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김영일교육컨설팅 대표/중앙학원 원장

 
수능 준비를 마무리해야 하는 시기에 많은 학생들은 ‘OO특강’, ‘OO마무리’ 등 타인의 도움을 받아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한다. 그리고 남은 기간 동안 공부를 평소보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능시험은 학교시험처럼 일주일 정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기본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탄탄한 기본개념을 바탕으로 출제의도를 파악하고 풀이법을 정확하게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능력은 몇 주 만에 키울 수 없으며, 여러 해 동안 꾸준하게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지금 시기에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제부터는 지금까지 공부했던 내용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하면서 수능에 알맞은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때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무리해서 외우거나 깊게 파고들지 말고 확인하는 정도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또한, 공부를 하기 위해서 수면시간을 줄이거나 몸에 무리가 가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선 새로운 수능 교재, 단기 특강, 단기 학습법 등 특별한 무엇인가로 정리하기 보다는 평소 공부해오던 학습의 완성도를 최대로 높일 수 있게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것이야 말로 최선의 방법이다. 개인에 따라 방법의 차이가 있겠지만, 남은 기간 동안은 ‘교과서 정리→EBS 교재→실전모의고사 문제집’의 순서로 정리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EBS 교재와 연계율이 높아질 때에는 EBS 교재에 대한 학습을 놓친다면 ‘기본점수’조차 얻지 못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EBS교재 수준의 문제는 확실하게 학습하고 그 후에 고난이도 문제를 푸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지혜로운 방법이다. 물론 9월 평가원 모의수능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계문항은 각 영역의 핵심적이고 보편적인 내용을 다루는 문제가 많아서 EBS 교재가 아니더라도 기본학습과 적용학습에 충실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리고 수능에 알맞은 습관은 아주 작은 생활패턴 변경으로 만들 수 있다. 수능은 언어 80분, 수리 100분, 외국어 70분으로 영역별로 1시간 이상 시험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에서 정해진 50분이 지나면 종이 울리고 10분의 쉬는 시간을 갖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 50분 이후에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능에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 2시간 정도 공부하고 휴식을 취하도록 하자. 대부분의 학교는 자율학습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수업시 1교시와 2교시 중간에 쉬지 않고, 2교시가 지나고 쉬면 자연스럽게 수능패턴의 습관이 형성된다. 그리고 되도록 수능 시간표와 동일한 순서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수능이라는 최종 목적지에 성공적으로 도착하기 위해서는 휴식도 반드시 필요하다. 남은 기간 동안 급한 마음에 서둘러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면 마무리 학습을 제대로 할 수 없을뿐더러 실제 수능시험을 망치게 되는 큰 실수를 범하게 된다. 오늘 많은 양을 학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수능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일부 학생들은 ‘수능대박’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쉬운 수능 일수록 그러한 기대감이 더할 것이다. 물론 가끔 수능대박으로 인생 역전을 하는 수험생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능에서 행운이라는 것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만일 자신의 노력보다 더 좋은 결과를 바란다면 그것은 막연한 환상에 불과하다. 이제 그런 환상에서는 확실하게 깨어나야 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기대감과 대책 없는 낙천주의는 정작 지금 해야 할 것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노력 부족으로 인해 엉뚱한 결과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이제 자신에 대한 믿음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 그리고 집중력과의 싸움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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