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키리니 著 <첫 문장 못 쓰는 남자>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기발한 세상은 논리의 연결고리가 풀리는 순간, 우리의 사고 앞에 상상과 꿈의 프리즘이 놓이는 순간 탄생한다. 베르나르 키리니의 <첫 문장 못 쓰는 남자>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린 16편의 단편들로 구성돼 있다. 수수께끼 같은 존재들을 둘러싼 예측불허의 생각들은 지금껏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이야기, 상상해보지 못한 세상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베르나르 키리니의 작품이 마냥 기이하고 초현실적이기만 한 데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다양한 세상과 존재들을 열망한 것은, 한 인터뷰를 통해 밝혔듯이 “세계적이고 이성적이고 획일화된 오늘날의 상황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읊조리듯 담담한 그의 어조를 따라가다 문득 날카로운 칼날에 허를 찔리는 이유는 그의 이야기 속에서 환상이 아닌 현실세계를 만나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키리니는 암시로 가득찬 이야기들을 통해 기이한 현실을 드러내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문학동네,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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