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정학칙 공포… 교수회와 갈등 예상

[한국대학신문 김봉구 기자] 전북대에 이어 경북대도 총장직선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장직선제를 고수하고 있는 국립대는 부산대·전남대·목포대 3곳으로 줄어들었다.

경북대는 26일 총장직선제를 개선하는 내용의 개정 학칙을 공포했다. 사실상의 총장직선제 폐지를 의미하는 개정 학칙에는 ‘총장후보자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되 총장후보자 선정에 관한 세부사항은 별도 규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경북대는 “총장직선제가 대학의 민주화와 자율성 신장에 기여했으나 시행 과정에서 선거 과열, 파벌 형성 등 여러 폐단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이번 학칙 개정이 구성원들의 지혜를 모아 자율적으로 제도를 개선해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북대는 앞으로 개정 학칙에 의거,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총장직선제 방식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함인석 총장은 “학칙 개정이 타율적 강제가 아니라 현행 총장직선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자율적 개정이 되도록 힘쓸 것”이라며 “향후 총장후보자 선정 방식에 구성원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수회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교수회는 지난달 대학본부와 별도로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직선제 폐지 찬반투표를 실시해 ‘현행 직선제 유지’ 결론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대학본부는 교수회가 본부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총투표를 실시했다며 예정대로 총장직선제 개선에 관한 구성원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했다. 이어 교수회에 학칙개정안을 회부했으나 직선제 폐지 반대 입장을 고수하는 교수회가 이를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자 이날 개정 학칙을 공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함 총장은 “제가 학칙 개정을 공포한 것은 교수회를 존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학교가 처한 현실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라며 “학칙 미개정으로 인한 타율적 구조조정과 행·재정적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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