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책임경영으로 서울캠퍼스, 의료원과 ‘하나의 동국’ 실현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올해로 설립 34주년을 맞았다. 1978년 설립 당시 10개 학과, 학생 400여명으로 출발해 현재 9개 단과대학, 40여개 학과, 3개 특수대학원, 재적생 1만 3000여명 규모로 급속한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서울캠퍼스와 분리경영을 선언하며 큰 변화를 맞았다.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 2011년, 2012년 교과부 선정 ‘잘 가르치는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4년 연속 선정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면서 일부의 걱정이 기우임을 증명했다.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했던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먹구름이 낀 것은 지난 8월 말. 교과부가 선정한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이름을 올린 직후, 김영종 전 총장 이하 대학의 모든 보직자들이 책임지고 사퇴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새로운 수장의 자리에 오른 이계영 총장이 11월 5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이 총장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학내외의 기대와 걱정에 대해 “대학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를 ‘총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 이계영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은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자기 자신이 '총장'이라는 생각으로 행동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다. 책임이 막중할 듯하다.
“무엇보다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를 벗는 것이 급선무다. 잘못 공시된 취업률에 대해 우리는 ‘공시 오류’라고 해명했지만, 교과부는 ‘허위공시’라고 판단했다. 이후 일부 언론에 우리 대학이 이른바 ‘부실대학’ 표현되고 있어 안타깝다. 특히 우리 대학은 조계종 종립대학으로서 도덕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취업률 점검을 철저히 할 뿐만 아니라,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

-취임 시 ‘명품 동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명품대학’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네 가지의 경영방침을 설정했다. 첫째, 구성원 모두가 ‘총장’이라는 소명의식을 갖도록 ‘신뢰ㆍ공정행정’과 ‘가치경영’을 하겠다. 둘째, 구성원들의 이해와 협조를 바탕으로 21세기 지식경제시대에 걸 맞는 학제와 행정조직으로 개편하겠다. 셋째, 서울캠퍼스, 의료원과 상생해 ‘하나의 동국’을 실현하는 ‘자율책임경영’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넷째, 지역사회ㆍ중앙정부와의 소통을 통해 우리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실천경영’을 하겠다. 또 5대 핵심전략인 △스마트 경영 △인성·맞춤특화교육 △글로벌 역량 강화 △연구 산학 봉사 강화 △재정 건전화를 바탕으로 10대 중점과제와 33개 실행과제를 수립 중이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경청해 12월 초까지 내년의 경영목표를 수립하고, 내년 2월까지 발전계획과 실행계획을 마련하겠다.”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강점은.
“1985년부터 우리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해오며 느낀 점은 우리 대학이 수도권의 어떤 대학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탄탄한 기본 역량을 갖췄다는 점이다. 연구와 교육의 인프라를 인정받으면서 정부의 국책사업을 꾸준히 수주하고 있다. 지난 9월 중순 지식경제부 ‘실감미디어 산업 R&D 기반구축 및 성과확산사업’에 선정돼 5년간 약 300억원을 수주했고, ‘IPTV 기반 문화관광 글로벌방송 기반 구축사업’ 3차년도 사업비로 30억원을 수주했다. 이외에도 창조캠퍼스사업, 그린캠퍼스사업, BI 확장사업 등을 추진 중이다. 한의대, 의대를 모두 보유한 대학으로 바이오 관련 학과도 있어 양ㆍ한방 분야와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조성 중인 ‘양·한방 협진 힐링센터’는 경상북도, 경주시와 함께 우리 대학 병원에서 주도하는 사업이다. 에너지환경대학의 경우 국내 최초로 단과대학 형태로 설립해 지역산업 수요에 맞는 우수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 IT분야도 우리 대학의 강점이다. 학과 단위로 교과부에서 10억원씩 5년간 지원받기도 했다. 인문사회학적 요소와 IT, 관광 혹은 경영학과 IT 등과 같이 융ㆍ복합적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은 ‘동국’의 106년 역사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교육 인프라와 교수, 동문들의 역량이다. 두 개의 캠퍼스간 이동제도, 학점교류 등 수요자 중심의 학사제도도 강점이다.”

-지난해 본·분교의 인사·재정을 분리하는 ‘자율책임경영’을 전격 도입했다.
“‘독립’이 아닌 ‘분리’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 경주캠퍼스를 조성할 당시 지방에 분교를 만든다는 자체가 국가시책에 부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먼 거리인데다, 서울캠퍼스는 서울캠퍼스대로 경주는 경주대로 특성과 강점이 있다. 자율책임경영 체제를 더욱 더 발전시키고 지역에 맞는 대학으로 경주캠퍼스를 발전시켜야 한다. 물론 ‘동국대’라는 큰 틀에서 서로 윈-윈 하는 전략도 반드시 필요하다. 서울캠퍼스, 의료원과 상생해 ‘하나의 동국’을 실현하는 ‘자율책임경영’의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

-대학의 교육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은.
“미래의 안정된 동국대를 위해서는 재원확보와 우리학교만의 특화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융ㆍ복합적인 교육과정 개편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역량에 더해 인성, 마음 씀씀이가 갖춰진 도덕적인 인재,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에 부합하는 ‘동국 참사람 인재’를 양성할 것이다. 학과도 마찬가지다. 경주를 중심으로 포항, 울산, 대구, 부산 등 영남권 지역에는 약 1천만 인구가 정주하고 있으며, 여러 산업이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지역산업에 관련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미래를 대비할 것이다.”

-재학생 중 수도권 학생의 비율이 40%에 이른다.
“학생들 대부분이 서울·수도권 거주자들이다. 따라서 경주에서 머물기 보다는 다른 방법을 통해 서울로 가는 형편이다.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Pride’를 가져달라고 호소하고 싶다. 교수님들도 학생들을 ‘자식’처럼 여겨 학생들의 아픔과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부모님 혹은 친구가 돼 면담할 것을 부탁한다. 기숙사 부분도 중요하다. 현재 기숙사의 재학생 수용률은 20%를 웃돌고 있다. 1학년의 경우 전원(1900여명)이 1년 정도 합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계획 중이다. 자아를 찾고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계영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

- ‘입학자원감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입학자원 감소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 특히 지방대들이 함께 겪을 위기이다. 우리 대학은 신입생의 40%가 수도권에서 오고 있으며, 신입생 충원률이 100%를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지방대에 비해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017, 2018년이 되면 입학자원이 되는 학생 수가 14만명 정도 줄어든다. 우리 대학과 비슷한 규모의 70개 대학이 한 명의 학생도 못 받는다는 이야기다. 2, 3년 안에 교육과정 개편을 통해 현재 ‘과’ 단위로 칸막이 쳐져있는 형태에서 벗어나도록 하겠다. 행정조직도 9개 단과대학별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통폐합해 일괄적으로 서비스하도록 할 것이다. 직원들이 역량을 발휘하기도 좋고 비효율적인 부분을 개선하는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의 ‘취업’ 문제에 있어 대학의 역할은.
“취업률을 매우 큰 대학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교과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이해한다. 그대로 놔둬서는 큰 일 나겠다고 생각한 것 아니겠나. 하지만 실행방법에 대해서는 대학들과 좀더 소통했으면 한다. 일자리가 많은데 대학이 취업을 못시키면 문제가 되지만 일자리가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 취업하라고 하는 건 무리다. 기업이 먼저 투자해 일자리를 늘리면, 대학은 자동적으로 개편될 것이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수도권 대학에 비해 지방의 불리한 환경에 대한 고려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의 청년 일자리가 확충되어야 하고, 대학에서는 지역의 수요에 맞는 인재를 공급해야 지역경제와도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학에서는 취업률 제고를 제1의 핵심현안으로 삼아 취업률 향상에 노력할 것이다.”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길 원하는지.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훗날 지금 이 시간을 회고했을 때, 총장이 없었던 것 같다고 느끼길 바란다. 어떤 일이든 총장 혼자서는 할 수 없다. ‘총장’이란, 개인적인 자리가 아니라 학내 모든 구성원을 대변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분들이 자신이 ‘총장’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행동한다면 우리 대학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우리 대학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총장’이다.”

<대담=이인원 본지 회장, 정리=백수현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이계영 총장은…
1954년 출생. 1980년 동국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단국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5년부터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로 재직하며 공학대학장, 교무처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의 보직을 맡았다. 현재 동국대 총동창회 상임이사, 경주캠퍼스 재직동문회 부회장,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실무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지난달 5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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