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현 KAIST 교수팀 연구 ‘사이언스 시그널링’ 게제

▲ 조광현 KAIST 석좌교수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약물조합을 찾아냈다. 학계에서는 신 개념의 암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단초를 열었다고 평가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조광현 KAIST 석좌 교수팀이 주도한 연구에서 이 같은 성과를 얻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정성훈 교수와 최민수 박사과정생, 주시 박사 등이 참여했다.

유방암은 선진국에서 발병하는 여성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40~55세 미국 여성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한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2040년까지 유방암 환자 수가 현재의 3배가 넘는 168만 명으로 늘어나 ‘유방암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구식 식습관과 저 출산, 모유수유 기피 등으로 유방암 발병빈도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조 교수팀은 유방암 억제 단백질로 알려진 ‘p53’이란 물질을 연구,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약물조합을 찾아냈다.

p53은 세포의 증식·사멸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의 세포가 손상되거나 오작동하면 p53은 세포주기의 진행을 중단시켜 손상된 DNA의 복제를 억제한다. 이 때 만약 세포가 복구될 수 없다고 판단되면, p53은 세포 스스로 자살하도록 유도한다.

때문에 세계적으로 p53을 인위적으로 조절, 암을 치료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p53 임상실험에서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등 여러 난관을 겪고 있다.

조 교수팀은 p53과 관련된 모든 실험 자료를 모아 수학모형을 구축했다.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p53의 역학 변화에 따른 세포의 증식·사멸 과정을 밝혀내고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조광현 교수는 “세포 분자는 대부분 복잡한 조절관계에 있기 때문에 기존의 직관적 생물학 연구로는 원리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시스템 생물학으로 한계를 극복해 암세포 조절과정을 네트워크 차원에서 분석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사업과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세포신호전달분야 권위지인 ‘사이언스 시그널링’ 20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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