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200회 달성한 협성대 사서 최봉길씨

▲ 협성대 도서관 사서 최봉길씨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저보다 더 많이 헌혈한 분도 있는데 이렇게 인터뷰 하는 것이 사실 쑥스럽습니다. 그래도 제 사례를 보고 헌혈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보람 있을 것 같아요. 건강이 허락하는 한 300회 헌혈을 위해 달려가보려고요.”

협성대 도서관 사서 최봉길씨가 14년만에 헌혈 200회를 달성한 사실이 알려져 학내외로 화제가 되고 있다. 최씨는 한 달에 2번씩 수원역 헌혈의 집을 찾아 정기적으로 헌혈하게 됐다. 수원역 헌혈의 집에서는 최씨를 ‘봉담골 최 총각’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최씨가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게 된 계기는 특별하지 않다. 젊은 시절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갔다가 헌혈을 하면 훈련이 면제된다는 걸 알고 재미삼아 시작했다는 게 전부다.

“이후 우연히 헌혈차를 발견하면 종종 헌혈을 하곤 했는데 30회 때 기념패를 준다는 말을 들었어요. 또 헌혈증이 누군가의 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정기적으로 헌혈하게 된 것 같습니다.”

최씨는 헌혈을 위해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주말마다 등산하고 술자리도 피한다. 협성대에서는 최씨로부터 영화표와 헌혈증을 받은 이들이 꽤 된다. 동료가 아프거나 가족이 아픈 동료가 있다면 아끼지 않고 헌혈증을 쥐어준다. 헌혈 후 얻게 되는 영화표 역시 모두 조교나 학생들에게 나눠준다. 물론 헌혈 한 번 해 보라는 권유도 잊지 않는다.

실제로 최씨는 학내외로 헌혈 전도사로 통한다. 협성대 교직원과 학생 뿐 아니라 각종 도서관협회 모임에 가도 넌지시 헌혈을 권한다. 그 때마다 ‘좋은 일 한다’는 말보다 ‘실제로 헌혈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게 최씨의 바람이다.

최씨는 본인보다 남을 챙기는 게 몸에 밴 사람으로 통한다. 학교에서 만나게 되는 교수와 경비, 청소노동자, 학생 할 것 없이 먼저 밝은 인사와 유머 한 마디를 건네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교에 대한 애착도 커 지난해 협성대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되면서 매달 봉급 5%씩 기부하자는 운동이 일어났을 때 기부금을 한 번에 내놓기도 했다.

“처음 그 소식을 듣고 크게 절망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대학구조조정 초기에 경고를 받은 것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도서관 업무나 학생들을 대할 때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기부금도 선뜻 한 번에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도서관에 파묻혀 죽는 게 소원’이라는 최씨는 도서관 발전상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기도 했다. 학생들과 가장 최전선에서 만나는 대학 서비스가 바로 도서관이라는 게 나름의 철학이다.

“명색이 대학 도서관인데 학생들이 ‘책이 없다’고 하는 것만큼 자존심 상하는 일은 없지 않겠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전공서적이나 베스트셀러는 조금이라도 빨리 구입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협성대가 한참 스마트캠퍼스 구축 중이기 때문에 도서관 앱도 더 완벽하게 구현하려고 신경 쓰고 있죠. 이 기회를 빌어 총장님께도 도서관 시설 개선에 조금만 더 관심 써 주시길 부탁드린다는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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