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술 전국대학사회봉사담당자협의회장/조선대 학생지원과장

최근 많은 대학들이 대학기관 평가와 관련하여 대학사회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80%에 육박하는 대학들이 사회봉사를 교과·비교과영역 또는 다양한 이름으로 대학사회봉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수년간의 격동의 세월을 거치며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했던 대한민국. 쉴새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이웃을 돌아보며 도움의 손길을 뻗친다는 것은 어찌보면 사치라는 인식도 강하게 남아있었다. 그러나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 대국으로 발전한 21세기. 이제는 우리만의 발전이 아닌 "모두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나눔봉사의 역할이 대학사회봉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이런 의식변화에 발을 맞춰, 대학의 사회봉사 또한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교육분야, 연구분야와 더불어 봉사분야를 대학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물론, 교과목을 포함한 졸업여부를 결정짓는 대학도 있다.

그러나 학생-학교-봉사기관이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학사회봉사업무가 일관된 방식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학교마다 다른 시스템으로 인해, 학생들과 의뢰 봉사기관이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불편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첫째, 전공을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이다. 타 봉사와는 다르게 대학사회봉사는 다양성과 전문성이 중요하다. 특히 단과대학과 전공분야에 밀접한 외부 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전공실습차원에서 이뤄진다면, 이는 봉사기관과 학생 모두에게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둘째, 제도화 확립이다. 사회봉사를 학점제로 도입해 정규 교양과정으로 운영할 것인지, 혹은 졸업학점 인증제를 통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할 것인지의 여부다. 물론 이는 각 대학의 건학이념과 발전적인 청사진에 비춰보며 택할 수 있는 사안일 것이다.

셋째, 독립적인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대학사회봉사는 대학 내·외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심지어 해외봉사활동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이 시기에, 업무를 원만히 수행하기위해서는 전문적인 센터가 필요하다. 또한 이론이 아닌, 실습 중심으로 운영이 되는 점. 무엇보다도 교내 학생과 직원은 물론, 대외기관과 타 대학 혹은 언론에까지 적극적으로 대학사회봉사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고 그들의 참여와 활동을 장려하는 홍보가 중요하다. 이는 단순히 교양과목을 알리고 운영하는 차원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학생자치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준비여야 할 것이다.

필자는 봉사활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이런 대화를 나누곤 한다. “봉사활동은 어릴적 소풍가는 아이의 설레는 심정으로 임해야 하며, 웃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 어찌보면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라 할 수 있겠다. 봉사활동이란 내가 무언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배워오는 것이다. 나를 비우고 낮추는 모습 속에서 그들과 교감을 나누는 경험을 통해 얻는 감동과 보람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요즘 많은 대학들이 대학기관 평가를 받기위해서, 그리고 학생들은 학점과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봉사활동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로 염려스럽다. 대학사회봉사활동은 나를 위한 시간이 아닌, 교육의 정점에 와있는 귀중한 경험을 제공해준 사회와 주위 이웃을 위해 손을 뻗는 귀중한 시간이요 경험인 것이다. 젊고 패기있는 대학시절의 헌신적인 봉사와 나눌 줄 아는 사랑이 함께 어우러진 건전한 대학사회봉사를 통해, 건강한 우리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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