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생각 없던 학생까지 모두 지원 ‘천정효과’ 예상

쉬운 수능 정시 불안 높여···상위권 수시지원 늘린다
입학사정관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경쟁률에 영향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오는 16일부터 일부 대학들이 입학사정관전형 원서접수를 시작한다. 본격적인 수시모집 시즌이 도래한 것이다. 올해 수시는 △지원횟수 6회 제한 △미등록 충원 합격자 정시지원 금지 △2014학년도 수능 제도 변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예측이 어렵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시를 미리 전망해 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지원전략을 세울 것을 조언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력연구소장은 “올해 입시는 변수가 많은 만큼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합격 가능성도 달라진다”며 “각 전형별 입시 결과를 예측해보고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수시 6회 제한 ‘천정효과’ 불러오나= 수시에 지원할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하면서 ‘천정 효과’도 예상된다. 6회까지 지원할 계획이 없던 학생들까지 천정효과로 인해 6번 모두를 지원할 수 있다. 또 내신 성적이 안 좋아 수시 지원을 포기했던 학생들도 일부 대학의 지원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수시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결과적으로 수시 6회 제한이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질 확률은 낮은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성적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대학별 합격 커트라인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수시모집은 학생부 성적 외에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논술 △면접 △서류 등 변수가 많다. 때문에 정시모집처럼 상향·하향 지원이란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 수시 추가합격자의 정시지원 금지로 인해 하향 지원하는 학생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기 힘든 것이다. 김희동 소장은 “오히려 수시 합격자가 많아지면 정시 모집인원이 줄어든다는 생각에 정시보다 수시에 집중하는 학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수능이 쉬워지면 수능성적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변별하기 어려워 진다. 한 두 문제 차이로 정시 지원 대학이 달라지고 합격·불합격이 갈린다. 이런 이유로 학생들의 정시에 대한 불안감은 커진다. 이번 수시모집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높이거나 수능우선선발을 이용, 여전히 수시에서의 수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 학생부전형, 지방대 지원율은 감소할 듯= 논술이나 면접 등의 변수가 없는 학생부 100% 전형은 6회 제한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서울·경기 소재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학생부보다는 수능성적이 당락에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전년에 비해 학생부 중심전형의 경쟁률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능 이후 원서접수를 하는 대학은 수능 난이도에 따라 경쟁률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 소재 대학은 수능 성적에 비해 학생부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중복 지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지원횟수가 6회로 제한되면서 경쟁률이 감소할 전망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내신 성적이 전년도 합격 성적에 비해 다소 낮더라도 과감한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 논술전형, 모의평가 따라 경쟁률 갈린다= 논술중심전형은 전년도에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 수능 이후 논술을 실시하는 일부 대학에 7만 여명의 학생이 지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술전형에 지원하는 학생의 60%는 허수 지원이다. 이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로 지원했으나 기대만큼 성적이 안 나와 응시하지 못한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올해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킬 자신감이 없으면 섣불리 지원하지 않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다. 수시 6회 제한으로 학생들의 신중한 선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9월 모의평가의 난이도도 변수다. 이 시험이 쉽게 출제될 경우 수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높은 상위권 대학 지원학생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9월 시험이 어렵게 출제된다면 상위권 대학보다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고려, 하향 지원자가 많아지게 된다.

그렇다고 논술전형 전체 지원자 수에 큰 변화가 생기진 않을 전망이다. 어차피 논술을 준비해 온 학생들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사정관전형, 최저학력기준 따라 경쟁률 달라져= 논술전형과 마찬가지로 적성검사전형은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전형이다. 여기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여러 대학에 중복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전형에선 학생 선호도가 높은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오히려 경쟁률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수시 6회 제한의 영향이다.

입학사정관전형은 내신 성적 외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측정한다. 성적에 자신 없는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전형이지만, 상위권 대학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쉽게 지원할 수 없다. 반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거나 일반전형에 비해 이 기준이 낮은 대학은 지원에 부담이 없다. 이들 대학의 경쟁률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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