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란희 著 <내 아들의 사랑이 남편을 죽였다>

 
전 대남공작원의 아내가 남편을 잃게 된 통한의 사연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태권도 사범인 남편과 함께 해외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살았던 북한 중산층 저자의 가족은 아들의 사랑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평양당국으로부터 쫓기는 도망자가 된다. 북한은 유학생의 연애를 엄격히 금하고 있는데 차씨의 아들이 외국인인 연인과 잠적한 것.

그 숨 막히는 추격의 과정에서 남편이 죽고 남쪽으로도 북쪽으로도 갈 수 없게 된 저자가 가슴을 뜯으며 한 달 반 만에 폭풍처럼 써 내려갔다.

그동안 탈북자들의 증언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차란희는 오랜 재외생활로 국제사회의 분위기와 남한의 실상을 알고 있었고, 자신의 조국인 북한 체제의 문제점과 한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면서도 조국애를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가 그려낸 평양과 북한의 모습은 지금까지 우리가 접했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그곳에서도 사람이 살고 사랑하고 웃음이 넘친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저자와 남편의 깊은 사랑, 저자 부부의 아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 그리고 평양에 남겨진 가족친지를 염려하는 저자의 애절한 마음이다. (푸른향기,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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