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교류 프로그램…어학+인턴십 ‘융합’으로

해외봉사의 진화…장기·연속성에 방점 

 
[한국대학신문 송아영 기자] 대학의 국제화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어학연수, 교환학생 등 단편적으로 국제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면 이제는 전공과 연계된 해외 인턴십, 어학연수와 전공연수 연계, 전공분야를 살릴 수 있는 해외봉사 등으로 국제화 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대학마다 맺고 있는 해외자매결연 대학도 늘어났을 뿐 아니라 국가도 다양해지고 있다. 학생들은 더 많은 국가에서 더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에게 맞는 국제화를 찾아가고 있다.

■ 내실 다지는 국제화 프로그램 = 한양대는 진화하는 국제화를 정석으로 실천하고 있는 대학이다. 국제교류 프로그램의 종류도 다양할 뿐 아니라 한 단계 성장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는 재학생들에게 해외파견 교환학생 제도, 어학연수 프로그램, 인턴십 지원 프로그램, 글로벌 프론티어 프로그램, 해외 사회봉사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글로벌 프론티어 프로그램은 학생들 스스로 기획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외 현지기관을 직접 방문해 체험학습을 하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호응이 좋다. 학생 3~4명이 팀을 구성해 전공분야 및 관심분야 주제를 선정, 기획서를 제출하면 파견팀을 최종 선발한다.

특히 돌아온 후 작성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학교나 정부기관과 협의해 적용하기도 한다. 경쟁률 4~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양대는 “2010년 서울시에서 벤치 조성과 관련한 공모전을 실시했는데 한양대 학생들이 글로벌 프론티어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서울시와 함께 벤치 조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해외명문대와 복수학위제를 실시하면서 내실을 다지는 대학도 있다. 아주대는 2001년 국내대학 가운데 최초로 해외대학과 복수학위제를 실시했다. 현재 미국의 일리노이공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텍사스 알링턴대 등에 한 학기 20명가량 파견하고 있다.

복수학위제를 통한 졸업생은 대부분 하버드·예일·스탠퍼드 대학 등 아이비리그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와 JP 모건 등 미국 현지기업과 연구소 등에 취업하고 있다.  특히 아주대 기계공학부 교수로 채용된 전용호 교수는 2001년 일리노이공대를 복수학위제로 다녀왔다.

■ 해외봉사도 진화…단기에서 장기로 변화 = 대학의 국제화가 활발해지면서 해외로 봉사를 떠나는 대학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이 재학생으로만 구성된 단기 해외봉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동문들도 함께 참여하며 재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자연스럽게 봉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중·장기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대학이 한양대다. 한양대는 1994년 국내 대학 최초로 사회봉사단을 창단해 사회봉사에선 선두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5월에는 동문이 주축이 된 ‘동문 사회봉사단 함께한대(이하 함께한대)’를 출범했다. 국내 대학 최초 사회봉사단 설립에 이어 졸업 후에도 봉사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문봉사단을 설립한 것이다.

함께한대는 창단 이후 첫 봉사활동으로 올해 6월 필리핀 떼르나떼 지역을 다녀왔다. 동문과 재학생들이 함께 참여한 필리핀 봉사활동에서는 의료, 건축, IT, 교육 등의 분야로 나뉘어 2주간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다.

교육봉사에 중점을 둔 숭실대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해외봉사에 접근하고 있다. 현지에 교육시설을 세우고 매년 재학생을 파견해 장기적이고 연속성 있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에는 인도 벵갈주 산티니케탄의 최극빈지역인 ‘하누당가’에 초등학교 ‘숭실 리빙워터 스쿨’을 세웠다. 약 1500여 평의 부지에 4개의 교실, 2개의 다목적 실험실, 중강당, 운동장, 놀이시설까지 갖췄다. 숭실대는 이 초등학교를 거점으로 교육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으로 교육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인터뷰] “국제화, 이제는 융합이다.”
신우영 국제협력처 과장

한양대 신우영 국제협력처 과장은 최근 대학의 국제화 트렌다는 ‘융합’이라고 강조했다.

“대학들은 어학연수로 시작해 조금 더 심화된 교환학생 파견으로 국제화를 넓혀갔다. 최근에는 어학연수에 이은 전공연수, 교환학생과 인턴십 등 융합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한양대는 최근 어학연수, 전공연수, 인턴십을 2~3개로 융합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주력한다. 신 과장은 “과정들을 얼마나 짜임새 있게 묶는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한양대는 올 겨울 교환학생+인턴십이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네덜란드 현지에 학생들을 파견할 예정이다. 1주일에 4일은 수업을 듣고 1일은 현장실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아일랜드에도 학생들을 파견할 예정인데, 어학연수+인턴십을 융합한 프로그램이다.

“요즘 학생들은 교환학생을 마친 후 인턴십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인턴십이 가장 잘 되고 있는 나라는 유럽이다. 유럽의 대학생들은 대부분 한 학기 이상은 무조건 인턴십을 거쳐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프로그램들이 짜임새 있게 잘 구성돼 있다.”

파견하는 국가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들에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다변화를 꾀하면서 서서히 국가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 국가들로 학생들을 파견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호응이 아주 좋다.

“유럽이나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영어를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업무도 자료정리, 웹서핑 등 단순한 업무가 많다. 하지만 동남아 국가에서는 영어가 부족해도 영어 실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일 역시 단순한 작업보다 실질적인 업무와 근접한 일들을 맡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학생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신 과장은 진정한 국제화는 그들의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영어를 잘 하는 것, 국제인증을 받은 프로그램을 경험한 것이 국제화 실력을 판단하는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커뮤니티에서의 경험을 높게 사는 등 기준이 조금씩 상향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다양한 주제로 소통할 수 있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국제화이다. 한 가지 프로그램보다 다양한 국가, 프로그램을 선택해 경험할 때 국제화 속에서 한 단계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한양대 안정윤(경영학부 4)

“해외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입니다. 단순한 호기심, 스펙쌓기로 지원한다면 시간·비용낭비만 할 뿐이에요.”

대학 4학년 마지막 여름방학, 대부분 취업준비에 한창인 시점에 한양대 안정윤 씨는 해외봉사를 택했다. 창창한 20대, 단순한 스펙쌓기보다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하고 싶어서였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안 씨는 “사회에 나가기에 앞서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심, 성숙함, 무엇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안 씨는 지난 7월 17일부터 29일까지 약 2주간 인도네시아 메단에 해외봉사를 다녀왔다. 그 곳에서 건축봉사 팀장을 맡아 12명의 팀원을 이끌었다.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삽질부터 벽돌운반 및 쌓기, 미장이질까지 각자 역할을 분담해 봉사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아쉬운 점이 없었냐는 질문에 안 씨는 “봉사기간이 짧은 점이 아쉬웠다”고 답할 만큼 뿌듯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 씨는 오는 10일 영국 출국을 앞두고 있다. 3학년 때부터 준비했던 교환학생에 선발돼 대학생활의 유종의 미를 해외에서 거두게 됐다.

사실 해외봉사와 교환학생 역시도 요즘에는 대학생들이 이력서에 한 줄 꼭 넣고 싶어 하는 ‘스펙’이다. 하지만 스펙을 쌓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하면 결실을 거둘 수 없다고 안 씨는 재차 강조한다. 진심과 노력이 수반돼야 시간과 비용을 들인 해외경험의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역시 해외봉사를 위해 2010년 여름 8월 한 달 동안 굿네이버스에서 실시한 ‘굿네이버스 청년 해외봉사 교육과정 1기’에 선발돼 해외봉사 기초 소양 교육을 받았고, 교환학생을 위해 대학 3학년 때부터 토플과 학점관리 등 꾸준한 준비를 해왔다. 뜻 깊은 경험을 하겠다는 진심을 가지고 준비하고 노력한 결과 이 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던 것이다. 

“해외 봉사나 교환학생, 해외 인턴십 모두 이미 대한민국에선 익숙할 정도로 많은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무분별하게 지원하는 것보다 자신의 꿈과의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그것이 스스로의 성장에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해보고 지원하는 것입니다. 단순한 스펙 쌓기가 아닌 진심으로 지원하고 도전한다면 평생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과 뜨거운 가슴을 갖고 돌아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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