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성 한국사학진흥재단 대학글로벌지원TF팀 대리

 
교육서비스 시장의 개방과 국내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해 국내 대학의 경영환경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향후 글로벌화된 교육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대학의 국제화는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이다. 2004년 이후 정부의 ‘Study Korea Project' 사업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하고, WCU·WCC 사업으로 국내 대학의 경쟁력도 많이 향상됐다. 그럼에도 여러 제약 요건들로 인해 국내 대학의 해외 진출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대학의 해외 진출에 가장 큰 장애요인은 해외 진출에 필요한 재원 확보의 어려움을 꼽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해외 진출과 관련된 세부적인 법규와 지침의 부재, 행정 지원기관의 부재도 국내 대학의 해외 진출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대학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우선 교비회계 중 외부 기부금, 해당 목적을 위해 적립된 적립금에 한해 활용이 가능하도록 융통성을 부여해야 한다. 또한 현재 국외 분교와 시설 취득에 대한 법규 보완이 필요하며, 프랜차이즈 및 트위닝 프로그램 등 국내 대학이 다양한 형태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도록 법규의 마련이 요구된다.

이러한 재정적, 법규적 정비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학들이 해외에 분교를 설립하거나 직접적인 교육활동을 추진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따른다. 실제 현지에서의 수요 예측과 현지 대학과의 경쟁력 우위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여러 대학의 공동 컨소시움 형태의 해외 진출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공동 컨소시엄 형태의 해외 진출은 진출국에 따라 연구 중심형, 실무중심형, 연구+실무 혼합형의 교과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어 현지 내에서 경쟁력 확보가 좀 더 용이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 간의 공동 교과과정 개발을 통해 대학과 대학, 대학과 전문대학 간의 학문간의 융․복합을 이룰 수 있으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ODA자금 또는 공공기금(사학진흥기금), 민간자본이 함께 참여하는 SPC 구축을 통해 대학의 재정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형태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교과부가 발표한 ‘국외분교 설립 심의 기준 등에 관한 고시’ 등의 관련 법규의 보완이 이루어져야 한다. 해외 국가에서 과실송금 등을 인정하는지에 대한 법률적 검토와 대비책 마련도 필요하다.

이미 일본은 이집트와의 공동사업으로 ‘E-JUST(Egypt-Jap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사업에 대한 협약을 맺고 12개의 일본대학이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 이집트에 공동 캠퍼스를 구축·진출했다. 일본은 ’E-JUST’사업과 관련 15년 이상의 장기비전을 수립해 이집트를 거점으로 아랍과 아프리카, 아시아를 연결하는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집트 내 산업인력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일본의 교육체계와 산업기술들을 전파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IT 기술의 발전과 보급으로 세계는 급속도로 글로벌화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교육시장의 개방은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의 담론이다. 개방되는 교육시장에서 한국의 교육서비스 및 교육기관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우수 대학의 해외 진출은 더 이상 좌시할 사안이 아니다. 이제는 좀 더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해 한국 대학 교육의 우수성을 알리고, 이에 대한 교육수요를 창출할 시기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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