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

5년 만에 다시 돌아 온 대통령 선거의 계절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당내 공천과정을 거쳐 박근혜·문재인 두 사람을 후보자를 확정하였고, 제3의 후보인 안철수 교수도 공식 출마를 천명했다. 기타 소수 정당들도 후보자를 내면 이제 유권자들의 선택만 남아있는 셈이다.

유권자들이 대통령을 선택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전임자들의 오류를 넘어 우선 새로 뽑힐 대통령은 과거 전임자들의 오류를 극복하는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어찌되었던 멀게는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자로서의 리더십을 극복해야 하고 가깝게는 노무현·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넘어서야 한다.

노무현과 이명박 두 대통령은 당이나 정치이념이 서로 완전히 다르지만, 일부에서 회자되던 ‘노명박’이라는 표현에서 나타나듯이 유사한 특징이 있다. 실용주의적 정치를 바탕으로 대외적으론 한미 FTA를 추진하고, 대내적으로는 친재벌적 정책을 추진한 것이 그 예라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보다 더 유사한 특징은 ’자기중심적‘ 리더십 스타일이다. 둘 다 자기 영역에서 최고자리까지 올라간 자수성가형 인물로서, 모두 자기 확신이 강하여 말실수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 사람을 쓰는 데서도 ‘친노 386중심의 코드인사’나 ‘고소영 강부자 중심의 인사’를 지적받았듯이 자기중심적이라는 점이 닮았다.

이러한 자기중심적 리더십을 극복하는 것과 아울러 새 대통령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향후 5년과 그 이후에 나타날 우리 사회의 특징과 문제점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 가계와 국가부채라는 쌍둥이 적자, 고령화와 맞물리는 청년층 일자리 부족 등 변화와 경기침체 그리고 사회적 갈등은 계속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 한편에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획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독재적 리더십이나 자기중심적 리더십의 실패를 맛본 것처럼 강력한 리더십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오히려 새로운 대통령의 리더십은 말을 하기보다는 듣고, 스스로 앞장서기 보다는 다른 사람을 격려해 스스로 일하도록 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통합의 리더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새로운 대통령의 리더십은 노자가 말하는 ‘나라를 다스리는 것을 작은 생선 튀기는 것처럼’ 할 줄 아는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작은 생선을 다루는 것에 비유한 것도 재미있지만, 삶거나 찌거나 볶는 것도 아닌 ‘튀기는 것’에 비유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선을 잘 튀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재료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고, 튀김옷을 얇게 잘 입혀야 한다. 그러나 튀김의 가장 중요한 기술은 ‘적당한 온도의 기름에서 재빨리 튀기는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은 엄청나게 큰 것을 성취하겠다고 온 나라를 뒤집어 놓는 요란을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작은 생선이라도 잘 튀겨내는 기술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기름의 온도가 적당한 지를 감지하고 생선을 끊는 기름에 ‘순식간에 넣었다가 꺼낼 줄 아는’ 것을 타이밍이라고 한다면, 작은 일에서도 타이밍을 정확히 아는 그런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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