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니코렐리스 著 <뇌의 미래>

 
2009년 개봉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에서는 인간의 생각을 그대로 주입해 원격 조종할 수 있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낸다. 또 다른 영화 ‘매트릭스’나 ‘공각기동대’에서도 컴퓨터에 인간의 생각을 이식하거나, 컴퓨터가 인간에게 새로운 기억을 주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던 이 첨단기술이 과연 현실에서도 실현 가능할까.

불과 30~40년 전만 해도 상상에 불과했지만, 인간의 두뇌에 대한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고 컴퓨터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상상 속 일들의 현실화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 선봉에 세계적 석학인 브라질 출신의 미국 신경공학자 미겔 니코렐리스 교수가 있다. 그가 인간의 두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혁명적 기술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 BMI)’의 역사와 미래 전망에 대해 대중들에게 소개한다.

‘뇌과학’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과학이다. 인간의 본성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활동은 주로 뇌의 영역에서 비롯된다. BMI 기술의 출발점은 바로 이런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이 책에서는 지난 200여년 가까이 인류가 뇌의 본질을 두고 벌인 논쟁에서부터, 인간의 뇌가 주변 정보를 어떻게 전기적 신호로 암호화하는지 밝혀낸 과정, 최초로 뇌파를 측정한 순간 등 뇌 과학자들의 창조적 실험과 도전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뇌-기계 인터페이스’라고 이름붙인 혁명적인 신경생리학 패러다임에 관한 연구와 예상 시나리오를 담고 있다. BMI를 이용하면 뇌를 신체의 한계에서 해방시키고, 가상의 전기적ㆍ기계적 도구를 이용해서 오로지 생각만으로 물리 세계를 조정하는 세상이 가능해진다. BMI 기술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두뇌는 전혀 다른 차원의 진화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처럼 뇌과학의 역사에서 뇌과학이 송두리째 바꿔놓을 미래사회의 모습까지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이 책은 단순히 뇌과학에 대한 책을 뛰어넘어 ‘미래예측서’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김영사,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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