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대의 재단합병문제가 학생들의 재단퇴진투쟁으로 확대양상을 보이고 있어 제2의 덕성여대 사태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항공대 학생들은 지난 8, 9일 양일간 전례 없이 80%의 학생들이 투표에 참석, 93%가 찬성해 중간고사를 거부했는가 하면 연일 신촌 등지에서 +재단합병 반대와 재단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러한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4일 박오화 항공대 총장이 +전체교수회의에서 항공대 학교법인인 정석학원과 인하대 학교법인인 인하학원간의 재단통합추진 사실을 밝히면서 비롯됐다.

재단측은 통합이유를 "한진그룹산하의 두 학원이 감독관청의 상이함으로인해 여러 가지 행정적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며 "통합이 된다면 효율적인 자본관리로 학교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항공대 학생들은 '재단통합 발상은 대한항공이 연 30억~40억원에이르는 학교 투자비를 포기하겠다는 발상'이라며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들과 직원노조도 재단통합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항공대의 재단통합문제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교수들은 전체 교수회의를 통해 재단통합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 자리에서 교수들은 재단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단의 방침에 크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교직원 노조도 반대성명을 통해 재단통합 방침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하대 총학생회도 "재단통합은 한진그룹이 두 학교에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주먹구구식으로 두 학교를 통합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이같은 재단통합은 두 학교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학내외 구성원들의 반발로 11일 열린 재단이사회는 '재단통합은 +일단 보류한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으나 재단퇴진을 요구하는 학생들의 거센 요구로 좀처럼 분규의 불씨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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