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대의 제반교육여건이 놀랄 만큼 열악해 학생들과 교수들로 하여금더욱 분노를 사게 하고 있다.

지난 79년 대한항공이 정석학원을 설립, 항공산업발전의 기반사업 이행을 약정까지 하면서 항공대가 출범했으나 지금까지 도서관조차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본관도 없는데 이 자체는 항공대의 교육여건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말해준다. 대학정문이 마치 중고등학교 정문처럼 비좁고 초라한 것은 그리 문제되지 않는다. 교육여건이 알차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공대 학생들과 교수들은 재단이 지금까지 이렇다할 투자를하지 않았다고 단언한다. 그렇기 때문에 비좁은 정문을 드나들면서수치심까지 느꼈다는 것이다.

교수협의회 회장 황명신 교수(항공기계공학)는 "가건물에서 7년반이나강의를 했을 정도로 항공대 역사는 질곡의 역사였다"며 "이러한 부실교육 여건으로 괌 KAL기 추락사고 때 미국에 비해 정부조사단이 가서 한 일은 아무 것도 없을 정도로 국내 항공 기술수준은 거의 제로상태"라고말했다.

총학생회장 신승하군(경영4)은 "대한항공이 항공대를 포기할 때까지 재단퇴진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시대한항공 전 노선에 대한 예약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학생들은 경쟁력 있는 재벌기업에 재단이 인수되기를 은근히 희망하고 있다. 지난 15일 건설교통부 국감에서 정부의 제3민항 추진사실이 밝혀지자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않은 것은 이를 반영한다. 제3민항 회사에 항공대가 인수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3민항은 삼성항공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측은 지난 11일 이사회이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 환차손익이 1천2백억원에 달하고 추락사고 등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이 막대한 때에 불거져 나온 문제여서 곤혹스러움을 감추지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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