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ㆍ서울대 등 줄줄이 효자상품

최근 경희대 출판국은 의미 있는 행사를 치렀다. 이 대학 국제교육원 한국어 교육부가 97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한국어 교재 시리즈 완간을 자축하는 출판 기념회를 가졌던 것. 총 열권에 이르는 한국어 교재 시리즈는 중국 북경외대에 로열티를 받고 수출할 정도로 ‘효자상품’이 됐다. 그 덕에 적자에 시달리던 출판국은 장학금을 내놓을 정도로 사정이 나아졌다. 최근 경제성장과 한류열풍으로 한국어 학습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한국어 교재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한국어 교재 담당 윤은정 씨는 “지난해에 비해 한국어 교재 판매대가 배로 늘어났고 그 만큼 매출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한국어 교재 시장 확대는 국내 대학들에 있어서는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대학들이 한국어 교재 개발에 힘써와 한국어 교재가 대학들의 ‘효자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어 교재 시장에 대한 대학들의 비즈니스 마인드는 부족한 실정으로 대학들의 분발이 요구된다. 연세대는 한국어학당용 교재를 1960년대에 제작했고 1992년부터 ‘한국어’시리즈 6권을 내놓았다. 서울대는 1979년 어학연구소에서 나온 '한국어I'를 필두로 수차례 개정 증보판을 거듭 출판하며 교재 개발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였다. 고려대 역시 자체 민족문화연구소 한국어문화연수부에서 1986년부터 ‘한국어 독본’등을 출판하며 한국어 교재 제작에 앞장섰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이들 대학 외에도 한국어 교재를 만든 대학들이 늘어났다. 대학 내 한국어 교육기관이 증가하면서 기관에서 사용하기 위한 교재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던 것. 그러나 이 같은 대학들의 한국어 교재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의 한국어 교재 시장에 대한 비즈니스 마인드는 부족한 현실. 한국어교재 개발에서 가장 먼저 고려됐던 것은‘시장성’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어 학습교재를 출판한 대학은 약 10 곳에 이르지만 한국어 교재에 대한 시장성과 사업성을 인식하고 있는 학교는 많지 않다. 아직 출판사업의 차원에서 한국어 교재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한국어교육부 이미혜 교수부장은 “대다수의 대학들이 대학 본연의 연구, 개발 측면에서 한국어 교재를 출간 했다”며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한류 붐 내지 외국인 노동자 증가로 인해 한국어 교재 시장이 빠르게 형성될지 예상치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한국어 교재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조속히 시장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의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면 상당한 소득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중섭 경희대 국제교육원 원장은 “영리를 목적으로 교재 개발을 하지 않았지만 출판이후 해외의 반응이 좋아 예상 밖의 소득을 얻고 있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한국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한국어 교재 출판 여부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용운 기자> woon@unn.net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