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영 著 <행복의 충격>

 
“자정의 어둠 속에도 지중해는 항상 최초의 아침이다. 내 최초의 영원한, 내 최초의 청춘이다.”(「행복의 충격」‘세계 최초의 아침’ 중)

1969년 가을. 스물아홉 살의 저자는 지중해로 떠난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떠나는 일이 손쉬운 시절이 아니었다. ‘떠난다’는 것은 제법 큰 용기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 무방비 상태로 떠난 그곳에서 그는 ‘최초의 낯선 시간’을 견디며 처음으로 슬픔뿐만 아니라 행복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그는 몇 년간 프로방스, 이탈리아, 로마, 베네치아, 스페인을 아우르는 지중해 연안을 여행한다. ‘행복한 생명들의 중심’인 지중해는 그를 새로이 살게 했다. 그가 받은 ‘행복의 충격’은 ‘이미 떠나지 않는 청춘, 문을 걸어 닫고, 책상다리를 하고 아랫목에 앉은 청춘, 잠들어버린 청춘’은 알 수 없는 깨달음을 준 것이다.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사실 말이다.

이 책은 지중해 연안에서 한 젊은 학자가 느낀 ‘행복의 충격’을 담았다. 자유로이 국경을 넘나들고 행복의 외침으로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열린 풍경, 아무것도 없는 전라의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삶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이의 거침없는 ‘청춘의 기록’이다.

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인 저자는 그동안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생텍쥐베리, 미셸 투르니에, 앙드레 지드 등을 우리에게 소개했다. 이 책은 1975년 6월 민음사에서 처음 출간된 그의 첫 저서다. (문학동네,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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