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근 동명대 총장

최근 들어 어딜 가나 가수 싸이에 대한 이야기가 들린다. 얼마 전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수 7억건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 싸이는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하였고,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가요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왜 세상은 싸이라는 가수에 열광하는 것일까? 그것은 데뷔 이후부터 일관되게 추구해 온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가수들과 구별되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었고, 그 때문에 병역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되었다고 본다. 또한 지금에 와서 세계가 열광하는 인기 가수가 되게 한 비결이기도 하다.

세상이 열광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방법도 싸이의 비결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대학은 위기에 처해 있다고 걱정한다. 특히 지방 사립대학의 경우 위기의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존폐를 걱정하는 지방 사립대학들도 상당수 있다. 그래서 다들 대학의 개혁을 이야기하고, 특성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모두 똑같은 대학이 되어서는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는 특성화된 대학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대학으로부터 지방의 사립대학까지 서열화되어 있는 현재의 구조에서 다른 대학과 구별되는 특성화 방향을 찾는 것이 지역 대학들의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그렇지만 싸이 같이 자신만의 뚜렷한 스타일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중적 인기까지 누리는 가수가 많지 않듯, 자신만의 특성화된 스타일을 찾아서 대학을 운영한다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대학 특성화는 대학의 양적 팽창기를 통해 나타난 대학 간 차별성 없는 백화점식의 학과 설치․운영, 산업체의 수요를 따르지 못하는 교육과정, 산업수요와 괴리된 인력 양성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성공적인 대학 구조개혁을 이끌어내고 이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극대화하여 궁극적으로는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대학의 특성화에 대한 정책 추진은 1980년대 이전부터 점진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하여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동안 진행된 대학의 특성화를 통해 대학의 서열구조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고, 대학 별로 그 대학을 대표하는 전공이 특별히 나타나지 못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제는 특성화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실제로 앞으로의 특성화는 대학 내 전공에 대한 특성화보다 대학원-연구중심, 학부-교육중심, 산학협력 중심 등 좀 더 거시적인 시각에서 추진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고교 졸업생의 71.3%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은 다양한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특성화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이제 대학은 똑같은 방향으로의 보편화된 특성화보다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서 특성화를 이루어야만 지금의 위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까지 13년 연속 브랜드 가치 1위 기업인 코카콜라의 전 CEO 로베르또 고이주에타 회장은 코카콜라 성공의 비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첫째는 차별화, 둘째도 차별화, 셋째는 또 차별화라고 하였다. 대학도 차별화된 브랜드를 만들어서 특성화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길이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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