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개혁 따른 교직원 신분 불이익 없게 할 것”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고 통하는 대학 만들겠다”

▲ 서재홍 조선대 총장은 “섬김의 리더십으로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아직도 저 멀리서 조선대 본관 건물이 보이면 가슴이 벅차옵니다. 이런 마음을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고 꼭 가고 싶은 명품 브랜드 대학으로 조선대를 발전시키겠습니다.”

서재홍 조선대 총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고 통하는 대학, 누구라도 오기를 꿈꾸는 명품 대학으로 조선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서 총장은 지난달 24일 취임한 새내기 총장이다. 사립대 총장이 ‘3D 업종’이라고까지 불리는 시기에 총장직을 맡았기에 서 총장이 앞으로 풀어 나가야할 과제들도 산더미다.

그러나 서 총장은 “두려울 것이 없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대학 구성원이 조선대를 사랑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서 총장은 “총장에 취임하며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소통과 화합으로 모두가 행복한 대학’을 늘 되새기겠다”며 “섬김의 리더십으로 대학 발전을 향한 전 구성원의 바람을 하나로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한 달 동안 어떻게 지냈나.

“대학이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급변의 시기에 놓여 있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직무를 시작했다. 지난 한 달 동안 각 부서별 업무보고를 받고 교내외 행사에 참여하며 하루 24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 이런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조선대를 빠른 시일 내에 전국 15위권 대학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끊이지 않았다. 조선대를 이 시대에 필요한 대학으로 세울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

-이번까지 4차례 총장 선거에 출마했다. 무엇이 그렇게 간절했나.

“조선대를 위해 남다르게 봉사하고 싶었다. 1993~1994년 미국 최고의 암 전문 병원인 텍사스대 MD 앤더슨암센터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당시 굉장히 놀라웠던 사실은 그곳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 대학에 대한 높은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구성원의 자부심이 앤더슨암센터를 최고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때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조선대의 브랜드 가치와 구성원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이 싹텄다. 개인적인 명예를 추구하려는 욕심은 없다. 평생을 함께해온 조선대의 발전을 위해 후회 없이 헌신하고 싶다.”

-‘섬김의 리더십’ ‘소통·화합의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리더가 권위만 가지고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리더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조직 발전을 이끌려면 먼저 낮아지고 솔선수범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발현해야 한다. 총장 역시 마찬가지라고 본다. 취임 후 이사회, 각 기관장, 교수평의회, 직원노동조합, 총학생회 등과 부지런히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의견을 청취했다. 이 같은 노력을 앞으로의 임기 내내 지속함으로써 구성원에게 먼저 다가서는 총장이 되겠다. 소통하고 화합하는 대학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이제 대학에게 구조개혁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대학구조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에 따라 총장 취임 직후 ‘대학경영추진단’을 구성해 대학구조개혁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많은 사립대들이 고심 중인 대표적인 사안이 반값등록금과 취업률이다. 추진단은 이 같은 현안 해결과 조선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재정건전성 분과 △학문단위 경쟁력 분과 △행정 전문성 분과 등 3개 분과로 구성됐다. 각 분과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교수·직원들을 위원으로 임명해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2월께까지 대학구조개혁의 틀을 마련할 예정으로 보고서가 나오면 모든 구성원에게 발표할 방침이다. 이후 모든 일정은 계획에 따라 차분히 진행해 나갈 것이다.”

-구조개혁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반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구조개혁이란 조선대의 인적·물적 자원을 조율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줄이고 없애는 것, 즉 교직원의 신분에 불이익이 가는 것은 구조개혁이 아닌 구조개악이다. 구조개혁으로 인해 교직원의 신분에 불이익이 초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히 약속한다. 그러나 변화에는 항상 저항이 있기 마련으로 어느 정도의 반발·갈등은 예상하고 있다. 구조개혁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추진하되 구성원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합리적인 방법을 찾겠다. 섬김의 리더십으로 갈등을 풀어 나갈 것이다.”

▲ 서재홍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박성태 본지 발행인(오른쪽).
-과거에 비해 조선대의 위상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최근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 등으로 조선대를 포함한 모든 지역대학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조선대는 2013학년도 수시1차 모집 경쟁률이 5대 1을 넘어서는 등 안정적으로 신입생을 유치하고 있다. 아울러 조선대는 의대·치대·약대를 모두 갖춘 경쟁력과 퀄리티가 뛰어난 대학이고 수만 명의 동문들이 전국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기초 역량이 있는 만큼 근래 들어서의 약간의 침체는 교육의 질을 제고함으로써 극복 가능하다고 본다. 앞으로 교양교육과 전공교육의 유기적 연관성을 높이고 미래 사회 이슈 해결에 필요한 융·복합형 교육을 강화해 대학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 또 산학협동 교육과정, 현장실습, 인턴십 등을 활성화해 실무형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취업 경쟁력도 제고할 것이다.”

-조선대 시립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지난 66년간 지켜온 민립(民立)자치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선대는 1946년 7만2000여명의 시민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민립대학이다. 1988년 이후에는 구성원 모두가 힘을 합쳐 민주적이고 투명한 행정 구조를 정립해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왔다. 일부 인사들이 조선대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시립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적절하지 않다.”

-현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생각은. 또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이라면.

“대학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정부 방침에는 공감한다. 또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을 통해 각 대학이 스스로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만 현 정부의 획일화된 대학평가 기준은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예컨대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이 되지 않으면 ‘부실대학’의 위험에 몰리는 취업률 조사 방식은 산업기반이 취약한 지역대학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차기 정부에서는 획일적인 포뮬러 평가를 지양하고 지역별, 대학별, 전공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방식을 개발·적용해주길 바란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상당 부분은 지역 사립대들이 감당해왔다. 앞으로도 지역대학들이 건전한 학문의 전당으로서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정부가 힘을 실어줬으면 한다.”

-조선대 역사에 어떤 총장으로 남고 싶은가.

“‘위기를 기회로 만든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몇 년 후면 조선대가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의 70년, 700년을 위한 반석을 닦은 총장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낮은 자세로 구성원과 지역민을 섬기고 소통하며 화합을 이루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대학의 발전을 생각하며 나아간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초심을 잃지 않고 구성원들과 함께 걸어가겠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정리=민현희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 서재홍 총장은…

1949년 전남 여수 출생. 조선대부속고교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의학사·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조선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의학연구소장, 교무2처장, 의과대학장, 교수평의회 의장, 환경보건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병리학회장, 대한민국 통합의학박람회 조직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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