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임씨(42)는 요즘들어 머리를 자주 긁적인다. 처음엔 습관이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가려움증과 물집이 심해져 뒤늦게 병원을 찾았다. 임씨는 최근 잦은회식 술자리와 일주일중 3일이 넘는 야근으로 원래부터 앓고 있던 지루성피부염이 악화됐던 것이다. 예전에는 얼굴에만 피부염이 붉게 일어났는데 지금은 두피까지 가렵고 무엇보다도 어깨에 비듬이 내려앉아 사람들 앞에서 창피함을 당하는 등 지루성피부염 증상이 더 심해졌다.

지루성피부염은 습진의 일종으로 피지분비가 왕성한 부위에 주로 발생하는 만성염증성 피부질환이다. 특히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이면 덥고 습한 날씨때문에 왕성한 피지분비에 땀까지 더해져 지루성 피부염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마련이다. 생후 3개월 이내의 영유아와 40~70세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식습관과 환경의 변화로 발병 연령대가 확대되고 있다. 

지루성피부염 발생의 주된 원인은 과도한피지 분비이다. 호르몬 이상, 스트레스, 외부자극 등으로 인해 피지샘이 자극받으면 피지가 필요이상 분비된다. 피지가 피부표피를 덮으면 땀구멍과 털구멍의 호흡이 힘들어지고, 피부밖으로 배출돼야할 노폐물과 열이 피부 아래에 고스란히 쌓이게 된다. 또한 끈적끈적한 피지위에 노폐물이 달라붙으면서 피부 전체적으로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피부환경이 된다.

그러나 지루성피부염이 발병했을 때 대개 스테로이드제로 피부겉만 치료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테로이드제는 단기적으로는 증상이 완화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피부의 털구멍과 땀구멍을 막아 부작용이 심각하다.

보통 사람들은 피부를 단순히 우리 몸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 정도로 생각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기능은 몸을 보호하는 작용이다. 그러나 피부는 호흡, 흡수, 배설, 감각 작용 등을 담당한다. 특히 피부는 코로 하는 호흡에 비해 5%에 불과하지만 작은 호흡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다시 말해 피부는 몸의 내부와 외부의 기를 주고받는 통로여서 내장이 약해지면 피부가 약해질 수 있고 피부가 약해지면 내장도 약해질 수 있다.

편강한의원 서초점 서효석 원장은 “피부의 겉만 치료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으로 폐를 강화시켜서 털구멍과 땀구멍을 활짝 열어 체내에 축적된 노폐물과 독소를 배출하고 혈액을 깨끗이 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폐가 건강해야 두피와 모발을 비롯한 피부가 건강하다”고 설명했다.

겉으로 보이는 피부증상에만 집중한 치료보다는 폐를 튼튼하게 해서 원인이 되는 독성물질을 피부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조금 더 근본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폐가 튼튼해져 호흡이 제대로 이뤄지면 몸의 면역력이 향상돼 피부염증이나 상처가 쉽게 치유되며, 피부 재생이 촉진된다. 또한 호흡작용이 원활하면 공기를 흡입해 산소를 정화하는 능력과 산소를 몸속 구석구석으로 밀어내는 능력이 좋아진다. 산소가 혈액을 통해 우리 몸에 퍼져 나가면 몸의 열이 내려가고 피부가 열리게 된다. 이로써 피부의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피부 아래 쌓였던 노폐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이것이 피부질환을 재발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이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등산 등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땀이 피부를 자극할 수 있어 운동 후에는 바로 샤워하는 것이 좋고 사우나를 이용해 땀을 흠뻑 흘리고 씻어내는 것도 피부호흡을 촉진해 피부질환 완화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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