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등 전국모집 가능 학교들서 외지 학생 흡수, 수능점수 높인 탓

▲ 2010-2012학년도 6개 기타 시군구 지역의 수능점수 분석(표준점수: 언어표준점수(200)+수리표준점수(200)+외국어표준점수(200), 보정점수 : 전남 장성군 ㉠고 / 충남 공주시 충남과학고·㉡고·㉢고 / 경남 거창군 ㉣고·㉤고 / 전남 담양군 ㉥고 / 경북 문경시 ㉦고 / 전북 전주시 ㉧고를 제외한 평균 표준점수, 출처: 정진후 의원실)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수능성적이 높은 지방이라도 수도권이나 광역시 등에서 유입된 외지 학생들을 제외하면 성적이 크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정진후 의원(진보정의당)이 2010학년도부터 2012학년도까지 최근 3년간 수능 고득점을 맞은 지방지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년 연속 수능성적 상위 20개 지역 중 수도권과 광역시가 아닌 기타 시군구 지역은 총 6개로, 특정 한 두개 학교가 그 지역 전체 수능점수를 대폭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실제로 해당 소재지 출신 학생들이 단 1% 정도인 A고교가 위치한 충남 공주시의 경우 2011학년도 수능 성적은 평균 324점(8위)이었지만, 특목고(충남과학고)와 타 지역 학생들이 많은 A고와 B고를 제외한 보정점수를 반영하면 298점(62위)으로 떨어졌다.

보정점수란, 특정 시군구 지역에서 과학고, 국제고, 외국어고, 전국단위 모집학교를 제외한 수능 점수를 나타낸다.

2010학년도 수능부터 2012학년도 수능까지 3년 연속 수능 보정점수 상위 20개 내에 속한 지역은 총 14개 지역으로, 5대 광역시가 50%, 서울이 29%, 기타 시군구 지역은 14%로 나타났다. 보정점수가 아닌 조사결과와 비교할 때, 서울과 5대 광역시가 상위권에 더 많이 포진하고, 기타 시군구 지역은 하위권으로 밀리는 현상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해가 갈수록 더 심해졌다.

한편, 전국단위 모집학교의 경우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이 아닌 타 지역 학생들을 많이 모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높은 기숙사 수용률 때문이다. 

정 의원은 “우리 지역 학생들을 많이 받아 키워내겠다는 의도는 보이지 않고, 타 지역의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많이 선발해 명문대로 진학시켜 명문고로서의 명성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지만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기숙사 시설을 통해 외부 학생들을 모집한 전국단위 모집학교의 경우 방학 중에도 방과후학교를 열어 평균 8시간 이상, 최고 13시간 이상씩 수업을 하는 등 학생들에게 무리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개의 전국단위 모집학교의 방학 중 방과후학교 개설 강좌를 과목별로 보면, 국어·영어·수학 관련과목 비율은 전체의 66%, 사회와 과학관련 과목까지 포함하면 95%에 이른다. 사실상 수능을 위한 교육인 셈이다.

정 의원은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특혜·차별교육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자율학교, 전국단위 모집학교, 기숙형 고교 확대정책은 교육격차만 확대하는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입시위주 교육을 강화시켜 학생들의 정신건강까지 악화시키는 결과만 낳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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