성이 존중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간섭이 너무 많고 일률적인 잣대로만 평가한다. 학교의 실태는 고려하지 않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 또한 문제다. 취업률도 마찬가지다. 정부에서 취업을 강조하다보니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교수들도 취업률 올리기에 매달린다. 취업률이 높아지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좋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노력들을 계속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 대학 입시에서 수시모집의 비중이 높아졌다

“우리 대학은 원래 수시에 큰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적게 뽑았는데, 수시로 뽑은 학생들의 데이터를 보니 정시로 들어온 학생들보다 중도 탈락률이 더 낮고 학교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러한 결과를 반영해 최근에는 수시모집 인원을 늘리고 있다. 동시에 수시와 정시로 들어온 학생들의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비교해 모집인원을 조정하고 있다.”

- 한세대가 원하는 인재상은

“열정을 가진 인재다. 무슨 일을 맡겼을 때 그 일에 매진하며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면 곤란하다. 대학에 들어와서 노는 학생이 아니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 심지어 악착같이 공부하는 학생이 좋다. 그래서 신학과는 입학하자마자 히브리어를 공부시킨다. 히브리어는 공부하기 어렵기로 소문났다. 다른 학과들도 입학 전부터 전공 관련 교육을 시키면서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를 일찍부터 만들어주고 적응토록 하고 있다.”

■ 김성혜 총장은…
이화여대 음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피아노 석사, 미국 맨해튼음대에서 석사, 미국 오랄로버츠대에서 목회학 박사를 받았다. 1981~1995년 호서대 예술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예술대학장, 사회교육원장 등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호서대에서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5년 한세대 음악학부 교수로 부임해 한세대 대학원장, 부총장을 거쳐 2001년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
정리 = 송아영 기자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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