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전형요소를 반영하는 것이 옳다"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교과부가 최근 주요 대학들에 2014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하향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교과부는 최근 열린 대교협 주최 ‘주요 대학 입학처장 간담회’와 앞서 열린 ‘입학사정관전형 정부지원대학 입학처장 간담회’에서 잇따라 “대입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출 것”을 요청했다.

교과부의 이 같은 행동은 대입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점차 줄여나간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수시모집과 입학사정관제가 점차 확대되면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반드시 높은 수능 성적을 요구하기보다 다양한 전형요소를 반영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014학년도 수능에서 ‘선택형 수능’이 실시되는 것도 교과부의 방침을 뒷받침한다고 보고 있다. 2014학년도에는 국어, 수학, 영어(현재 언어, 수리, 외국어영역) 과목을 ‘쉬운 A형’과 현 수능 수준인 ‘어려운 B형’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요구하는 대학의 경우 B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능 성적을 다소 낮춰도 지원자들의 성적이 떨어지지는 않다는 것이 교과부의 생각이다.

교과부의 방침에 대해 일선 대학들에서는 곤란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 되는 ‘수능’의 영향력을 낮춰서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창완 서울ㆍ경인지역 입학처장협의회장(가톨릭대 입학처장)은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논술을 비롯한 대학별고사의 수준을 낮추라고 하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낮추라고 하는 것은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모든 학생들에게 가장 객관적인 기준이 되는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교과부의 입장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상위권대학에서는 매해 얼마나 우수한 학생을 뽑았느냐가 대학의 성패를 결정하다고 보기 때문에 교과부의 방침이 실현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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