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국고보조금 감사...‘비리백화점’ 행태 드러나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1. 모 전문대학 총장의 오촌조카인 A는 총무처에 근무하면서 5학기의 해외학기제 교육비를 부풀려 신고하고 협정서를 위조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A는 신고된 교육비보다 2억5900여만원을 부풀려 교비로 집행해 그 차액을 챙기고, 학생 명의 계좌를 불법으로 개설해 5억여원을 챙겼다. 챙긴 장학금은 현금 인출해 항공사와 짜고 항공료와 기숙사비로 냈으며, 이후 항공사에서 되돌려 받기도 하는 등 2억2700여만원을 무단 사용했다.

#2. 모 전문대학의 총장 B씨는 교육감 선거 출마를 위해 총장직을 사임하고 다시 신임 교원으로 임용되기 전 3여개월 동안 대학에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대학에서 7000여만원을 받았다. B씨는 지난 2009년 무단으로 호주로 출국한 이후 약 13개월 동안에도 약 2억7500만원을 챙겼다. 또 총장의 아내인 C교수가 지난 2005년 9월부터 35개월 해외에 체류했을 때에도 ‘연구 목적의 해외 연수 시 월급 절반만 지급한다’는 정관을 어기고 전액을 지급키도 했다.

#.3 모 전문대학은 지난 2010년 전체 교직원 118명을 대상으로 제주도 호텔에서 3박4일간 직무연수를 하며 8800여만원을 집행했다. 직무연수지만 교육비는 전혀 집행하지 않고 항공료, 숙박료, 식대로만 8670여만원을 집행했다. 교직원 96명이 부산 호텔에서 1박 2일간 연수를 실시하면서 관람을 즐기고 2300여만원으로 고가의 등산복을 산 다른 전문대학도 적발됐다.

전문대학들이 나랏돈을 펑펑 쓰다가 덜미를 잡혔다. 감사원이 27일 발표한 ‘전문직업인양성지원실태’에 따르면 이들 전문대학의 행태는 가히 ‘비리백화점’으로 불릴 만했다.

감사 결과, 일부 전문대학은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교직원에게 돈을 지급했는가 하면, 교직원 연수를 하면서 보조금을 횡령키도 했다. 연수를 핑계로 외유를 즐긴 대학도 적발됐다. 임의로 장학금 지급 계좌를 개설한 후 가계곤란 학생들이 받는 장학금을 자기 계좌로 입급하는 방식으로 학생들의 돈을 빼돌린 교수도 있었다.

또한 이를 관리하고 감시할 교과부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대한 추진 실태에 대한 컨설팅 현장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은 각 전문대학에 국고보조금 부당 이용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으며, 교과부가 전문대학이 국고보조금을 부당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철저히 점검토록 했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과는 교과부가 2007년부터 2012년 2월 말까지 추진한 재정지원 사업 전반을 점검한 것이다. 감사원은 교과부의 역량강화사업과 관련해 △사업계획 수립 및 운용 △지원 대상 선정 △보조금 집행 △사후관리 등 모두 4개 분야로 나눠 감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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