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과 폭풍이 몰아치는 세상으로 여러분을 내모는 제 마음이 무척이나 아픕니다. 여 러분, 우리 모두 힘을 내고 희망을 가집시다"

모처럼 내리쬐는 봄볕에도 연단에 선 총장의 목소리가 떨린다.

졸업축사를 듣는 졸업생들도 잠시 사진기와 꽃다발을 내려놓고 단상을 주목한다.

취직을 못해 졸업식장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로 인파도 줄고 졸업식장 주차대란도 없다. 꽃다발도 마지막 2천원, 1천원까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출장사진사에겐 졸업특수란 말도무색하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 구태여 올라오지 마시라고 전화했어요. 교통비도 많이 올랐고 무 엇보다 취직 못해서 죄송해서요"

"내일부터 또 도서관 출근을 할 생각을 하니 참... 하지만 열심히 해야지요"

98년 대학가의 IMF 졸업식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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