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발명왕 한양대 심대선군

‘자전거 정지시 두발로 내려가는 안장’을 발명, 21일 개막된 제17회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거머쥔 한양대 심대선군(분자시스템공학4). 심군은 ‘발명품’ 얘기에 앞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시작으로 말문을 열었다. “원래 제가 운동을 좋아하고 자전거 타기도 즐겨요. 그런데 키가 작은 아버지께서 자전거를 타시다가 발을 헛딛어 종종 넘어지는 모습을 보고 문득 볼펜 작동 원리에 착안, 이 같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출판업에 종사하시지만 평소 ‘발명’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특히 자전거를 즐겨 타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심군이 영감을 얻은 것일까. 그가 발명한 ‘자전거 정지시 두발로 내려가는 안장’은 브레이크에 장착된 레버를 이용해 자전거 안장이 볼펜심처럼 올랐다 내렸다 하는 장치다. 그는 이번이 발명대회 첫 수상경력이지만 어린 시절부터 라디오, 카세트 같은 물건을 분해하고 조립하길 좋아했다고 한다. 한번은 집에 있는 자명종 시계와 카세트를 연결해 특정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카세트가 작동되는 발명품을 만든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늘상 자전거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그는 몇 년 전 호주에 가서 느꼈던 생각도 털어놨다. “호주에 10개월 정도 있자니 그곳 사람들이 평소에는 물론 출퇴근 시간에도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죠. 심지어는 고속도로에서도 자전거를 즐겨 타는 게 매우 인상에 남았어요”라며 “우리나라에서도 자전거 타기가 보편화되고 불편함 없이 즐기자는 생각에서 이 같은 발명품을 만들 게 된 것 같네요”라고 말했다. 발명품을 만들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부품(철)을 마음대로 자르지 못하고 용접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어서 청계천까지 가야 했었던 점이라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이제 곧 취업할 시기인데 학교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번 경험을 기회로 전공과 관련된 섬유분야 쪽에서 일할 생각”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공계 학도인 그에게 현재 우리의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공계’라고 생각하면 단순히 어려운 수학을 풀어야 하고 위험한 공장에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 아닐까요? 이제부터라도 이런 낡은 사고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국가에서도 이공계에 대한 지원(보상)을 강화해줬으면 해요.” 그는 대화 말미에 자신의 발명품이 하루빨리 상용화돼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고 실생활에 편리하게 이용되었으면 좋겠다는 ‘자전거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