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원제한 이겨내고 취업률·신입생 경쟁률 ‘상승’

개교 60주년 앞두고 설립정신 깃든 신학관 복원 ‘주력’

[한국대학신문 홍여진 기자]목원대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이후 1년 만에 다시 찾은 목원대 캠퍼스에는 활력이 넘쳤다. 1998년 기존의 대전 목동캠퍼스를 신도시인 도안동으로 이전하면서 다소 휑했던 대학 거리 도 개발이 완료돼 번화한 모습이었다.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들의 표정도 밝았다. “안녕하세요.” 총장을 만난 학생들은 웃는 얼굴로 스스럼없이 인사를 했다. 총장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반가움이 학생들 표정에서 먼저 읽혔다.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학생들과 인사하는 일”이었다고 말한 김원배 총장의 말이 눈으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인터뷰가 진행되던 20일은 축제 첫날이었다. 이날 목원대는 지난 1년간의 어려움을 이겨낸 것을 계기로 구성원 간 더욱 화합하고, 지속성장하는 대학이 되자는 뜻으로 ‘한마음 선포식’을 열었다. 구성원 600여명이 대학 본관 앞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은 전 구성원들에게 학교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교육전략 및 약속사항을 밝혔다. ‘학생중심대학의 구현’과 ‘실용과 역량중심의 교육 강화’, ‘미래지향적 대학브랜드 강화’ 등 3대 교육전략을 발표하고, △학교 앞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조성 △학교의 브랜드 강화 △지역사회를 위한 친화적 프로그램 운영 △학교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컨설팅 시행 등의 6가지 약속사항을 선포했다. 

선포식 후, 인터뷰 자리로 돌아온 김 총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올해 취임 2주년을 맞은 김 총장은 목원대의 재도약을 확신하는 표정이었다. 임기의 절반을 그 누구보다 울고 웃으며 보냈을 김 총장.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전지역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대학으로서, 그 전통성을 살리면서도 미래비전을 향해 지속성장하는 대학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9월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목원대 최초의 비 목사 총장으로서 부담이 컸을 것 같은데, 지난 2년을 돌아본다면.

“지난해 9월 취임했을 때 학교 분위기가 굉장히 어두웠다. 지난 10년간 법인 이사회의 분규, 총장과 이사장 간 갈등 때문이었다. 우선 그 분위기를 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학생들과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교내에서 마주칠 때마다 ‘안녕하세요. 총장입니다’하고 인사를 했다. 처음에는 학생들이 굉장히 쑥쓰러워하고 피하기도 했다. 인사하기 운동을 나뿐만 아니라 처장단까지 동참해 전교 운동으로 확산했다. 이제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한다. 학교 분위기도 덩달아 밝아졌다. 또 2년 동안 평소보다 일찍 출근했다. 자연스레 전 교직원들도 일찍 학교에 나와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하게 됐다. 캠퍼스 청소 등도 학생들 등교 전에 마무리 됐고, 학생들은 깨끗한 교정에서 수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학교 분위기가 전환되고, 학교에 머무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비목사 출신이 총장이 되도 학교가 발전을 하는구나 하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는 것 같다.”

- 하지만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지정되는 아픔도 있었다.

“취임하고 캠퍼스 분위기를 바꾸면서 변화의 1년을 보냈다. 그래서 이제 뭔가 바뀌는구나 싶었는데 취임하고 딱 1년 되던 9월, 하위 15%대학에 선정됐다. 그간 변화의 노력이 한 순간에 수포로 돌아갔다. 이제 막 변화의 발판을 내 딛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총장으로서 안타까웠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 때부터 전 구성원이 힘을 모았다. 전 교직원이 모여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궐기대회를 열고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올해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오히려 수시모집 경쟁률이 작년 대비 1%P 상승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다 구성원들이 합심해 노력해 준 덕분이다.”

-지난 1년, 대학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

“사실 우리대학 교수들은 절대 하위 15%에 지정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자교이기 때문에, 모든 부분이 좋은 줄 알았던 것이다. 작년을 계기로 교수들이 반성하고, 다시 뭉치게 됐다. 각 학과 교수들은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지표를 정확하기 알기 위해 수시로 학과와 접촉했고, 학생들과 상담했다. 구체적인 상담을 위해 인력개발원에 따로 프로그램을 개설, 기존 문서 상담에서 전자문서 상담으로 개선하고 총장이 총괄 관리했다. 이렇게 교수와 학생 면담비율이 높아지니까 이탈하는 학생 수가 줄고 재학생 충원율이 높아졌다. 또 총장실에 취업률 그래프를 갖다 놓고, 학과별 취업률을 전산화 해 체크하고 있다. 어느 학과가 몇 프로인지 한 눈에 확인이 가능하다보니, 취업률이 낮은 학과는 교수들이 솔선수범에서 높이려고 힘을 쓴다. 그결과 올해 취업률이 지난해 보다 15%정도 올랐다. 처음에는 교수들이 힘든 점을 호소했지만, 지금은 대학의 위기에 많이 공감하면서 학교행정에 잘 따라와준다.”

-특히 전국 5위를 달성한 목원대 영상영화학부의 취업률이 눈에 띈다. 예능계통 취업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것으로 보이는데.

“작년에 우리대학의 취업률이 낮았던 이유가 예능계통 때문이었다. 이 분야 교수들이 1년 동안 완전히 솔선수범했다. 직접 뛰어다니면서 이 분야에서 일하는 학생들을 정상적으로 세무서에 신고하고 등록을 시켰다. 그 결과 영화영상학부가 지난해 전국 5위 취업률을 기록했고, 미대의 경우에는 취업률이 전체 60%가 넘는다. 결국은 마음인 것 같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교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교수 1명이 학생 1명을 책임져라. 교수가 300명이면, 적어도 300명이 취업을 하지 않겠느냐.’ 이런 마음가짐으로 노력한 것이 취업률 상승에 효과를 발휘한 것 같다.”

-일각에선 대학이 너무 취업률을 올리는 데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사실 대학 본연의 기능을 생각하면 지금의 방식은 잘못된 거다. 대학에는 기초학문 등 취업과 전혀 무관한 학과도 있어야 한다. 지금처럼 취업률 지표를 강조하면, 기초학문은 다 무너진다. 또한 역설적으로 취업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학생의 취업기회를 박탈할 수 있다. 취업의 정의는 몇십년 근무하는 걸 말하는데, 지금은 단기 취업률만 너무 높지 않나. 조금 늦더라도 학생이 평생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우선 취업을 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대학가에 만연한 상황이다. 물론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한 학생들의 취업을 대학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교과부가 모든 대학을 일괄 평가하면 진짜 학생들을 원하는 일자리에 취업시키기 어렵다. 대학별로 학교의 특성,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서 취업률을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 김원배 총장(왼쪽)과 본지 박성태 발행인이 대담을 나누고 있다.

- 곧 있으면 개교 60주년이다. 2014년 대학의 60돌에 임기 4년차를 맞게 되는데, 특별한 계획이 있나.

“우리 대학은 1954년, 6.25 이후 피폐해진 농촌을 되살리고, 농촌 목회자들을 키우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그러다보니 목회 활동에 필요한 음악·미술 등 예술계통 학과가 자연스럽게 개설됐다. 일반학과의 연륜은 30여년 됐지만, 예능계열은 50년이 훌쩍 넘는다. 사회 곳곳에 배출된 졸업생들이 학과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우리대학이 신학, 음악, 미술대학이라고 이름이 난 이유다.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목원대의 존재 의미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작년 같은 평가를 받으면서 동문들의 슬픔이 매우 컸다. 그래서 개교 60주년 기념식 때는 옛날 전통을 살리면서, 동문들을 한 마음으로 묶어 주는 계기를 마련할 생각이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신학관 복원을 개교 60주년에 맞춰 완공하려고 한다. 신학관은 목원대가 설립돼 학생들이 처음 공부했던 곳이자, 대학의 설립정신이 깃든 곳이다. 목동캠퍼스에서 이전할 당시 신학관 건물을 헐면서 뜯어냈던 벽돌을 모두 보관하고 있다. 그걸 그대로 살려서 60주년 행사 때 기독교 박물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취임 초부터 모금운동을 벌였고, 전체 예상 금액 25억 원 중 현재까지 17억 원을 모금했다. 두 달 후면 착공한다. 개교 60주년에는, 재학생들과 교직원, 동문들과 함께 신학관 완공을 축하하며 한마음 잔치를 벌일 것이다.”

■ 김원배 총장은

경북 구미 출생이다.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 무역학과에서 경제학 석사를, 홍익대 무역학과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다. 지난 1980년 목원대 사회과학대학 무역학과 전임강사로 부임, 교수협의회 회장, 대학원장, 기획처장, 총장직무 대행, 부총장, 개교 50주년 기념사업단장 등 대학 주요보직을 두루 거쳤다. 대외적으로는 국제무역학회장, 한국무역통상학회장, 대전·충남북 사립대학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고 대전크리스찬리더스클럽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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