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수면' 제일 중요-전문가들 조언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7월 31일,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딱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시기에는 남은 기간 동안 집중력을 최대한 높이고 시험 당일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도한 학습량과 심리적 중압감으로 인해 두통, 복통, 소화불량, 목·어깨 통증 등에 시달리기 쉬운 수험생을 위한 건강관리법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살펴봤다.

■수험생 건강관리 첫 걸음 ‘양질의 수면’에서 시작= 수면은 하루 동안 소비된 에너지를 충전하고 뇌에 휴식을 취하게 한다. 학업효율과 관련해서는 숙면(REM)시간이 충분해야 뇌 기능도 활발해져 다음날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수면은 면역기능과 자율신경조절까지 관장하기 때문에 건강과 정서문제에도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실제로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수면 중에는 숙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으로 변하는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시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수면을 취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경우 생활습관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 특히 수험생들이 자주 먹는 커피, 홍차, 에너지드링크, 초콜릿 등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 식품에는 카페인이 함유량이 높아 다량 섭취 시 각성작용을 야기해 수면을 방해한다. 또 교감신경을 더욱 흥분시켜 불안감을 가중 시킬 수 있다.

숙면을 위해서는 취침 전 우유, 치즈, 바나나 등을 소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 이들 식품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트립토판’이 들어 있고 섬유질이 풍부해 소화기능을 높인다. 이와 함께 매일 15분 정도 일찍 잠자리에 드는 ‘조기취침법’을 2주 이상 꾸준히 진행하면 수면사이클을 정상화 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또 향시(검은콩을 발효시킨 한약재), 복령, 오미자 등을 차로 만들어 음용하는 섭생법도 있다. 노영범 부천한의원 원장은 “이들 한약재는 스트레스로 인해 떨어진 간의 해독기능을 높여 소화력을 돕고 부족해진 기운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복령에는 항진된 교감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어 불안증세가 강한 학생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주 아픈 목ㆍ허리ㆍ어깨 스트레칭이 해답= 활동량이 부족하고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수험생들에게 가장 자주 나타나는 것이 바로 목, 허리, 어깨, 엉덩이 등의 근골격계 통증이다. 긴장감이 커질수록 우리의 신체는 그에 반응해 근육, 인대, 신경 등이 수축하면서 통증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실제로 목과 허리통증은 학습과 직결되는 문제다. 통증으로 인해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경추(목)의 근육경결은 자칫 협착을 일으켜 만성적인 두통, 하지저림, 견비통 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근육경직이 심할 경우 혈관을 압박해 뇌의 산소와 영양공급을 떨어트려 두뇌활동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러한 원인은 장시간 학습과정 중 잘못된 자세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책상에서 고개를 앞으로 푹 숙이거나 습관적인 턱괴기, 다리꼬기 등은 척추의 정상적인 곡선에 구조적 변성을 일으키고, 관련 부위의 근육에 부하를 가중시켜 통증을 유발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칙적인 스트레칭이 필수적이다. 하루 3회 이상 목과 허리, 무릎, 어깨 등의 부위를 골고루 최대한 부드럽게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단, 무리하고 과격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신경외과전문의인 이동걸 하이병원 병원장은 “스트레칭은 관절의 가동범위 내에서 천천히 반복적으로 시행해야지 ‘뚝’소리가 날정도로 몸을 꺾거나 휘게 되면 자칫 아탈구(관절면이 불완전하게 접촉하는 것)와 근막 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원장인 말하는 ‘올바른 스트레칭’이란 근육의 신전감(늘어지고 퍼지는 느낌)이 들도록 한 동작당 10초 이상 유지하되 체온상승과 함께 굳은 근육이 이완되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자세교정으로도 통증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진을 받고, 이상이 있을 경우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 같은 약물을 처방받을 수 있다.

■반복적인 ‘이명’ 듣기평가 시간에도 들린다면= 만성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의 경우 ‘귀’에도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소음이나 외상없이도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내이의 혈액순환이 저하되면서 감각세포에 이상이 생기기 쉽다. 이로 인한 대표적인 청각질환이 ‘이명(귀울음)’이다.

‘이명’이란 외부에서 음원자극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다양한 소리가 들리는 현상을 말한다. 물론 정상적인 사람도 이러한 이명을 최소 한번쯤은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적이고 강도가 높아 수면과 일상생활에 장애를 줄 정도라면 수험생에게 치명적이다. 주기적으로 들리는 ‘삐’하는 고주파음이나 매미소리 등이 신경을 거슬려 학습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또 듣기평가시험에서는 청해능력까지 떨어트릴 가능성도 있다.

이명증이 심할 경우에는 우선 마음을 편안하게하고 이명음을 최대한 별 것 아닌 것으로 인지하는 것이 좋다. 불안감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식습관을 저염식으로 개선하고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완화에 좋은 필수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해야 한다. 땅콩, 호두, 아몬드 같은 견과류와 도정하지 않은 곡류 등이 좋다.

이명증상과 함께 평소 뒷목과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있다면 마사지를 통해 이를 반드시 풀어줘야 한다. 목과 어깨를 잇는 부근에는 SCM(흉쇄유돌근)이라는 특정근육이 있어 경결될 경우 뇌와 귀로 가는 혈류작용을 저해해 이명을 야기하곤 한다.

만약 이명증상이 갑자기 온다면 귓바퀴 주변을 아플 정도로 지압해준다. 유종철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귓바퀴 주변에는 이문(耳門), 청궁(聽宮), 각손(角孫) 등 청력과 관련된 혈 자리가 있어 이 부위를 자극하면 이명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평소에도 꾸준히 지압하면 청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이명예방과 완화에 좋은 음식으로는 녹색채소류를 추천한다. 두릅, 냉이, 쑥, 오미자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 채소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아세틸콜린, 비타민A 전구체(베타카로틴) 등 약리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이명을 예방하고 전신건강을 유지하는데 유용하다. 특히 한의학적으로는 ‘사화(瀉火, 허열을 내림)’ ‘조습(燥濕, 나른해지고 몸이 무거운 것)’ ‘개위(開胃, 입맛을 돋움)’ 등의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한약재로도 사용된다. (도움말= 노영범 부천한의원 원장, 이동걸 하이병원 병원장, 유종철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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