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아 著 <강릉 바우길>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강화 나들길 등 우리나라에도 이미 수많은 걷기 코스가 생겼다. 심지어 외국에 있는 길을 찾아 걷고자 떠나는 일조차 드물지 않다. ‘걷기’는 이제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이라는 관념을 뛰어넘어 ‘여행의 여유’이다.

이 책은 대한민국의 걷기 여행자에게 강릉에 숨겨진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길, 바우길을 소개한다. 소나무 숲과 동쪽 바다가 반기는 길을 하나하나 먼저 걷고 온 작가가 감성적인 이야기와 사진으로 풀어 안내한다. 본문에는 그녀가 바우길 14개 구간을 걸으며 느끼고 감사했던 순간들이 오롯이 담겨있다.

바우길을 걷다 보면 새삼 고마운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느낄 것이다. 걸을 수 있게 해 준 튼튼한 두 다리가 고맙고, 낳아주신 부모님께 고맙고, 묵묵히 길벗이 되어주는 나무들도 고맙다. 걷는 일이란 고마움을 새삼스럽게 발견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우길은 항상 거기서 여행의 벗이 되어준다.

사실 이 글은 바우길을 친절하게 소개하는 길라잡이는 아니다. 다만 바우길을 걸었던 사람이 기록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길로 가 걸어보라고 권하는 글이다. 그리고 나중에 그 길을 따라 걷게 될 누군가를 위해, 꼭 필요한 구간 정보와 지도를 함께 담았다.

선자령 풍차길,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 산 우에 바닷길, 향호 바람의 길…. 이름조차 대관령의 향기가 흘러넘치는 바우길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강릉의 속살에 바짝 다가선 느낌일 것이다. (알에이치코리아,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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