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내 바이러스까지 거르는 ‘분리막’ 개발
공기 내 바이러스까지 거르는 ‘분리막’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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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ETRI 연구진, 물·에너지 부족문제 해결 ‘청신호’

혈액 속 불순물 제거까지···세계 분리막 시장 14조원대
의료·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 활용 부가가치 창출

▲ 윤준보 KAIST 교수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분자보다 작은 입자(10억분의 수 미터)를 선택적으로 분리해 내는 ‘나노 분자막’ 제조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나노 분리막은 액체나 기체 내 다양한 물질 중 원하는 입자만 선택적으로 투과·분리할 수 있는 소재다. 학계는 이번 연구결과가 물, 에너지 등 자원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30일 윤준보 KAIST 교수와 이대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가 주도한 연구에서 이 같은 연구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KAIST 대학원에 재학 중인 최동훈 박사과정생이 제 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 분리막은 가정에서 불순물을 걸러낼 때 사용하는 ‘체’와 그 쓰임새가 비슷하다. 수 나노미터의 많은 구멍들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나 원자 크기의 미세입자들을 선택적으로 투과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연구재단은 “다기능성 분리막은 미세입자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환경·에너지·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돼 미래 고부가가치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분리막으로 혈액 속에 있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인공 신장을 만들거나 물과 공기 중 존재하는 각종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때문에 영국의 물 전문기관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GWI)’는 2010년 14조원대 규모였던 전 세계 분리막 시장이 2016년에는 3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팀은 전자산업에서 흔히 사용하는 박막을 나노 분리막 소재로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 규명했다. 새로운 분리막 제조기술과 원천 소재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분리막은 나노 구멍을 만들기 위한 추가적 공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비용도 비쌌다. 그러나 윤 교수팀은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기존의 장비만을 이용, 증착(蒸着) 과정만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보다 넓은 면적(기존 대비 만 배 이상)으로 분리막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의 기술보다 상용화 가능성을 대폭 개선시킨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분리막 시장은 9000억 원대로 추정되며, 대부분의 분리막 소재는 수입에 의존한다. 따라서 이번 분리막 개발로 1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준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일반 반도체산업에서 사용하는 금속 전극 등이 일정한 크기의 나노입자만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킨다는 것을 처음 규명한 것으로 이를 이용해 분리막 원천 제조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8월 22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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